세종시에 한성백제기 고분군 확인
세종시에 한성백제기 고분군 확인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3.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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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다곽식 적석분…4~5세기경 유력 지방세력 존재 추정

 

세종시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다가 한성백제 시기의 거대한 무덤이 발굴되었다. 발굴된 무덤은 하나의 봉분에 여러 매장시설을 둔 다곽식이며, 돌을 쌓아 만든 적석분이다. 발굴장소는 전의면 읍내리 1-12번지 일원이고, ()한얼문화유산연구원이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발굴조사에서 백제 한성기 고분 5기가 발굴되었다. 고분군은 주변이 조망되는 해발 약 109m 높이의 구릉 정상부에 위치하며, 주변에서 이들 고분의 추정 진입로와 집터 등 40여기의 유구가 확인되었다.

1호분은 구릉 정상부 중앙에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어 있고, 봉분의 최대 규모가 직경 약 58m, 높이는 약 6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로 쌓은 거대한 봉분 내부에는 목곽 및 석곽 등 다양한 매장시설이 다수 설치되어 있다. 유적의 보존을 위해 고분 내부조사를 완료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시설은 목관() 5기와 석곽 10기 등이며, 내부에서 크고 작은 항아리류와 개배(뚜껑이 있는 접시), 삼족기(발이 세 개 달린 그릇) 등 백제의 전형적인 토기들과 고리자루큰칼, 재갈, 화살촉 등 무기, 마구 등의 부장품이 출토되었다. 특히, 1호분 중 가장 규모가 큰 8호 석곽에서는 위세품인 금제가는고리귀걸이(금제세환이식) 한 쌍도 출토됐다.

 

2~5호분은 1호분의 서쪽사면에 맞닿아 조성되어 있다. 2~5호분은 직경 20m 내외, 높이 2.5m 내외의 작은 규모들로, 여러 겹의 돌로 쌓여진 1호분과 달리 흙을 이용해 봉분을 조성하고 소수의 매장시설(2~6)을 갖추고 있어 1호분보다 낮은 위상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릉의 남사면에는 구릉의 아래쪽에서 고분으로 올라가기 위한 추정 진입로가 확인되었는데, 50m 길이의 긴 도랑 내부에 돌무지시설을 한 형태이다. 그밖의 주변시설로는 의례를 위한 부속건물(1호 수혈주거지)과 제단으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확인되었다.

매장시설과 부장품, 출토된 유구 등으로 미루어 보아 고분은 4~5세기경(백제 한성기)에 축조된 것으로 파악된다. 무덤은 이 지역에 존재하던 유력한 지방세력이었을 것으로 유추된다.

 

발굴지는 세종 스마트그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부지 내에 있어 유적 발굴과 사업 추진에 이해상충이 발생한다. 문화재청은 유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적이 확인된 구릉을 중심으로 유적을 보존조치 했다. 문화재청은 추후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추가 고분의 발견 가능성과 유적의 명확한 범위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해 문화재 지정과 해당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를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시 1호분과 2~5호분 전경 /문화재청
세종시 1호분과 2~5호분 전경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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