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화지산유적에서 백제 건물지 발굴
부여 화지산유적에서 백제 건물지 발굴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07.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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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백제 시기 이궁지…초석건물지ㆍ계단식 대지조성 확인

 

사적 425호 부여 화지산유적에서 백제 사비기 초석건물지와 대규모 대지조성시설이 발굴되었다. 위치는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101-2 일원이다.

부여 화지산유적은 부소산성관북리유적 등과 함께 백제 사비기 중요 유적이다. 예로부터 사비백제의 이궁지(離宮址)로 전해지며 백제의 중요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온 곳이다.

()백제고도문화재단이 시행한 이번 6차 조사에서 화지산 서쪽 비탈면을 발굴한 결과, 20185차 조사에서 확인한 초석건물지 3동과 연결되는 초석건물지 3동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6동의 초석건물지는 축조 방향이 동-서로 모두 서향(西向)을 하고 있는 건물이며, 초석은 원형과 긴사각형, 사각형의 다양한 형태가 확인되었다. 초석과 초석 사이에는 고맥이시설 1)이 확인되었으며 연꽃무늬(蓮華文) 수막새 2), 기와 등도 확인되어 지붕 조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지의 앞쪽과 뒤쪽으로는 배수구를 조성하였으며, 배수구 내부에서 다량의 기와와 토기가 확인되었다.

초석건물지는 옆면이 2칸 이상인 건물지와 옆면이 1칸인 회랑(回廊, 지붕이 있는 긴 복도)형 건물지가 나란히 연결되는 특징을 지녔다. 또한, 화지산유적 서쪽 비탈면에서 대지 경사면의 암반을 동-L자형으로 땅을 판 다음 흙으로 일부를 다시 메워 평평한 대지를 조성한 흔적을 확인하였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계단식 대지를 조성하여 건물들을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인한 초석건물지와 계단시설 등의 유구와 함께 연꽃무늬 수막새, 백자 조각, 2015년 조사에서 나온 백자 벼루 등의 유물은 사비백제 왕궁인 관북리유적과 왕궁성으로 조성된 익산 왕궁리유적 등에서 확인한 유물유구와 맥락을 같이한다.

 

부여 화지산유적 전경 /문화재청
부여 화지산유적 전경 /문화재청

 

이번 발굴조사는 8월 초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1986년과 2000년 발굴조사에서 팔각우물과 초석건물지 등이 확인되었고, 유적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1년 사적 제425호로 지정되었다. 2015~201623차 조사에서 초석건물지 2, 계단지, 축대와 11점의 나무삽이 출토되었다. 2017년 시굴조사에서는 화지산유적 중심시설이 현재 궁남지와 군수리사지를 바라보고 있는 서사면부 일대임을 확인했다.

 

올해 발굴된 유물들 /문화재청
올해 발굴된 유물들 /문화재청

 


1) 고맥이시설: 기와 건물에 벽체를 조성하기 위한 하부시설

2) 수막새: 목조건축의 추녀나 담장 끝에 기와를 마무리하기 위해 사용된 둥근 형태로 만든 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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