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구내 구한말 대한의원
서울대병원 구내 구한말 대한의원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04.0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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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건립, 해방후 서울대병원 본관으로 사용되다 사적 지정후 보존

 

서울대학교병원은 서울 종로구 연건동의 야트마한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언덕은 마두봉(馬頭峰)이라 했는데, 말머리 같이 생겼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조선 성종 때 창경궁 바깥 정원인 함춘원(含春苑)이 조성되었다. “봄을 머금은 정원이란 뜻을 가진 이곳에 정조는 경모궁(景慕宮)을 세우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셨다.

나라 이름을 바꾸어 대한제국이던 1907년 이곳에 대한의원(大韓醫院)이 설립되었는데, 그때 지은 건물이 120년에 가까운 풍상을 거치며 고색창연함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인 기술자의 설계로 1907년 건물을 짓기 시작하여 1908년에 완성한 고풍스러운 2층 벽돌집이다. 처음에는 병동과 부검실, 의학교가 지어졌으나 현재는 본관건물만 남아 있다.

대한제국 정부는 앞서 세워졌던 내부(지금의 행정안전부) 소관의 광제원과 학부(교육부) 소관의 경성의학교 부속병원, 궁내부 소관의 대한적십자 병원 등을 통합해 대한의원을 설립하고, 의정부 직속으로 두었다.

건물의 구조는 지상 2층으로 현관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형으로 되어 있으며, 자동차로 직접 현관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현관에 차 대는 곳을 만들어 정면 입구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본관의 지붕은 앞면에서 봤을 때 사다리꼴 모양을 한 우진각 지붕이며, 중앙에 높이 솟은 시계탑은 바로크양식을 하고 있어 본격적인 서양식 건축물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서울 대한의원 정면 /박차영
서울 대한의원 정면 /박차영

 

대한의원은 3년을 버티지 못했다. 1910년 국권이 빼앗기면서 병원 이름도 바뀌었다. 경술국치 이후 중앙의원으로 바꾸었다가 조선총독부의원으로 개칭되었다. 1909년 대한의원 부속으로 설치되었던 의학교는 조선총독부의원 부속 의학강습소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의학강습소는 1916년 경성의학전문학교로 승격했다. 경성제국대학이 설치된 후 1926년에는 경성제국대학 의학부가 되었다. 이때부터 병원은 경성제국대학 병원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경성제국대학 의학부는 해방 후 1946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되었다.

 

우측에서 본 모습 /박차영
우측에서 본 모습 /박차영

 

2층 벽돌집은 1970년까지 서울대학교 병원 본관으로 사용되다가 뒤쪽에 새로운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본관이 그 건물로 옮겨가면서 부속건물로 위상이 추락했다. 옛 본관 주위에 있던 건물들은 모두 철거되었다.

그나마 낡은 건물이 남아 있는 것은 1976년 사적 제248호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붉은 벽돌 건물은 1981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거쳐 의학박물관으로 거듭났다. 그래도 계단을 올라가면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의학박물관은 1992년부터 일반에게 공개되었고, 그곳엔 1,000여 점에 이르는 의료기기, 13,000여 점에 달하는 의학도서와 의학 관련 사료가 보관 또는 전시되어 있다. 시계탑도 1970년대 말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었으며, 남아 있던 기계식 장치는 2014년 복원되었다.

 

​대한의원 병동 유적 /박차영​
​대한의원 병동 유적 /박차영​
지석영 동상 /박차영
지석영 동상 /박차영
대한의원 개원칙서 /박차영
대한의원 개원칙서 /박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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