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앵글로색슨 연합 노리나
미국-영국, 앵글로색슨 연합 노리나
  • 아틀라스
  • 승인 2019.03.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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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EU 탈퇴 후 영국과 FTA 체결 논의 무성…트럼프도 동조

 

다소 늦춰지긴 했지만, 영국이 브렉시트를 EU를 탈퇴하는 노림수는 무엇일까. 미국과 연합해 이른바 앵글로색슨 연합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벌써부터 미국에서는 이런 논의가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보고서를 인용해 경제지식네트워크 FEN에 실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람직한 영-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특별한 양국 관계를 맺자>

로이터 통신이 지난 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이후 거대하고 야심찬무역협정을 추진할 상호 의지를 재차 확인했음을, 영국 총리실을 인용해 보도하였다.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제73회 유엔 총회(GA; General Assembly)와 별도로 열린 미국-영국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가 광범위한 무역협정에 대한 바람을 논의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며 양국 정상이 브렉시트를 통해 거대하고 야심찬 영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할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데동의했다고 밝혔다.

영미 FTA는 영국이 내년 3월 유럽연합(EU) 탈퇴 후 받을 경제적 충격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줄 중요 수단이 될 것이다. 메이 총리는 제 3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자유를 브렉시트의 주요 경제적 혜택으로 누차 강조해왔던 터이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에는, 11개의 보수주의 그리고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싱크탱크가 협력한 이상적 영미 자유무역협정: 자유무역주의자의 관점에서.”라는 책자가 발간되었다. 주 발행은 케이토 연구소(Cato Institute)가 맡았으며, 주저자는 케이토 연구소의 Dan IkensonSimon Lester가 맡았다. 이 책자는 단순히 자유무역지대(free trade area)를 위한 계획이나 이를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영미 간 협정에서 구성될 실질적인 요건들이 기술되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영국과 미국 두 국가 정상이 서명만 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시행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며 호혜적이다.

만일 영국이 유럽연합(European Union)에 지난 1973년 이래로 속해있지 않았었다면, 미국과 영국간의 국제무역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양국 국민들은 더 높은 수준의 부와 번영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영국은 최근까지 유럽연합 소속으로 활동했었고, 영국을 위한 독자적인 무역 정책을 기획 및 진행할 통제력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영국은 유럽연합을 벗어나 과도한 국제적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무역에 있어서도 자주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영국과 미국 양국의 시민들이 상호 호혜적인 무역 정책이 펼쳐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여러 설문 및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미국-영국 간 자유무역협정의 체결에 관해서는 찬성 의견이 압도적이다.

영국은 미국과의 보다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얻을 경제적 편익이 많다. 혹자는 거래에서 상대가 무엇을 얻으면 자신은 곧 지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을 연상하지만, 그렇지 않다. 미국 역시 영국과의 교역증진으로 얻을 것이 상당하다. 영국은 G7에 속하는 경제 대국이며, 특히 서비스 수출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수출한다. 다가올 국제무역의 주된 교역 대상으로 서비스가 거론되는 만큼, 영국의 서비스 수출을 가볍게 볼 수 없다. 또한 영국계 회사들은 이미 1백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제 영국은 세계 국제 무역 정책에 있어 새로운 플레이어이다. 새롭게 각국과 관계를 맺을 영국이 미국과의 자유무역을 시금석으로 삼는다면, 추후 영국이 관계되는 무역 정책에 있어 미국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요소들은 크게 감소한다. 물론 영국은 명백한 주권국가로서 자국의 입장에 수렴하는 정책을 진행할 것이다. 다만 영국과 미국 양국의 이해관계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영국과의 협력적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영국은 현재 미국의 가장 중요한 군사적 우방국으로서 가지는 돈독함을 무역에도 적용할 수 있고, 적용해야만 하는 국가이다. 미국과 영국이 모든 사안에 대해 뜻을 같이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양국이 구태여 모든 것을 함께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중국과 유럽연합이 각자 다른 입장을 취하며 경쟁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가고 있다. 이렇게 국제 무역의 판로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영국이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보다 확실하게 말하자면, 양국의 자주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적 자유(economic freedom)을 높이는 길을 열어야 한다.

유타 주의 공화당 상원 의원인 Mike Lee 상원의원은 이번 11개 싱크탱크의 출판회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Mike Lee 의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과 영국은 전쟁과 평화 속에서 많은 역사를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양국 간의 자유 무역 협정을 바람직하고 가능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추동력은 다름 아닌 역사에 있다는 것이다. Mike Lee 의원 외에도 자유무역 이니셔티브(Initiative for Free Trade)의 회장인 Dan Hannan MEP 회장은 조약의 범용성을 강조했다. 미국과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우방국이라고 할 수 있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그리고 이스라엘과 같은 나라들과도 영미 자유무역에 걸맞은 수준의 문호 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게 강력하게 지속력 있는 초국적 자유무역 연대를 결성하기 위해서는, 첫 시작으로서 미국과 영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이 청사진의 역할을 해야 한다. 혹자가 자유무역협정문을 살펴보면 그저 난해한 것(legalese)들로 가득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게 복잡하고 정교하게 구성이 되어야 국내법과 국제법의 관계가 순응되며 이상적인 협정이 가능하다. 다만 그 협정의 본질을 말하자면 굉장히 간단하고 명백하다.

이번 미국과 영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은, 유럽연합에서 분리된 영국이 추후 맺을 국제 관계의 방향등 역할을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행스럽게도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과 관해 올바른 소리를 하고 있는 미국 행정부에게도 오류를 시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양국 간 협정이 경제적 자유를 높이는 방향으로 체결되면, 아직도 시정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보호주의조치가 개선될 기회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헤리티지 재단의 Theodore R. Bromund 박사가 쓴 Ideal US-UK Free Trade Agreement Supports the Special Relationship’을 옮긴 것이다.)

 

사진=미 헤리티지 재단
사진=미 헤리티지 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해 영국 신문 더 선(The Sun)과의 인터뷰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겨냥해 그녀(she)가 브렉시트를 좌초시켰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메이 총리가 발표한 브렉시트 계획안에 대해 “EU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미국과 수익성이 있는 무역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이 그렇게 (EU와 소프트 브렉시트 방식의) 거래를 한다면 우리는 영국 대신 EU와 거래를 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는 아마도 미국과의 거래(향후 영·미 양자 무역협정)를 죽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한마디로 영국이 EU와 빨리 거래를 끊고 미국과 손잡으라는 얘기다. 당시 영국의 메이 총리는 EU에서 탈퇴하더라도 EU 단일 시장에 남은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완전 이혼이 아닌 반이혼을 통해 EU와의 끈을 남겨놓겠다는 게 메이 총리의 전략었다.

트럼프의 발언은 노림수가 있다. 그는 미국의 주류인 앵글로색슨과 영국의 보수층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왜 비난을 의식하면서도 이런 말을 했을까. 그 저변에는 앵글로색슨 동맹을 염두에 두었다는 분석이다.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은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대로 가면 영국은 EU의 식민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EU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영제국의 부활을 주장하는 그는 차기 총리 경선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 미국의 트럼프다. 트럼프는 EU와의 관계를 어정쩡하게 유지하려는 메이 총리보다는 완전하게 EU와 갈라서는 존슨을 지지함으로써 앵글로색슨 대동맹을 만들자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앵글로색슨족은 17세기 이래 4세기 이상 세계를 지배해왔다. 앵글로색슨의 고향인 영국은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한 이후 3세기에 걸쳐 세계를 지배했고, 앵글로색슨의 이민자들이 건설한 미국은 20세기 전반에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대서양을 가운데 두고 앵글로색슨의 두 나라가 손잡아 더 큰 힘을 발휘하자는 것이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정권의 출범은 같은 시기에 출발했다.

영국은 20166월 국민투표에서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가결했다. EU를 탈퇴하면 영국은 고립되는데, 미국과 경제적, 군사적 동맹을 맺으면 EU 탈퇴로 인한 부담을 줄일수 있다. 트럼프도 그해 가을 선거에서 반세계주의를 주장하며 당선됐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에는 비슷한 배경이 있다.

영국에선 EU 단일시장, 이민자 개방에 따른 노동자들의 일자리 축소에 대한 불만이 브렉시트를 촉발했다. 미국에선 자유무역주의를 반대하는 러스트벨트(미국의 공업지대)의 노동자 표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공교롭게도 상품의 자유교역,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주창한 나라는 영국과 미국의 앵글로색슨 국가였다. 이들 두나라가 글로벌리제이션을 형성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 두나라가 투표에서 글로벌리즘에 반대하는 국가로 둔갑했다. 세계 질서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당연하다.

트럼프는 여러 인터뷰에서 영국에 우호적이고, EU를 견제하는 발언을 했다. 가장 대표적인 발언이 EU의 맹주인 독일에 대해 “EU는 독일을 위한 수단(a vehicle for Germany)”이라고 표현했다. 전형적인 EU 때리기이며, 앙겔라 메르켈의 독일에 대한 공격이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위대한 조치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영국 파운드화 약세가 영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영국인들의 브렉시트 선택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의 양자 무역협상이 "양국 모두에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협상이 빠르고 제대로 이뤄지도록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해 영국의 마이클 고브 전 법무장관을 만나 "EU를 보라. 그것은 독일이다. 기본적으로 독일을 위한 수단이다. 영국이 거기에서 빠져 나온 것이 잘한 일이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영국과 가까워지려 하면서도 EU의 종주국인 독일을 노골적으로 비난해 왔다. 그는 독일에 대해 트럼프는 “EU가 독일을 위한 수단이 됐다면서 앙겔라 메르켈에 대한 신뢰는 더 이상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있다.

트럼프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나온후인 2016824일 미시시피 잭슨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나이젤 페라지 영국 독립당 대표를 언급했다. 페라지는 브렉시트를 주도한 인물이다. 트럼프를 페라지를 훌륭한 인물로 치켜세웠다.

 

영국과 미국
영국과 미국

 

 

그러면 트럼프가 노리고, 영국 보수세력이 의도하는 앵글로색슨 동맹은 어떤 목적을 노리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은 영국이 굳이 EU의 족쇄에 매어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유럽 대륙에선 독일 마르크화의 연장인 유로화라는 단일 통화를 쓰는데 비해, 영국은 자국 통화인 파운드화를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런던은 뉴욕과 함께 세계 2위의 금융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금융중심지로서 런던의 지위를 잃을 것이란 걱정이 있지만, 시장 자유도에서 유럽 대륙의 프랑크푸르트나 파리에 비해 런던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런던 시장이 뉴욕 시장과 교류할 때 국제시장으로의 기능을 유지할수 있게 된다.

영국은 지리적으로는 유럽에 속해 있지만, 대륙으로부터 떨어진 섬나라의 위치를 유지하고 싶어 했다. 전통적으로 영국의 외교는 유럽대륙에 힘의 균형자로서 위상을 정리해 왔다. 나폴레옹 전쟁 때 프랑스가 강해지자 영국은 프로이센·합스부르크와 동맹을 했고, 두차례 세계대전 때 독일이 강해지자, 프랑스와 연합했다. 지금 EU는 독일과 프랑스의 연합체다. 영국은 프랑스와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 또다른 동맹자를 찾고 있는데, 이는 바로 앵글로색슨이 건설한 나라 미국이다.

트럼프는 유럽에서 러시아를 견제하는 군사적 동맹으로서 NATO의 중요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그는 런던 방문에 앞서 브뤼셀 NATO 회의에서 유럽은 왜 국방비를 늘리지 않고 미국의 안보 우산에서 평화를 보장받는가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대신에 그는 영국을 군사 동맹으로서 존중하고 있다.

트럼프는 국내에선 백인우월주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또 국제적으로는 앵글로색슨의 종족주의를 강화하려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또한 대서양 건너편 브리튼 섬에는 영국의 후손이 건설한 미국이란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보수세력이 있다. 이들 세력이 하나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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