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 주도권 다툼이 유혈충돌로 확대
수단 군벌 주도권 다툼이 유혈충돌로 확대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04.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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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RSF를 정부군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 충돌…RSF의 선제공격으로 야기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수단은 1956년에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15번 이상 쿠데타를 겪었고, 남수단 내전, 다르푸르 내전에서 수백만명의 인명이 살상되었다. 종족과 종교, 업종의 이해가 이 나라를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무슬림과 기독교의 갈등은 남수단을 분리시켰고, 다르푸르에선 인종적 대립에다 유목민과 정착농민의 갈등이 내재해 있다. 민주주의와 법률은 지켜지지 않고 힘 있는 자만이 권리를 주장하는 약육강식의 세상이 지금도 전개되고 있다.

415일 이후 수단 정부군과 비정규군 사이에 벌어진 3일간의 전투에서 100명 이상의 사망자와 1,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병원이 보호를 받지 못하고 민간인들이 포탄 속에 굶주리고 있다.

 

압델 파타 부르한(왼쪽)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오른쪽) /위키피디아
압델 파타 부르한(왼쪽)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오른쪽) /위키피디아

 

사태의 발단은 수단의 군부 집권세력이 비정규군 조직인 신속지원군(RSF: Rapid Support Forces)을 정규군 예하로 통합하려는 과정에서 양대 군사집단의 지도부에서 갈등이 생긴 것이다. 수단 정부군의 지도자는 압델 파타 부르한(Abdel Fattah al-Burhan) 장군이고, RSF의 지도자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Mohamed Hamdan Dagalo) 장군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411일 부르한은 다갈로와 손잡고 30년간 집권한 오마르 알 바시르(Omar al-Bashir) 독재정권을 타도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수도 하루툼에 연일 일어나자, 이를 이유로 군부가 나서서 바시르 정권을 타도한 것이다. 부르한은 압달라 함독(Abdallah Hamdok)을 총리로 앞세워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민정이양을 약속했다.

하지만 2년후인 202110월 부르한은 다갈로와 손잡고 함독 정권을 실각시키고 민주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체포했다. 부르한은 군부정권의 1인자, 다갈로는 2인자로 권력을 분점하고, 연합군부정권을 수립했다. 그들은 대외적으로 202346일을 기점으로 민주정부를 수립한다고 약속했다.

올해 들어 민정이양 약속 날짜가 다가오면서 양대 군사세력 사이에 주도권 싸움이 벌어졌다. 수단 정부군 출신인 부르한은 비정규 민병대 조직인 RSF를 통합하자고 요구한 것이다. 양측 사이에 협상이 벌어졌다. 부르한의 정부군은 2년내에 RSF가 정부군에 들어올 것을 요구한 반면에 다갈로는 10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자고 했다. 둘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RSF측이 415일 정부군을 향해 기습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양측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시작되었다.

 

RSF는 수단 서부 다르푸르(Darfur)에서 자생적으로 조직된 무슬림 민병조직 잔자위드(Janjaweed)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다르푸르는 영국 식민지 이전에 독자적은 술탄국이었는데 영국 치하에서 수단 식민지에 포함되었다. 수단이 독립한 이후 다르푸르에 독립운동이 벌어지고, 다른 한편에선 독립에 반대하는 준군사조직이 형성되었는데, 그 조직이 잔자위드였다. 이 조직은 하르툼의 수단정부를 지지했으며, 2003년 다르푸르 학살사건을 주동했다. 그 주동자 가운데 한 사람이 다갈로다.

잔자위드는 2013년 바시르 정권의 지원을 받으며 RSF라는 조직으로 공식화되었다. 바시르 정권도 군사쿠데타로 집권했기 때문에 늘 군부내 쿠데타 음모를 경계했고, 군부의 견제 수단으로 RSF를 지원했다. 독재자 바시르의 지원을 업고 성장한 RSF2019년 쿠데타에서 바시르를 배신했다. 쿠데타 주모자 부르한도 바시르에겐 배신자였다. 배신자의 연합으로 쿠데타에 성공한 그들이 이젠 적이 되어 전쟁을 벌인 것이다.

 

수단 정부군과 RSF의 장악지역 /위키피디아
수단 정부군과 RSF의 장악지역 /위키피디아

 

RSF는 다르푸르에 세력을 키웠으며, 국제인권단체에 의해 다르푸르의 인권탄압을 자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3년 현재 병력수 10만을 헤아린다. 예멘 내전에 4만명을 파견하고 리비아에도 병력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러시아 용병부대 와그너그룹과도 제휴하고 있다. 러시아에 금을 팔고 무기를 들여와 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SF는 수단의 민주화세력을 탄압하는데도 앞장섰다. 20216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자들을 학살하고 집단강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제사회는 어느편도 들지 않고, 일단 양측의 휴전을 권고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일본에서 열린 주요 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수단 사태를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싸움을 즉시 멈추고 양측이 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도 "당장의 미래가 장군들의 손에 달렸다"며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살바 키이르 남수단 대통령, 이스마일 오마르 구엘레 지부티 대통령을 가능한 한 빨리 수단에 들어가 양측 협생을 중재하려고 하나, 공항이 마비된 상태여서 입국을 할수 없는 상황이다.

 


<참고한 자료>

Wikipedia, 2021 Sudan coup d'état

Wikipedia, 2023 Sudan clashes

Wikipedia, Rapid Support Fo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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