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의 시한폭탄 FSO 섀퍼호 구출작전
홍해의 시한폭탄 FSO 섀퍼호 구출작전
  • 박차영 기자
  • 승인 2023.05.0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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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예멘 반군에 억류, 유출시 대형 해양오염 우려…유엔 등 원유제거 작전

 

홍해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사이에 갈라진 바다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교역로다. 수에즈 운하가 지중해와 홍해 사이에 뚫려 있고, 유럽으로 가는 원유의 대부분이 이 루트를 이용하고 있다.

홍해의 남쪽 예멘 앞바다에 초대형유조선이 원유를 가득 채운채 8년째 좌초되어 있다. FSO (Safer)호에는 원유 114만 배럴이 들어 있는데, 그 적재량은 1989년 미국 알래스카 앞바다에서 좌초된 엑손 발데즈호의 원유 유출량의 4배에 해당한다. 배가 침몰하거나, 화재가 발생하거나, 또는 폭발할 경우 대재앙이 예상된다. 홍해의 좁은 바다는 오염되고 화재시 해상수송이 중단될수 있다. 유엔의 분석에 따르면, 이 유조선의 기름이 유출될 경우 청소 비용만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FSO Safer호 /사진=UNDP
FSO Safer호 /사진=UNDP

 

FSO 섀퍼호는 1976년 일본 히타치조선에서 건조된 20만톤급 유조선으로 화물을 가득 실었을 때의 중량톤(DWT)40만톤에 이른다. 길이만 362m이고, 수에즈운하는 물론 도버해협도 지나지 못할 정도의 초대형 선박이다. 이 배는 현재 예멘 석유가스공사 소유다.

20153월 이 배가 예맨 앞바다에서 정박하고 있는 도중에 후티 반군이 점거했다. 반군은 배와 원유를 방기했다. 예맨 앞바다는 고온건조한 열대지방으로, 배는 화재에 노출되었다. 2021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이 이 배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조선은 선체의 열화로 인해 기름이 유출되거나 휘발성 가스가 쌓여 불이 붙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탠포드 팀은 유출된 기름이 예멘의 해안선에 도달하는 데 6일에서 10일이 걸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FSO Safer호 위치 /위키피디아
FSO Safer호 위치 /위키피디아

 

국제사회가 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유엔개발계획(UNDP)가 나서고, 영국과 네덜란드가 FSO 섀퍼호 구출작전을 위한 자금모금에 앞장섰다. 20225월 후티 반군측은 유엔과 회담을 갖고 유조선의 원유를 다른 유조선으로 이송시키는데 합의를 했다.

20229월 유엔은 FSO 섀퍼 구출작전을 시작할 초기자본 조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UNDP에 따르면, 섀퍼호의 원유를 다른 유조선에 이동시키고, 배를 수리하는데 도합 12,9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었다. 현재 7,500만 달러가 조성되었고, 2,000만 달러가 예약되었다.

구출작전은 시작되었다. 원유를 옮겨실을 대형유조선(VLCC) 노티카(Nautica)호가 4월에 중국에서 출항했다. 원유이송이 끝나면 섀퍼호는 중국수리조선소에서 수리될 예정이다.

 

작전을 성공하려면 아직 3,000만 달러 정도가 모자란다고 한다. 54일에 홍해 FSO Safer 유조선 지원을 위한 고위급 공약회의가 열려 추가자금 조달을 논의했다. 각국이 조금씩 갹출금을 더했다. 우리나라도 참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정부는 이 작전에 2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의에는 UNDP, 영국, 네덜란드은 물론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이집트, 카타르 등 참여했고, 우리측에선 김상진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참석했다.

국제해사전문신문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도 필요한 금액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국제적인 관심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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