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암의 기억…비슷한 진앙에 또 지진
추암의 기억…비슷한 진앙에 또 지진
  • 이효웅 해양탐험가
  • 승인 2023.05.15 12: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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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진앙은 1681년 강진 때와 비슷한 위치…두차례 추암 무너진 기록

 

15일 오전 627분께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올들어 가장 큰 규모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으로, 북위 37°87‘ 동경 129°52’로 추정된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1681(숙종 7))에 동해안 일대 강릉·양양·삼척을 강타한 강진과 진앙지가 비슷하다. 기상청이 역사자료를 토대로 편찬한 한국기상기록집2’에 따르면 1681년 동해 지진의 진앙은 북위 37.9° 동경 129.1°로 추정되는데, 이는 15일 지진의 진앙에 인접해 있다. 당시 진도는 8로 추정되었고, 지진으로 동해 추암의 바위가 부러졌다는 기록이 있다.

기상청 조창범연구관은 지진은 단층에서 발생하는데, 늘 났던 곳에서 거의 난다면서, ”우리나라는 육지에서의 지표·지하 단층 조사는 비교적 잘 되어 있는데, 해상 해저면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기상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일어났던 곳에 올해 13번의 파열이 있었다고 한다.

 

1681년 강진 때의 진앙(작은원)과 5월 15일 지진의 진앙(큰원). 1681년 주문진 앞 25km 진도 약8, 2023년 동해 북동 59km 진도 4.5. /그래픽=이효웅
1681년 강진 때의 진앙(작은원)과 5월 15일 지진의 진앙(큰원). 1681년 주문진 앞 25km 진도 약8, 2023년 동해 북동 59km 진도 4.5. /그래픽=이효웅

 

1681년 동해 지진은 숙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숙종 7511일자)

강원도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소리가 우레가 같았고 담벽이 무너졌으며, 기와가 날아가 떨어졌다. 양양에서는 바닷물이 요동쳤는데, 마치 소리가 물이 끓는 것 같았고, 설악산의 신흥사 및 계조굴(繼祖窟)의 거암이 모두 붕괴되었다. 삼척부(三陟府) 서쪽 두타산 층암(層巖)은 옛부터 돌이 움직인다고 하였는데, 모두 붕괴되었다. 그리고 부()의 동쪽 능파대(凌波臺) 수중(水中)10여 장() 되는 돌이 가운데가 부러지고 바닷물이 조수가 밀려가는 모양과 같았는데, 평일에 물이 찼던 곳이 1백여 보() 혹은 5, 60보 노출되었다. 평창·정선에도 또한 산악이 크게 흔들려서 암석이 추락하는 변괴가 있었다. 이후 강릉·양양··울진·평해·정선 등의 고을에서 거의 10여 차례나 지동(地動)하였는데, 이때 8(八道)에서 모두 지진이 일어났다.”

 

김홍도 금강사군첩의 추암 풍경과 현재의 사진 /이효웅
김홍도 금강사군첩의 추암 풍경과 현재의 사진 /이효웅

 

숙종실록에 부러졌다고 기록된 삼척부 동쪽 능파대의 돌은 동해 추암(촛대바위)를 말한다. 그러면 340여년전 강진에 부러진 추암은 어느 바위일까.

조선의 화가 김홍도가 어명을 받고 1788(정조12)에 강원도 동해안을 돌아다니며 금강사군첩(金剛四君帖)을 그렸는데, 그중에 추암 기암괴석의 절리를 자세하게 묘사한 그림이 전해온다.

김홍도의 1788년 그림에 바다 속 형제봉의 기암은 부러지지 않았다. 숙종실록과 삼척군지를 토대로 추정컨대, 숙종(1681) 때 강진으로 10여척이나 부러진 추암 바위는 능파대 1봉으로 추정된다. 필자가 카약을 타고 능파대 1봉에 올라가 부러진 바위의 흔적이 4×1.5m 규모로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 참조)

능파대 2봉도 김홍도의 그림과 비교하면 상층부가 소실된 것을 볼수 있는데, 이는 1888년 강진 때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능파대 3봉은 김홍도의 그림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데, 언제 강진이 일어나 무너질지 걱정된다.

 

부러진 능파대 1봉 /사진=이효웅
부러진 능파대 1봉 /사진=이효웅

 

1681년 동해 강진은 승정원 일기에도 기록되었다.

강원도 감사 서목의 내용이다. 5월 초 2일에 도내 동일한 지진이 있은 뒤에, 강릉·양양·삼척은 11, 12일 사이에 연이어 지진이 있었다. 지난 4월 지진이 있었을 때 양양·삼척 등 읍의 바다 파도가 진동하고 끓어올랐으며, 암석이 무너져 떨어졌다. 해변이 조금 작아져 마치 조수가 물러난 때의 모습과 같았다. 변이 비상한 일에 관계된다.”

 

부러진 능파대 1봉 /사진=이효웅
부러진 능파대 1봉과 2봉 /사진=이효웅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삼척군지, 현대의 기록 등을 토대로 동해안의 지진 기록은 다음과 같다.

155612, 삼척에 지운이 있었다(조선왕조실록)

1605729, 전고에 없던 수재로 성내 100여 호가 표몰되고, 군내 260여 호가 표몰되고 아사(관청)이 물에 잠겼다. 와 산이 무너졌다.(봉황산 추정)

1681(숙종7), 511, 강원도에 지진이 일어나 벼락치는 소리와 함께 담장이 무너지고 기와장이 떨어졌다. 양양의 바닷물은 끓는 물처럼 소리를 내며 끓어올랐고, 설악산 신흥사의 계조암의 큰 바위가 무너졌다. 삼척에서는 두타산 하동석(용추 윗봉)의 층암이 무너졌고, 추암 능파대의 바닷속에 있는 10여척 되는 돌이 중간이 부러졌다. (위의 내용)

17661~2, 경포의 큰 돌이 스스로 솟아올랐다. 11월 강릉 경포 형제바위가 수보 옮겨졌다.

1888613(고종25), 지진이 있었다.

192010, 무릉계 반석이 저절로 가 일어나 충돌하면서 큰 벽력 소리와 함께 반석이 균열되었다.(삼척향토지 P108)

1983526, 정라항과 임원항에 일본 아끼타지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하여 2-3m의 해일로 사망 1, 실종 2, 건물 피해 100, 어선 80여척이 침몰되었다. 임원항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보았다.

1996124, 양양 동쪽 약80km 해역에서 진도 4.2의 지진이 발생하여 삼척지역에서도 건물과 유리창이 흔들렸다.

/·사진=이효웅 해양탐험가 겸 삼척항 지진해일 안전타워 명예교육홍보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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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2023-05-15 13:54:47
잦아진 동해의 지진에 이런 역사가 있었네요
큰 지진에 전조라는데 별일 없이 지나가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