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만에 호국형제 유해 상봉
73년만에 호국형제 유해 상봉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3.06.0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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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안장식 참석…김봉학 일병, 동생 김성학 묘역 옆에 안장

 

현충일인 66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고 김봉학 일병은 국군 제5사단 소속으로, 1951818~95일 사이에 치러진 피의 능선 전투에 참전 중 전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고 김봉학 육군 일병 유해 안장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의 호국영령 안장식 참석은 201166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김봉학 일병을 6·25전쟁에 함께 순국한 동생 김성학 묘역 옆에 안장되었다. 이에 김봉학·성학 형제는 6·25전쟁에 참전한 지 73년 만에 유해로 상봉했다. 국방부는 이들을 '호국 형제'로 명명했다. 호국 형제 묘역 조성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제68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두 형제가 조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6·25전쟁에 참전한 지 73년 만에 유해로서 상봉하게 된 것이라며, “정부는 호국영웅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호국의 형제' 고 김봉학·성학 육군 일병 유해 안장식에 참석해 묘역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호국의 형제' 고 김봉학·성학 육군 일병 유해 안장식에 참석해 묘역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고인은 1923910, 대구광역시 서구에서 34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에 생계가 여의치 않아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어린 나이 때부터 집안의 가내 수공업을 도우며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했다.

19508월에는 군에 입대한 후 5사단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피의 능선 전투에 참전했다. 피의 능선 전투는 5사단 35·36연대와 미 2사단 9연대가 북한군이 탈환했던 양구 동면 수리봉 일대의 고지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투다. 우리 군은 고지를 탈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안타깝게도 고인은 만 27세의 젊은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김봉학 일병의 유해는 세 차례에 걸쳐 온전하지 않은 형태로 수습되었다. 2011년 강원도 양구군 월운리에서 처음으로 뼈의 일부가 수습되었으며, 이후 1차 발굴지점에서 약 20~70m 떨어진 곳에서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의 발굴에서 추가로 2점이 수습되었다. 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하던 중 다량의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유해와 함께 발견된 M1카빈 소총 탄피와 수류탄 안전핀 등의 유품을 통해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김일병의 신원확인은 친동생 김성환 옹(81)의 소재를 찾아 시료를 채취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고인의 유해와 채취한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형제 관계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김봉학 일병의 친동생은 국군 제8사단 소속 고 김성학 하사로 강원 춘천지구에서 전사해 먼저 수습되었다. 6·25전쟁 당시 위기에 처해 있는 조국을 위해 청춘과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바친 한 집안의 형제가 뒤늦게나마 넋이 되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안장식에서 고인의 막내동생 김성환 옹은 큰 형님이 어두운 곳에 계속 계셨는데, 이제 밝은 곳으로 나왔으니 두 형제가 손 꼭 잡고 깊은 잠을 드실 수 있을 것 같다, “대통령께서 직접 축하해 주시니 두 분이 좋은 곳으로 가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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