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전거 공유회사 오포는 왜 망했나
중국 자전거 공유회사 오포는 왜 망했나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08.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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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대한 소비문화 취약…수익성보다는 사업 확대에 치중

 

한때 중국의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던 자전거 공유회사 오포(Ofo)가 파산위기에 처했다. 지나친 사업확장, 출구전략 실패, 부실한 수익구조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지만, 소비자들이 공유자전거를 소홀히 다룬 것이 비용을 증대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포는 2017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자금난을 겪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공유 자전거의 고장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이에 따라 운영 비용과 감가상각 비용이 증가했으며, 이 와중에도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는 것이다.

오포 외에도 투자 유치에 실패한 우콩단처(悟空单车), 딩딩단처(町町单车), 샤오란단처(小蓝单车), 쿠치단처(酷骑单车)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다른 공유자전거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현재 오포의 총 부채는 약 65억 위안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급상에게 진 부채는 약 12억 위안에 달한다. 이 외에도 매매 계약 분쟁, 운송 계약 분쟁, 서비스 계약 분쟁, 부동산 분쟁 등 200여 개가 넘는 소송에 휩싸여 있다.

오포가 소비자들에게 환불해줄 보증금 문제가 무엇보다도 큰 논란에 쌓여 있다. 2018년 말 오포의 위기를 직감한 수많은 소비자들이 보증금 환불을 요청했고, 1,000만 명이 넘는 보증금 환불 신청이 들어 왔다. 금액으로 보면 1인당 보증금 99위안으로 계산하면 보증금만 99,000만 위안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보증금이 199위안인 사용자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보증금 부채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포측은 지난달(7)까지도 보증금을 모두 돌려주지 못한 상태다.

오포는 현재 중국 대부분 도시에서 사실상 운영을 중지한 상황이다. 아직 파산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파산과 마찬가지인 상태다. 지난해 12월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법정에서 소비 제한 처분을 받았다.

 

오포의 자전거 /위키피디아
오포의 자전거 /위키피디아

 

오포는 20143월 베이징대 출신 다이웨이가 창업한 회사로, 20159, 베이징 대학 캠퍼스를 기점으로 정식으로 사업을 개시했다. 2016년엔 시리즈 A, B, C 융자 등 여러 번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사업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며, 대학 캠퍼스 내에서만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베이징, 상하이 등의 대도시에 진출한데 이어 청두, 샤먼 등 중국 전역에도 진출했다.

2017년 시리즈 D, E 융자에 성공하며 각종 도시에서 보증금 면제, 대규모 물량 제공 등에 힙입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시장 확장 정책을 펼쳤다. 20175100번째 도시인 라사(拉萨)에 진출, 당시 세계에서 4개 국가 100개 도시에 진출한 첫 번째 공유자전거 플랫폼이 되었다. 그해 8월에는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태국, 오스트리아, 체코, 이탈리아, 러시아, 네덜란드, 미국 시애틀, 영국 런던 등 전 세계로 사업을 화장했다.

201710월에는 하루 이용 건수 3,200만 건을 돌파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배 증가한 수치다. 시리즈 E 융자 성공 후, 시장 가치 30억 달러를 돌파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고,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오포는 지난해 1월 한국에 부산을 기점으로 진출했으나, 그해 8월 철수했다.

 

쓰레기장에 쌓인 오포 자전거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
쓰레기장에 쌓인 오포 자전거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은 오포의 실패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다.

첫째, 시장 진입 초기에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했다는 점이다.

오포는 공유자전거 시장의 개척자로, 처음으로 중국에 공유 자전거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오포는 시장 선두 주자의 자리를 빠르게 독점하기 위해 관리에 주력하기보다는 대량으로 자전거 물량을 제공하며 무분별하고 공격적으로 확장 정책을 펼쳤다 3년 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중국을 넘어서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오포 로고 /위키피디아
오포 로고 /위키피디아

 

둘째, 소비자들의 문화의식이 뒷받침해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떤 소비자들은 자전거를 함부로 사용하거나, 자물쇠 채워놓기, 집에 가져다 놓기, 큐알 코드를 따로 떼어서 혼자 소유하기 등의 각종 방법을 통해 공유 자전거를 사유하려고도 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행위는 오포 측의 관리 비용을 더욱 증가시켰다.

결국 길거리에는 고장 난 오포 자전거들이 많아졌고, 점점 사용자들의 신뢰 역시 잃게 되며 고객 이탈률이 높아졌다.

셋째, 출구전략이 실패했다.

오포가 자금난을 겪을 때 투자자들의 오포와 모바이크의 합병 요구가 있었음에도 무산되었다.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오포의 경영권을 가져가는 조건을 제시하자, 오포의 창업자 다이웨이는 자본은 창업자의 이상을 존중해야 한다며 반대했고, 그 결과 합병이 결렬되었다.

넷째, 수익구조가 부실했다.

오포의 공유자전거의 1회 대여 요금이 1위안(180)으로 수익창출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였다. 또한 사업을 확장하면서 보증금 면제 정책을 펼쳤는데, 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먼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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