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된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전략
150년 된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전략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8.21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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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매입 때부터 북극권 구상…지구온난화로 이용가치 높아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랜드를 사겠다는 의욕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미국 국무부도 오랫동안 그린랜드 매입에 관심을 갖고 나름의 프로젝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밝혔다.

이에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총리가 그린란드는 팔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의 것이라고 잘라 거절했다. 트럼프는 그의 말을 듣고 덴마크와의 정상회담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위치 /위키피디아
그린란드 위치 /위키피디아

 

그러면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은 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일까.

미국은 오랫동안 그린란드에 군침을 흘려왔다. 1867년 당시 국무장관 윌리엄 수어드(William H. Seward)가 알래스카를 매입한뒤, 그린란드와 아이스란드까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의회가 반대해 이 프로젝트는 묻혀졌다.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은 1946년에 정식으로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1억 달러에 구입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그후 미국은 그린란드에 공군기지 건설을 제안해 툴레공군기지(Thule Air Base)가 건설된다.

동서 냉전이 격화되었을 때 미국은 툴레 기지에 중거리 핵 미사일을 배치하려 했다. 러시아를 북극권에서 포위하는 전략이었다. 이 사실은 덴마크 정부도 모르게 추진되었는데,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 포기되었다. 1968년 툴레 기지에서 B-52가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덴마크 정부는 이 전폭기에 핵시설이 탑재되어 있음을 알게되어 미국에 항의했다.

위키리크스(WikiLeaks)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21세기 들어와서도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국의 툴레 공군기자 /위키피디아
미국의 툴레 공군기자 /위키피디아

 

그린란드는 캐나다 북방에 위치해 대륙으로는 아메리카 대륙에 속해 있지만, 오랫동안 유럽인의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왔다. 면적은 2166,086으로, 한반도의 10배나 되며, 대륙으로 분류되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큰 섬으로 기록되고 있다. 인구는 20181월 현재 55,877명으로, 원주민인 이누이트인이 전체의 88%를 차지하고, 덴마크인이 12%에 불과하다.

그린란드는 1262년 노르웨이의 바이킹족이 지배하다가 1721년 노르웨이 왕국과 덴마크 왕국이 합병되면서 통합왕국의 식민지로 전환되었다. 두 왕국이 분리된후 1814년 킬 조약(Treaty of Kiel)에 의해 덴마크에 귀속되었다. 수도는 누크(Nuuk).

 

1408년 바이킹족들이 그린란드에 건설한 교회 터 /위키피디아
1408년 바이킹족들이 그린란드에 건설한 교회 터 /위키피디아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덴마크화하려다 실패해 준독립국의 지위로 격상시켰다.

1953년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주로 승격시켜, 그린란드 주민들에게 덴마크의 시민권을 주었다. 동시에 그린란드 주민들의 자녀들을 덴마크에 의무적으로 공부하게 하고, 공식문서를 덴마크어를 사용하게 해 덴마크 문화를 이입시키려 시도했다.

그러나 그린란드 주민들의 주인 의식이 강화되면서 강력한 자치권을 요구했고, 그린란드는 197951일부터 덴마크 의회에 의해 자치권을 획득했다. 국가원수는 덴마크 국왕으로 하고, 외교권과 국방도 덴마크가 맡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약해 세입의 3분의2를 덴마크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했다가 EEC의 어업 규제와 물개 가죽 제품의 금지 조치에 반발하면서 1982년 주민 투표를 통해 EEC를 탈퇴하기로 결의하고, 1985년에 완전 탈퇴한다.

20081125일에 자치권 확대를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해 75%가 자치에 찬성했다. 2009621, 사실상 독립을 선언했다. 이 조치로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입법권, 사법권, 경찰권, 지하자원에 대한 권리등을 가지게 되었다.

 

그린란드의 마을 Sermersooq /위키피디아
그린란드의 마을 Sermersooq /위키피디아

 

그린란드는 얼음의 왕국이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그린란드를 갖고 싶어하는 것은 지하자원과 국방의 문제다. 하지만 지하자원도 채굴 과정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당장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가지면 많은 것을 할수 있다고 큰소리 쳤다. 얼음 땅에 대형 빌딩을 짓겠다는 구상도 트위터에 올렸다.

미국이 그린란드에서 노리는 보다 중요한 것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북극 개발이 활성화될 경우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미국 수뇌부엔 알래스카와 그린란드를 잇는 거대한 북극권 개발이 구상되고, 러시아를 포위하는 큰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트윗에 올린 그린란드 빌딩 /위키피디아
트럼프가 트윗에 올린 그린란드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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