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빈, 왕실가문 됨을 종묘에 고하다
세자빈, 왕실가문 됨을 종묘에 고하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09.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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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22년 묘현례, 종묘서 재현…20~29일 금·토·일 오후 1시ㆍ3시

 

조선 왕조에서 종묘에서 행해지는 국가의례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이 참여한 행사가 묘현례(廟見禮)였다. 묘현례는 세자빈이 가례(결혼식)을 마친 후 세자와 함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가 모셔진 종묘를 알현해 왕실의 가족이 되었음을 왕실 조상에 보고하는 의례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금··일요일 총 6일간(하루 2회씩, 13:00, 15:00) ‘2019 묘현례 조선의 세자빈, 혼례를 고하다행사를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정전에서 재현한다.

이번 행사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조선 시대 최초 묘현례인 숙종 22년의 묘현례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당시 세자였던 경종과 세자빈인 단의빈이 가례 후 치렀으며, ‘숙종 22년 묘현례가 숙종과 인현왕후의 행차로 왕실가족이 함께 종묘를 방문한 유일한 행사로 기록돼 있다.

경종은 조선 20대 임금으로 숙종과 희빈 장씨 사이에서 출생했다. 경종이 세자로서 묘현례를 치른 때는 생모 장 희빈이 왕비 자리에서 쫓겨나 희빈 자리로 쫓겨나 있었고, 희빈 장씨에 의해 쫓겨났던 인현왕후가 북귀한 때였다.

묘현례에 참석한 단의빈(추존 단의왕후, 16861718) 심씨는 조선 제20대 왕 경종의 비로, 1696년 세자빈에 간택되어 경종과 가례를 올렸다. 단의빈은 병약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왕실 어른과 경종을 정성스레 보필했으며, 1718(숙종 44) 갑작스러운 혼절로 33세 나이에 돌연사 했다. 이후 숙종은 단의(端懿, 단아하고 의연함)의 시호를 추서하고 단의빈으로 삼았다. 경종이 등극한 후 단의왕후로 추존되었다.

 

2018년 묘현례 행사 /문화재청
2018년 묘현례 행사 /문화재청

 

이번 국왕과 왕세자의 신실 봉심1) 중심으로 전개되며, 왕비와 세자빈의 국궁사배2)가 진행된다. 등장인물 중 왕비와 왕세자, 세자빈, 상궁 역할은 공모로 선발된 8명의 시민 배우가 맡았다. 국왕과 왕세자는 근엄하면서도 조선의 예를 갖추는 면복(冕服)을 입고, 왕비와 세자빈은 화려한 색의 적의(翟衣)를 입는다. 행사 종료 후 관람객들은 출연진들과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

행사기간에 별도의 참가비 없이 관람할 수 있으며, 종묘 입장료(성인 1,000/ 24세 이하65세 이상 무료)는 별도다.

 


1) 봉심(奉審): 왕명을 받는 사람 혹은 국왕께서 직접 종묘를 찾아뵙고 신실을 점검하는 의례

2) 국궁사배(鞠躬四拜): 국가의례에서 행하는 배법으로 공수자세를 기본으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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