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희정당 공개…나라 잃은 왕실문화 드러나
창덕궁 희정당 공개…나라 잃은 왕실문화 드러나
  • 아틀라스
  • 승인 2019.03.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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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재건…유리창과 전등, 현대식 화장실 등 근대적 요소 가미

 

창덕궁 희정당(熙政堂)은 보물 제815호로, 대조전과 더불어 조선 시대 왕과 왕비가 생활하던 창덕궁 내전 영역에 속하며, ‘밝은 정사를 펼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전각이다. 편전(便殿)인 선정전(보물 제814)이 종종 국장(國葬)을 치르는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희정당은 업무보고, 국가정책 토론 등 왕의 집무실로도 활용되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09(광해군 1)에 창덕궁이 재건될 때 다시 지어졌으며, 다시 인조반정 때 소실되었다가 1647(인조 25)에 재건되었다. 이 때에는 인경궁(仁慶宮) 건물을 철거하여 그 자재로 세웠다. 1833년 또다시 소실되어 이듬해 재건되었으나 1917년에 화재로 타 버리고 1920년에 다시 세워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건물이 여러 차례 불에 탔다가 재건되면서 규모도 달라지고 건물의 용도도 바뀌었는데, 인조 때 재건될 때에는 15칸에 지나지 않았으나 뒤에 편전으로 이용되면서 규모가 늘어나 현재의 큰 건물이 되었다.

이 건물은 1920년에 재건할 때 한식을 위주로 하면서 양식을 가미하여 응접실과 회의실은 바닥마루, 유리창문, 문 상부의 휘장, 벽체 등을 양식으로 꾸미고 양식 탁자를 놓았다. 조선 말기와 한말에 걸친 궁궐편전의 건축형태를 남기고 있다.

 

문화재청 산하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평소 관람이 제한되었던 창덕궁 희정당 내부를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43일부터 개방한다.

희정당 개방은 상반기(4.3.~5.25.)와 하반기(9.4.~10.26.)로 나누어 매주 수토요일 실시된다. 12회로 오전 1030, 오후 2시에 운영된다.

문화재청은 창덕궁 내전 권역인 대조전과 희정당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전각 내부공간을 당시의 모습으로 되살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희정당 내 근대에 변형되거나 퇴락한 카펫과 커튼 등 내부시설 등을 복원정비하고 있는데, 이번 특별관람에서는 희정당 복원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번 관람에서는 효성그룹의 후원과 ()아름지기가 참여하며, ‘창덕궁 희정당대조전 영역 전등과 전기시설 재현사업으로 복원된 희정당 중앙 접견실 샹들리에’ 6점에 불을 밝힌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희정당 재건 100년을 맞아 다시 불을 밝혔다는 의미에서 이 공간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람은 만 13세 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오는 29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사이트(http://ticket.interpark.com) 또는 고객센터(1544-1555)를 통해 선착순으로 예매할 수 있다. 1회당 입장인원은 10명으로 한정하며, 관람료는 문화재 가치 인식을 높이고 예약 취소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유료(회당 1만원)로 진행된다.

 

창덕궁 희정당 내부관람 현장 /문화재청
창덕궁 희정당 내부관람 현장 /문화재청

 

 

현재 남아 있는 희정당은 일본강점기인 1917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920년 재건한 것으로 전통건축 방식과 당시 근대문물의 양식이 혼재되어 있고, 조선 후기와 근대 왕실의 생활환경도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재건 당시 전체적인 외부 모습은 조선의 건축방식을 따랐으나 전면에 자동차 승하차를 위한 현관이 마련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내부는 유리창과 전등, 현대식 화장실을 설치하고 유럽풍의 가구를 갖추는 등 근대적 요소가 가미된 전환기 시점의 궁궐 모습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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