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문명] 21세기는 석유보다 물과의 투쟁 시대
[물과 문명] 21세기는 석유보다 물과의 투쟁 시대
  • 아틀라스
  • 승인 2019.03.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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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가능한 담수는 전체 물의 6만분의1…물을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투쟁

 

물의 세계사-부와 권력을 향한 인류 문명의 투쟁(Water: The Epic Struggle for Wealth, Power, and Civilization)이라는 명저를 남긴 스티븐 솔로몬(Steven Solomon)은 저서 서두에서 이렇게 말했다.

“20세기가 석유 자원을 둘러싼 갈등의 역사였다면, 21세기는 물에 대한 투쟁이 세계질서와 문명의 운명을 결정짓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는 21세기 지구에는 물을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사이에 폭발적인 새로운 정치적 단층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았다. 사용 가능한 수자원을 놓고 국내 이익집단들 사이에 오랫 동안 치열하게 전개된 갈등이 이제는 국제적으로 확대되어 지역 및 국가 간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은 석유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족한 핵심 자원이 되었다.

 

인간은 절대적으로 물과 분리할수 없는 존재다. 태아는 물 속에서 성장한다. 인간은 땀, 호흡, 배출, 그리고 물 보충을 통해 생물학적 사이클을 유지한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에 적어도 2~3 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 인체에 수분이 1%라도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5%가 부족하면 열이 난다. 10%가 부족하면 마비가 오고, 1주일 동안 12~15%의 수분이 손실되면 사망한다.

 

자료: 위키피디아
자료: 위키피디아

 

 

지구에 존재하는 물은 엄청나게 많다. 물은 지표의 70% 이상을 덮고 있다. 지구(地球)는 수구(水球)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정도로 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구상에 물은 얼음, , 수증기 형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과 생물에 필요한 담수(淡水)는 지구상에 극히 적다. 지구의 물 가운데 2,5%만이 담수다. 그중에도 3분의2는 얼음이나 빙하 속에 묶여 있고, 나머지 3분의1도 암반층에 갇힌채 지하 대수층(지하의 호수)에 있어서 이를 이용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결국 전체 담수의 0.002%만이 지표에 존재한다. 나머지는 냉대지역이나 토양 속 수분, 동식물의 몸, 대기 중의 수증기 형태로 존재한다.

담수 가운데 인류가 가장 많이 이용해 온 강이나 호수는 전체 물의 60,000분의1에 불과하다. 일부 담수는 호수에 저장되어 있는데, 많은 호수들이 극심하게 추운 한대 지역이나 산악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호수물의 4분의3시베리아의 바이칼호, 북아메리카의 오대호, 동아프리카의 탕가니카와 니아사호 등 세곳의 호수에 집중되어 있다. 대다수 호수의 물이 인류가 이용하기 힘든 곳에 있는 것이다.

 

물은 끊임 없이 재생산되는 자원이다. 물이 기체로 변해 수증기가 되면 염분이 제거되고 정화된다. 기체로 변한 물은 비가 되어 땅을 촉촉이 적셔 준다. 이 비는 모여 강물이 되고 다시 바다와 호수로 흘러들어 간다. 지구의 담수는 순환 과정을 통해 끊임 없이 보충된다. 지구의 물 가운데 1,000분의 1이 대기에 증발되어 순환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담수화 사이클을 거쳐 비 또는 눈으로 내리는 물 가운데 3분의2는 범람하거나 증발해 사라지고, 나머지 많은 양도 냉대 또는 한 대, 열대 지역으로 흘러가 버리기 때문에 인간이 이용하는 담수는 극히 적다. 지구 전체로 유수(流水)3분의1이 브라질, 러시아, 캐나다, 미국에 있지만, 이 지역 인구는 전세계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여기서 물의 수요와 공급 사이에 미스매칭이 발생한다. 인구가 과밀한 지역에 물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인구가 밀집하지 않는 곳으로 담수가 이용되지 않은채 방류된다. 세계인구의 3분의1이 모여 있는 반건조지대에 재생가능한 물의 8%만 배분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풍부한 물을 공급받지만, 또다른 지역에선 늘상 물 부족에 시달린다.

 

사막의 오아시스 /위키피디아
사막의 오아시스 /위키피디아

 

 

물은 인류가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면서부터 생명의 기원으로 삼았던 물질이다. 그리스는 물을 4대 기본요소로 꼽았고, 고대 중국과 메소포타미아에서도 5대 원소의 하나였다. 힌두교,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에서도 물을 신성시했고, 샤먼적인 기우제도 그런 연장선이다.

물의 부족은 지구를 변화시켰다. 5천년 전에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은 하마와 코끼리, 목동들이 노닐던 초원지대였지만, 그 많던 물들이 지하 대수층으로 흘러 들어가 버렸다. 중국 문화가 기원한 황하 북쪽의 평야 지대는 물이 흥건한 늪지대였지만, 지금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사회에도 인류는 물과의 전쟁을 벌인다. 물을 잘 관리하면 엄청난 이익을 얻지만, 물은 또한 인류에게 가뭄, 홍수 등의 파괴적 재앙을 가져다 준다. 2004년 인도양의 쓰나미와 2005년 미국 뉴올리안스 홍수 때 수십만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아직도 오염되거나 병원균에 감염된 물을 마시는 곳이 있다.

물은 역사 이래 인류에게 큰 도전을 가져다 주었다.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를 판 돈으로 지하 대수층에 펌프를 박아 담수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발전은 앞으로 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살펴 보는 것이 관건이다.

 

전세계 수질 오염 정도 /위키피디아
전세계 수질 오염 정도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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