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배 탐험과 해양문화②…문명 초기의 배
떼배 탐험과 해양문화②…문명 초기의 배
  • 채바다
  • 승인 2019.09.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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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시대 시대부터 인류문명의 시작과 함께 존재…어로와 해상 이동 위해 필수

 

4. 인류 문명과 배의 등장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고대인들은 그들의 환경 속에서 필요한 언어와 생활도구를 만들며 살았다. 이것은 인류 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나타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도처에서 출토되는 동물의 뼈로 만든 화살촉, 낙시바늘, 돌칼, 돌도끼 등과 석기류, 토기류와 같은 수많은 유물들은 고대인들의 해상 활동에서 생활 수단으로 쓰였던 유물들이다.

동굴이나 움막의 자리에서 숯이 발견되는 것은 고대인들이 불을 발견하여 이용한 흔적들이다. 이러한 유적들은 원래의 장소에서 가까운 곳은 물론 수백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먼 곳까지 문화 이동과 해상 활동을 말해 주고 있다. 이러한 문화 이동들은 바람과 해류, 그리고 조류와 같은 해양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고대 사람들은 일찍부터 수많은 자연을 이용하여 각 가지 재료에 손을 가하여 다양한 도구를 만들며 살아온 것이다. 이 시기부터 원시 배의 출현과 어로 활동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울진 반구대 암각화에서 잘 나타나고 잇다. 이 암각화에서 고래의 등장은 많은 것을 시사 하고 있다. 또한 수렵생활에서 사냥한 동물의 그림들도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코끼리 상아와 사슴의 뿔 조각 등도 그들의 활동상을 보여 주고 있는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고대인들의 사냥 활동에 대한 흔적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과 주장들이 있다. 이러한 발자취들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연계의 모습과 자신들의 활동들을 묘사하고 있다.

인류의 문명은 지구의 변화만큼이나 많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살아왔다. 자연동굴이나 인공적인 거처를 정하고 수렵과 채집 활동 그리고 고기잡이 등에 도구를 사용(자르기, 다듬기, 묶기)하면서 원시 형태의 배를 만들어 강 유역이나 해안 가까이에서 배를 이용하여 오르고 내리고 건너면서 연근해로 이어지는 연장선 상에서 어로 채집활동이 이루어졌음을 알게 된다. 이런 시도에서 배의 등장은 필연적이라 하겠다.

인류는 손이나 발을 이용하여 오리처럼 물갈퀴 형태로 추진력을 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원전 4000년경에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토기에 그려진 그림에서 뗏목 배를 볼수있으며 2500년전에 그리스의 헤로도투스(Herodotus)가 가죽배(cufa)에 대한 글을 남긴 기록이 있다.

토기와 점토에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파피루스선들의 그림들을 보면 그 시기가 기원전 4000년으로 판명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떼배와 비교하는 데 크게 참고가 될 만한 것이다.

여기에서 통나무배(dug-out or log out)에 대하여 살펴보면,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 소련 등에서 통나무배의 출토품을 볼 수 있다. 이들 중에는 4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영국에서는 길이 5m-9.5m에 이르는 큰 원시배도 출토되었다. 통나무배는 통나무 하나에서 시작되어 차츰 여러 개 모아서 떼배 형태로 만들어 쓰게 되었다고 보여 진다, 한편으로 덩치가 큰 통나무는 연장이나 돌을 구어 파내는 방법으로 만들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추정으로 미루어 볼 때 연장을 사용한 통나무를 떼배 형태로 묶어서 만드는 과정은 기술의 발달 수순으로 본다.

 

동해안 지역의 떼배(1990년대 삼척) /채바다 제공
동해안 지역의 떼배(1990년대 삼척) /채바다 제공

 

5. 제주도의 해상문화이동

한반도 남쪽에 있는 제주도는 동쪽으로는 일본, 서쪽으로는 중국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나라의 중간 해상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 위치로 인하여 제주도는 한국과 중국과 일본으로 연결되는 해상교통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서 항해로 상에서 한라산은 등대 역할과 방위를 결정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와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시인거리에 있다. 가장 가까운 곳은 해남과 청산도 완도와 이어지는 강진, 영암, 고흥 반도와 거리는 약 100-120km 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들은 시인거리에 있어서 일찍 부터 항해가 일찍부터 제주를 향해 항해를 하다가도 일본 열도 이외에 멀리 떨어진 중국, 절강성, 오키나와, 베트남 등지로 표류하는 사례도 발생하였다.

고대 항해는 표류항해로 인한 문화 이동도 피해 갈수 없는 항해의 한 방법이다.

일본 규슈 지방만 보더라도 한반도로부터 표류선박들의 조난 사고들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이러한 표류와 조난사고들은 고대 뱃길의 항로임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이곳은 시인거리에 있지는 않지만 해류와 조류 그리고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고 상륙 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필자가 1996년부터 2001년 사이 세 차례 탐험 항해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한반도로부터 문화 이동의 통과 항로의 한 해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6. 강 유역에서 문화 이동

한국의 고대 국가들은 대동강, 한강, 금강, 낙동강 등 강 유역을 중심으로 세워졌다. 이들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수렵생활과 고기잡이를 시작으로 채집경제를 거쳐 농경문화로 발전했다.

이들의 삶은 물론 육지에서 이루어졌지만 수상(水上)이동을 하면서 강 유역을 통하여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집단주거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인류문화이동의 공통점이 되고 있다. 이들은 강을 건너거나 오르내리면서 부족 간에 물자나 사람들은 주운(舟運)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느 나라마다 지리적인 기후, 풍토, 자연환경에 따라 다양한 선재(船材)를 사용하여 배의 구조와 형태를 가지고 문화이동이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에스키모 사람들의 경우는 수렵으로 획득한 동물가죽으로 만든 카약이 그들의 원시배이며, 영국과 아일랜드, 티크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유역에는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바구니 모양에 수피(獸皮)를 씌운 가죽배가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경우는 나뭇가지 위에 동물가죽이나 나무껍질을 씌워 만든 카누가 그들의 원시 형태의 배이며, 남아메리카 티티카오에는 가벼운 나무뭉치를 엮어서 만든 발사(Balsa)선이 있다. 아프리카 지방에서는 갈대를 묶어서 만든 파피루스선이 그들의 원시배이다.

또한 중국,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 대나무 뗏목(竹筏船)이 그들의 최초의 원시선들이며, 남양군도(南洋群島)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통나무를 깎아 파서 만든 통나무배가 원시배들이다. 이처럼 세계 도처에는 인류문명의 시작과 함께 이용된 다양한 원시배들이 있다.

제주에 남아 있는 떼배도 이들 원시선들과 함께 오랜 역사를 함께 한 한국 유일의 원시배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다른 지방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그 모습이 흔적 없이 사라졌으나, 제주에는 최근까지 몇 척이나마 남아있다.

1938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제주에는 541척의 떼배가 있었으며, 198210월 조사에는 58, 19856월 조사에는 32척으로 그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떼배는 역사의 중간 시기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부터 시작된 배 역사의 큰 물줄기를 시원(始原)으로 인류문명의 시작과 함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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