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은 외국인 손님에게 한식 내놓았다
고종은 외국인 손님에게 한식 내놓았다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09.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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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展…9월 21일~11월 24일 덕수궁에서 개최

 

고종황제는 외반들을 불러 어떤 식탁을 꾸렸을까.

문화재청 산하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오는 21일부터 1124일까지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1층 전시실에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의 연차 기획전시인 황제의 의((()’ 중 두 번째 특별전으로, 지난해 10()’를 주제로 한 대한제국 황제 복식을 소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을 주제로 대한제국 황실의 음식문화를 다룬다. 서양 식문화의 도입으로 인한 황제의 상차림 변화상과 대한제국이 지향한 근대의 모습을 음식을 통해 조명할 계획이다.

 

특별전 포스터 /문화재청
특별전 포스터 /문화재청

 

지금까지 대한제국 시기에 외국인이 참석하는 연회에는 서양식 코스요리가 제공되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황제가 주최하고 참석한 경우에 제공된 음식은 한식으로,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이후 대한제국 국빈 연회 상차림이 공개된다. 아울러, 고종이 대한제국을 방문한 국빈을 위해 준비했던 오찬의 메뉴판(食單)이 공개된다.

고종은 1905920일에는 미국의 아시아 순방단 일원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 일행과 오찬을 가졌다. 앨리스 루즈밸트의 자서전(‘혼잡의 시간들’, 1934)과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의 기록(미국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에서 고종이 한식을 대접한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한제국 국빈을 위한 오찬의 메뉴판(食單)에 표기된 음식들을 전체 다 재현해낸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대한제국 황실 오찬 메뉴판 기록을 토대로 했다. 이 식단은 대한제국의 연회 음식이 서양식이었다는 견해를 뒤집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로서 뒷면에는 이번이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처음 식사한 자리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찬의 음식들은 1902년 임인진연(壬寅進宴, 51세 기념 잔치)이나 고종과 순종의 탄일상에 올렸던 음식 중에서 선택했고, 17가지 요리와 3가지 장류(20가지)로 구성했다.

특별전에는 고종의 탄일상에 올린 음식을 기록한 발기(發記), 손탁의 서명이 있는 동의서, 황실 연회 초청장, 고종이 앨리스 루스벨트에게 하사한 고종과 순종의 어사진, 이화문 그릇 등도 최초로 공개된다.

또 전통 연회에서 황제에게 진상한 음식과 황제가 외국 국빈에게 대접한 연회 음식을 유물과 사진, 문헌기록 등을 참고해 고증을 거쳐 재현하고,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영상 제작에는 ()궁중문화연구원(전통 연회 상차림 재현)과 신세계조선호텔(국빈 연회 음식 재현)이 참여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년 전에도 대한제국 황실이 외국 공사들에게 베푼 서양식 만찬을 재현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한식 연회 오찬을 재현했다.

개막식은 20일 오후 2시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중앙홀에서 열리며, 일반 관람은 21일부터 시작된다.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30분부터 오후 6(오후 530분까지 입장 가능)까지 관람할 수 있다. 특별전이 열리는 전시실은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기존 석조전 관람은 종전과 같이 예약제로 운영된다.

전시 내용의 이해를 돕는 연계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덕수궁에서 특별전 관람 후 한식문화관으로 이동하면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을 만들어 보는 요리 수업(참가비 3만원)을 받을 수 있고, 104일과 10112차례에 걸쳐 대한제국기 식문화에 대한 특별 강연을 석조전 중앙홀(오후 7~9)에서 들을 수 있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과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강사로 참가한다.

참가 신청은 덕수궁 누리집(deoksugung.go.kr)에서 20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 , 1029일 요리 수업은 특별초청으로 진행되어 일반 신청은 받지 않는다.

 

고종 어사진(오찬 당시 하사품) /문화재청
고종 어사진(오찬 당시 하사품) /문화재청
순종 어사진(오찬 당시 하사품) /문화재청
순종 어사진(오찬 당시 하사품)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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