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전원 희생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
특수부대 전원 희생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9.23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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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구하러 8명 목숨 거는 게 말이 되나”…인도주의냐, 무모함이냐 논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가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숱한 인명피해를 감수하면서 한 사람을 구하는 인도주의를 표현했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여러명이 죽어나가면서 한사람을 구하는 전쟁의 무모함을 그렸다는 평가도 있다.

역대 전사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2차 대전 중에 뉴욕 출신의 닐란드 형제 4형제 중 3명이 노르망디와 미얀마 전선에서 사망하자 미군은 종군 목사를 파견해 마지막으로 남은 프레데릭 닐랜드를 본국 귀환할 것을 명령했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1개 분대를 파견해 구출하는 작전을 펼치지는 않았다.

실화적 요소를 모티브로 했지만, 메시지를 주기 위해 가공한 영화다. 1998년 제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톰 행크스, 에드워드 번스, 톰 시즈모어, 매트 데이먼 등이 출연했다.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얼마 전에 항공 여행을 하다가 이 영화를 보았다. 전투 장면이 극적이다. 특히 초반부에 나오는 노르망디 작전 장면은 현실과 가장 부합하게 만든 영화라고 한다. 194466일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서 프랑스 오마하 해변에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긴장된 상황과 두려움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여야 했다.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지고 수 많은 병사들이 총 한번 제대로 쏘지 못하고 쓰러져 갔다.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 포스터 /네이버 영화

 

노르망디 상륙에 성공한 후 영화의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된다. 아이오와주 시골에 살고 있던 라이언 4형제 중 3명이 죽었다는 전사통보가 오고, 막내 아들 제임스 라이언만 생명 부지의 상황에 놓인다.

미국 육군본부에서 이 사실을 알고, 막내 라이언을 구출하기 위해 밀러 대위(Captain Miller: 톰 행크스)를 지휘관으로 하는 레인저부대를 파견한다. 4형제 모두를 전사자로 만들지 않겠다는 미군 당국의 생각, 생존해 있을지도 모를 라이언을 구출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하는 작전지시등은 매우 인도주의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8명의 특수부대원들의 목숨은 목숨이 아닌가.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8명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만든 것은 실책이요, 비인도주의적 판단이었다.

영화는 8명의 레인저 대원들이 하나씩 죽어가는 장면을 그렸다. 영화의 장면을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동정심에서 살려준 독일군 병사가 되돌아와 동료를 죽이는 모습, 그를 다시 죽이는 모습 등은 전쟁의 참혹상을 보여준다. 살려달라는 체코 병사를 무참하게 총살하는 장면도 나온다. 또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대원들이 전쟁 이전에 대한 회상 장면등도 가슴을 애잔하게 한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형제가 다투던 얘기 등 전쟁 영화에 흔히 나오는 대목들도 삽입되어 있다.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논쟁의 핵심들이 대화 중에 터져 나온다.

라이언? 난 라이언이 누군지도 몰라, 관심도 없어. 나한텐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고 그냥 이름일 뿐이지. 하지만 라멜에 가서 그를 찾고 집에 돌려 보내는 것이 내 아내에게 돌아갈 자격을 주는 것이라면. 그러면, 그게 내 임무야.” (밀러 대위)

만일 훗날에 옛일을 다시 되돌아 보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이 더럽고 지랄 같은 전쟁에서 한 유일한 옳은 일이라고 회상할지도 모르죠. 그게 제 생각입니다. 대위님 말대로 만일 우리가 남아 싸우면 모두 다 집에 갈 권리를 얻는 겁니다.“ (호버스 중사)

누가 저한테 이거 좀 알아듣게 설명해 보십시오. 아니, 한 놈 구하러 여덟 명이 목숨 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레이번 일병)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결론은 8명의 특수부대 요원은 모두 전사하고, 육군본부가 살려내라고 지시한 라이언 일병만 살아남는다.

영화의 스토리는 도입부에 백발이 성성한 제임스 라이언이 추모 공원을 찾아 밀러 대위 묘지 앞에 눈물을 흘리며 젊은 날의 전쟁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후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라이인 일병 구출을 위한 작전이 이어진다.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주제는 지휘관 밀러와 부하 호버스의 격한 논쟁에서 드러난다.

밀러 : “그거 알아? 부하가 죽어나갈 때마다 나 스스로에게 말하곤 해. 그의 죽음으로 다른 둘, , 아니 다른 10명의 목숨을 구한 거라고. 어쩌면 100명일 수도 있고. 부하가 몇이나 죽은 줄 알아?”

호버스 : “몇명인데요?”

밀러 : “94명이야. 그건 내가 그 10배의 사람들을 구했다는 걸 의미하는 거겠지. 안 그래? 아니면 20배의 사람들을 구한 걸 수도 있고··· 그렇게 간단하더라고. 그런 식으로 임무를 합리화하는 거지.”

호버스 : “그런데 이번엔 한명을 구하는 거예요···.”

밀러 : “라이언이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야지. 고향에서 사람들 병을 고쳐주거나 수명이 긴 전구를 만든다거나 말이야.”

 

맨 마지막 장면에 라이언 노인은 수많은 무덤을 바라보면서 아내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었을까. 내가 그들이 희생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을까.”라고 묻는다. 아내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라이언 노인은 밀러 대위의 무덤에 거수경례를 하며 가족과 함께 돌아간다.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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