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세계유산 등재 추진해야 하나
DMZ 세계유산 등재 추진해야 하나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9.09.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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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 등 북한 도발 이어지고, 휴전선 긴장 여전한데 세계유산이라니…

 

아직도 휴전선에는 긴장감이 돈다. 초병들이 밤새도록 경계근무를 한다. 군인들은 실탄을 지급받고 경계를 선다. 4년전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목함지뢰에 우리 장병 두명이 부상을 당했고, 남과 북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은 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 긴장의 휴전선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것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비무장지대는 세계가 그 가치를 공유해야 할 인류의 공동유산이라며, “·북 간에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비무장지대 안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 생태, 문화와 관련한 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PKO),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의 지뢰제거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비무장지대에는 약 38만 발의 대인지뢰가 매설되어 있는데, 한국군 단독 제거에는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유엔지뢰행동조직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지뢰제거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적 협력지대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이 있은후 외교부가 앞장섰다. 강경화 외교 장관은 대통령 연설 다음날인 25일 뉴욕에 있는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를 방문해 오드레 아줄레(Audrey Azoulay)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화재청도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문화재청은 경기도, 강원도와 함께 공동주최로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비무장지대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강경화 장관이 25일 유네스코 오드레 아줄레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있다. /외교부
강경화 장관이 25일 유네스코 오드레 아줄레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있다. /외교부

 

DMZ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약이었다. 그는 20세기 전쟁의 상징이자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며 최근 평화의 공간으로 부각되는 DMZ를 전 세계가 기억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강원도 최문순 지사가 이 지사의 방안에 동참했고, 문화재청과 강원도, 경기도가 DMZ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자리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지금 한반도에는 평화를 향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비무장지대가 있다남과 북이 함께 비무장지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한다면 남북 화해와 항구적 평화를 앞당기고, 비무장지대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온전히 보전해 후대에 전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 철없는 소리다. DMZ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하면 평화가 오나?

 

7월 11일 문화재청, 경기도, 강원도의 협약 체결식 /문화재청
7월 11일 문화재청, 경기도, 강원도의 협약 체결식 /문화재청

 

하지만 아직도 DMZ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올해도 수차례 단거리미사일 발사실험을 했다. 그 사거리의 과녁은 우리다. DMZ를 평화공원으로 만들든 세계유산으로 하든, 그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어야 한다. 북한이 공동등재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DMZ가 세계유산이 되려면 남북의 전쟁 상황이 종료해야 한다. 독일의 베를린 장벽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독일은 통일하면서 그 장벽을 철거해버렸다. 우리도 남북이 통일되거나 평화가 정착된다면, 그때 가서 DMZ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을 검토해볼만 하다. 아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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