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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위기
잭 웰치, 회사소유 항공기, 아파트 사용…샌디 웨일, 애널리스트에 압력
2002 美 회계부정④…잭 웰치와 샌디 웨일도
2019. 10. 26 by 김현민 기자

 

만신창이가 된 잭 웰치

 

경제전문 잡지 포천지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으로 추앙받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Jack Welch) 전 회장이 만신창이가 됐다. 사연은 이혼 소송을 제기한 부인이 위자료를 많이 받으려고 웰치가 GE로부터 제공받고 있는 은퇴 후 특전을 낱낱이 적시하면서 비롯됐다.

부인의 이혼 서류를 처음 보도한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아주 흥미롭다. 은퇴한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소유의 맨해튼 고급 아파트, 업무용 항공기를 사용하고, 심지어 레스토랑, 포도주, 야구 경기 1등석까지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폭로되자 회계학자들은 기소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흥분했고, 주가가 떨어져 실망한 투자자들은 웰치가 회계부정으로 걸려든 기업인들과 다를 게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같은 비난이 쏟아져도 웰치는 현역 경영인이었을 때의 뚝심을 보여줬다. 그는 뉴욕 데일리 등 언론에 등장해, “20년동안 GE를 이끄는 과정에서 주가를 40배 이상 올려놓았기 때문에 그런 특전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력하게 항변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공식 조사 보도가 나오면서 그는 공식적인 연금 이외의 특전을 포기하겠다고 회사에 제의했다. 또 식당비용은 자신이 냈고, 야구경기는 한번만 봤을 뿐이라고 변명하면서도, 회사 아파트와 비행기는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연간 200~250만 달러에 이르는 아파트와 비행기 사용료를 냄으로써 공짜로 GE와 주주들에게 자문을 해주게 됐다고 주장했다. 연금과 스톡옵션은 현역시절 경영을 잘 한데 대한 보상이고, 아파트와 비행기는 GE가 잘되라고 자문해주는 대가라는 얘기다. 그가 특전을 포기했다지만 회장시절 연봉의 절반이 넘는 연간 900만 달러의 연금을 받고, 지난 2월말 기준으로 2,190만 달러 어치의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 게다가 회고록 발간으로 710만 달러를 받았다.

펜실베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은 한때 잘 나갔으나 지금 무너진 경영인으로 엔론의 케네스 레이, 월드컴의 버나드 에버스 전회장과 함께 웰치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 7월 하니웰 인수에 실패한 후 NBC 방송에 나와 일찍이 고향으로 돌아가 영웅으로 살았어야 했다, CEO 자리를 1년 연장해서 이미지가 실추한 것을 후회했다. 그때라도 정말로 매사추세츠주 고향으로 돌아갔으면, 뉴욕에 살면서 명예가 바닥에 떨어지는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잭 웰치가 20여년 공들여 키운 GE도 회계 부정 사건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황제로 불리는 빌 그로스가 GE의 회계 불투명성을 정면 공격한 것이다.

채권사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를 운영하는 그로스는 “GE의 기업어음(CP)를 사지 않을 것이라며 보유한 GE의 단기채권을 모두 매각했다. PIMCO는 총 자산 2,500억 달러의 미국 최대 채권 펀드로, 그로스는 뉴욕타임스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채권 펀드매니저라고 칭찬했던 인물이다. 그로스는 “GE가 올해(2002) 15% 이상의 수익 증대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 “파산보호신청을 낸 철강회사 LTV나 걸프 앤드 웨스턴과 다를 바 없는 회사라고 혹평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도 GE의 금융계열사 GE 캐피털이 발행한 1,270억 달러의 단기채권 가운데 4분의1만이 은행의 크레딧 라인(신용한도)에 의해 보증되고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 위험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가치와 정직이 기업의 정책 결정에 핵심이라며 GE의 제프리 이멜트 현회장, 잭 웰치 전회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한국의 재벌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대한 비난을 반박할 때 다각화에 성공한 모범사례로 지목하고 있는 미국 기업의 예로 GE를 들곤 하는데, 이 회사도 한국 재벌의 잘못된 관행을 따라갔다는 비난을 받은 것이다.

 

잭 웰치 /위키피디아
잭 웰치 /위키피디아

 

샌디 웨일의 곤욕

 

미국 최대은행 시티그룹의 샌디 웨일(Sanford I. Weill) 회장이 경쟁자를 제거하고 경영권을 독점하기 위해 애널리스트에게 압력을 행사했지 여부로 곤욕을 치렀다.

발단은 시티그룹 계열 살로먼스미스바니 소속 애널리스트 잭 그룹먼이 동료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비롯됐다. 그룹먼은 이메일에서 웨일 회장이 공동회장이었던 존 리드를 핵공격(nuke)하기 위해 시티그룹 이사인 마이클 암스트롱 AT&T 회장의 지지가 필요했다며 자신의 AT&T 무선통신분야 투자등급 변경이 시티그룹 경영권 분쟁의 소산임을 암시했다. 시티그룹은 1998년 트래블러스 그룹과 시티코프의 합병으로 탄생했으며, 웨일과 리드가 공동 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하지만 둘 사이 갈등이 커지면서 양측이 동수로 구성된 이사회에 한명의 이사를 더 끌어들이는 것이 경영권 확보에 주요 사안이 됐다. 당시 웨일 회장은 AT&T의 이사였고, 암스트롱 회장도 시티그룹의 이사를 맡고 있었다. 그룹먼이 AT&T 무선통신분야의 등급을 상향조정한 후 20012월 시티그룹 이사회에서 리드 회장이 물러났다.

언론 보도가 나가자 웨일 회장은, “AT&T의 급격한 변화를 '새 시각(a fresh look)'으로 보라고 주문했을 뿐, 영향력 행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룹먼도 발표문을 내고 "직업적 중요성을 부풀리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며 진화에 나섰다.

월가에서는 경영인이 애널리스트를 불러 특정 기업을 언급할 경우 이는 압력으로 보아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뉴욕주 검찰은 웨일 회장이 애널리스트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웨일 회장의 회장은 간접적으로 애널리스트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인식되면서 안팎으로부터 강한 퇴진 압력을 받았다.

 

샌디 웨일 /위키피디아
샌디 웨일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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