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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낙규 여행기
사막, 호수, 그리고 소금 덩이들…“최고로 많은 별을 본다, 남십자성이 보인다”
착샤호수 저 멀리에 붉은 플라밍고가…강낙규의 칠레 여행④
2019. 11. 01 by 강낙규 전 기술보증기금 전무

 

4. 산 페드로 데 아따가마(San Pedro de Atacama)

 

아도베(Adobe)라는 붉은 흙벽돌집과 서부영화에서 보는 먼지가 풀풀 나는 흙길의 아따가마는 볼리비아의 우유니와 아르헨티나의 살타로 이어지는 교통요충지다. 기이한 암석과 달 표면 같은 달의 계곡, 붉은 플라멩코의 소금호수와 설산이 곳곳에 있다. 아따가마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하고 맑은 날이 일 년에 300일 이상 되어 세계에서 가장 별 보기 좋은 곳으로 은하수와 별들의 잔치를 볼 수 있다.

 

남영주 사진작가
남영주 사진작가

 

< 달의 계곡(Valle de Luna) >

 

달의 계곡은 울퉁불퉁한 붉은빛 화강암, 거대한 모래 언덕, 넓은 평야에 펼쳐진 염분 등이 마치 달 표면의 모습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달의 계곡 일일투어 첫 번째 도착지는 세 마리아 상()(Tres Marias)이다.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닮은 세 개의 석상인데 원래는 세 개였는데 2012년 중국인이 사진을 촬영하려고 석상에 올라가다 부러져서 지금은 2개만 남아있다. 살짝 첫 눈이 온 것처럼 모래사막에 소금이 눈처럼 덮여있다.

 

두 번째 투어는 모래언덕이다. 차에서 내려 약 30분을 모래와 작은 돌과 흙길인 협곡을 지나 모래 언덕을 올라간다. 정상에는 확 트인 평원과 바위산과 칼날 같은 모래 언덕이 펼쳐진다. 기다란 모래언덕 끝부분은 마테호른 정상처럼 뾰족하게 솟아올라 멋있다. 빛을 받은 부분과 그림자부분의 대비가 절묘하다. 모래와 염분과 화강암이 섞여 사막이 온통 붉은 빛을 띤다. 경이로운 광경이다.

 

남영주 사진작가
남영주 사진작가

 

달의 계곡투어 하이라이트는 피에드라 코요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이다. 절벽 저 아래로는 실 날 같은 가늘고 긴 길이 나있다. 아마 비가 오면 물이 흐르는 물길 같다. 마치 긴 뱀이 꿈틀꿈틀 기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 옆으로는 오랜 세월동안 홍수와 비바람에 풍화된 거칠고 작은 봉우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절벽 끝에 툭 튀어나온 바위엔 젊은 연인이 위험하게 셀카를 찍고 있다. 해가 기우는 각도에 따라 저녁놀이 점점 붉어지더니 마지막으로 해가 몸을 부스스 떨며 지평선으로 넘어갈 때 시뻘건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달의 계곡 일일투어는 27,000페소 약 5만원이다.

 

< 알티플라노 호수(Laguna Altiplano 고원의 호수) >

 

아따까마사막 부근에는 다양한 소금호수와 온천, 플라밍고와 눈 덮인 산을 볼 수 있다.

 

착샤 호수(Laguna Chaxa)

붉은 플라밍고를 볼 수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기대가 컸는데 착샤 호수에 도착한 순간 저 멀리 점처럼 보이는 플라밍고에 실망한다. 플라밍고를 보호하기 위해서 가까이 접근을 금지한다. TV에서 봤을 때 부리가 중간에서 굽어있어 특이했는데 맨눈으로 확인을 할 수가 없다.

평생 한 쌍으로 지내면서 짝이 죽으면 먹이를 끊고 굶어 죽는다는 붉은 플라밍고는 멕시코에서 보게 된다. 호수 반대편에 펼쳐진 거친 소금 갯벌의 아스라한 길이 플라밍고를 대신하여 아쉬움을 달래준다.

 

라구나 미스칸티(Laguna Miscanti)

미스칸티 호수는 해발 4,120미터에 있다. 호수 뒤로는 해발 5,600미터의 미스칸티 산이 있다. 봉우리가 5개 있는 민둥산인데 정상에는 눈이 쌓여있다. 미스칸티 호수로 가는 길은 사막에서 고도가 높아지며 점점 황금빛의 덤불초원으로 바뀌었다가 청록색과 파란호수로 그리고 저 멀리로는 누르스름한 산까지 다양하게 변신하는 모습이 특이하다. 후하고 불면 호수에 파도가 일렁일 것 같다. 새파란 하늘의 구름이 그대로 호수위로 떠다닌다.

 

남영주 사진작가
남영주 사진작가

 

세하 소금호수(Laguna Cejas)

아따까마 사막의 사해(死海). 호수물의 40%가 소금이다. 그냥 드러누우면 몸이 뜬다. 소금이 많아서인지 민물이나 바다 보다 수영이 잘 안된다. 물을 조금 먹었는데 엄청 짜다. 조금만 들어가도 깊다. 물이 차서 잠깐 호수로 나오면 온 몸이 소금으로 허옇다. 노인부부가 여유롭게 떠있다. 호수 주변은 소금결정체 때문인지 미끄러우면서도 날카롭다. 아쿠아 슈즈가 필요하다. 몇 번을 호수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는데 소금에 몸이 절었는지 등이 따갑다.

 

 

소금의 눈(Ojos del salar)

두개의 호수가 나란히 있는데 하늘에서 보면 눈()처럼 보인다. 호수가 완벽하게 깨끗해서 호수에 비친 대상이 오히려 실체 보다 더 선명하다. 두 팔을 들고 폴짝 뛰거나 서로 포옹하거나 밴 위에서 양손을 들어 V자 포즈를 취하는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반영사진을 촬영한다. 지평선 너머로 서서히 석양이 진다. 달의 계곡에서 보는 석양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알티플라노 호수 일일투어는 68,000페소 약 12만원이다.

 

호텔에서 수영을 하며 피로를 풀고 평상에 누워 은하수를 본다. 정말 많은 별들이 떠있다. 태어나서 최고로 많은 별을 본다. 저 멀리 남십자성이 보인다.

 

아따까마 사막에는 전 세계 구리의 3분의 1이 생산된다. 원래 구리 광산이 있는 지역은 볼리비아 영토였으나 태평양 전쟁으로 칠레로 넘어간다. 구리 생산은 칠레 GDP15%를 차지한다.

201085일 아타카마 사막의 산호세 구리광산의 갱도가 무너져 33명의 광부가 지하 700m에 갇힌다. 영화 <33>33명의 광부들이 섭씨 35, 습도 95%의 지하에서 나흘분의 식량으로 69일을 버틴 후 구조되는 과정을 실감 있게 보여준다. 광산부장관이 직접 대통령을 설득하여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여 마침내 기적적으로 전원이 구조된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구조된 후 작업조장 루이스 우르수아의 한 마디가 세계를 감동시킨다. "네루다와 가브리엘 미스트랄 같은 칠레 시인들의 시를 읽으며 공포를 이겼습니다."

 

네루다의 가장 유명한 시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로 칠레여행을 마무리 한다.

오늘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 // 이를테면, “별이 총총한 밤, 멀리서 별들이, / 파랗게, 떨고 있다라고, // 밤바람은 하늘을 휘돌며 노래한다. // 오늘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 / 난 그녀를 사랑했고, 때때로 그녀도 나를 사랑했다. // 오늘 같은 밤이면 그녀를 품에 안고 / 가없는 하늘 아래서 수없이 입 맞추었지. //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때때로 나도 그녀를 사랑했다. / 그 초롱초롱하고 커다란 눈망울을 어찌 사랑하지 않았으랴. // 오늘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 / 그녀가 곁에 없음을 생각하며, 그녀를 잃었음을 느끼며, // 아득한, 그녀가 없어 더욱 아득한 밤의 소리를 듣는다. 풀밭에 이슬 내리듯 내 영혼에 시가 내린다. // 나의 사랑이 그녀를 붙들 수 없다 한들 어떠랴. 별이 가득한 밤인데, 그녀는 곁에 없다. // 그뿐이다. 멀리서 누군가 노래한다. 저 멀리서, / 그녀를 잃어버린 내 영혼은 아프다. // 그녀를 끌어당기려는 듯 나의 눈길은 그녀를 찾는다. / 내 가슴은 애타게 그녀를 찾는데, 그녀는 곁에 없다. // 그때와 똑같은 밤이 똑같은 나무들에 하얀 빛을 드리운다. / 그러나 우리는, 그 시절의 우리는 이미 지금의 우리가 아니다. // 난 이제 분명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러나 얼마나 뜨겁게 사랑했던가. / 나의 목소리는 그녀의 귀에 닿으려고 바람을 찾았지. // 다른 남자,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었겠지. 예전의 입맞춤처럼. / 그녀의 목소리도, 해맑은 몸도, 아득한 두 눈도. // 난 이제 분명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면 사랑하는지도 몰라. / 사랑은 그토록 짧고 망각은 얼마나 길던가. // 오늘 같은 밤이면 그녀를 품에 안았기에, / 그녀를 잃어버린 내 영혼은 아프다. // 이것이 그녀가 내게 주는 마지막 고통일지라도, / 이것이 내가 그녀에게 바치는 마지막 시일지라도. ’

 

남영주 사진작가
남영주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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