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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낙규 여행기
여행자 거리에서 체험한 한류열풍…텔레페리코를 타고 ‘달의 계곡’을 보다
라파스, 산소·평지·곤충 없는 3無의 도시…강낙규의 볼리비아 여행②
2019. 11. 05 by 강낙규 전 기술보증기금 전무

 

2. 라 파스(La Paz 평화)

 

은하수와 가장 가까운 수도 라 파스, 이곳에는 3가지가 없다고 한다. 산소, 평탄한 도로 그리고 벌레와 파충류. 고도 3,700미터에 위치하고 있어 공기 중 산소가 평균 21%가 있는 반면 라 파스에는 17%밖에 없어 고산증에 주의해야 한다. 높은 고도로 벌레와 파충류도 없다. 그리고 경사가 심해 평판한 도로가 없다. 라 파스의 주 대중교통수단은 텔레페리코(Teleferico)라는 케이블카다. 지하철을 건설하기에는 지하수가 너무 많고 비용도 많이 든다. 2014년에 처음 텔레페리코가 건립되고 현재 8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노선별로 빨강,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센트로에서 윗동네 알토(Alto)까지 버스로는 40분에서 1시간이 걸리지만 텔레페리코로는 10분이면 도착한다.

 

< 마녀시장(Mercado de las Brujas)과 사가르나가 여행자 거리 >

 

산 프란시스코 광장에서 걸어서 5분정도 올라가면 마녀시장이 나온다. 이름처럼 괴기한 물건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태아 야마를 말린 것과 털이 있는 어린 야마도 있다. 새로 지은 집 현관에 묻어두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한다. 대지의 신() 파차마마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다양한 주술용품도 있다. 병을 치료할 여러 약초들과 말린 곤충, 조그만 유리병에 색색의 돌멩이와 씨앗도 들어 있다. 무시무시하기도 하고 호기심도 일으킨다. 사가르나가 여행자거리를 걷다보면 좁은 골목길로 형형색색의 마을버스도 지나간다. 원주민의 화려한 옷과 모자, 털실로 짠 알파카 인형과 공주 인형들도 있다. 전통악기점도 있고 목걸이, 팔찌, 귀걸이가게도 있다.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목도 마르고 쉬어갈 겸 코카박물관(Museo de la Coca)으로 간다. 코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찬찬히 박물관 관람을 한다. 고된 농사일과 특히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피로를 잊기 위해 코카잎을 씹었다.

코카 잎은 마약이 아니다.’(La hoja de coca, no es Droga!)며 지금도 볼리비아 사람들은 코카 잎을 씹거나 차로 마신다. 박물관입구 골목과 가게 인테리어가 아름답다.

 

남영주 사진작가
남영주 사진작가

 

현대미술관으로 가기위해 울퉁불퉁한 비탈길을 내려오며 벽화를 구경하다 아내가 넘어진다. 무릎을 삐끗하고 선글라스는 심하게 긁힌다. 부축해서 물어물어 현대미술관에 왔는데 폐쇄되었다. 난감할 때 가는 곳이 맛 집이다. 아르헨티나를 떠난 이후 제대로 된 스테이크를 먹은 적이 없다. The Stakehouse로 간다. 미국 정통 스테이크 식당으로 잭 다니엘 스테이크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요리가 다 되면 직접 테이블위에서 화끈한 불 쇼(Fire Show)를 보여준다. 맥주 한 잔과 스테이크, 역시 효과가 있다.

아내가 절뚝거려 악기박물관과 황금박물관은 텔레페리코로 가기로 한다. 3번을 갈아타는데 1인당 11볼 약 1,800원이다. 텔레페리코는 최신형이며 속도도 빠르다. 7초마다 출발하는데 6명이 함께 탄다. 텔레페리코에서 보는 바깥 풍경이 멋있다. 목적지까지 라파즈 시내를 거의 절반을 돌게 되는데 시티투어버스를 탄 것 같다. 정상에서 오른 쪽으로 멀리 눈 덮인 해발 6,438m의 일리마니 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해발 5,871m의 무루라타 산이 보인다.

해발 4,000미터의 엘 알토지역은 브라질 파벨라, 칠레 발파라이소의 콘셉시온 언덕, 페루 쿠스코 언덕마을, 콜롬비아 몬세라테, 멕시코 과나후아토보다 더 높고 더 가파르다.

 

남영주 사진작가
남영주 사진작가

 

텔레페리코를 환승해서 시내로 간다. 마치 서울 지하철 2호선처럼 시내를 돈다. 아래로 달의 계곡이 보인다. 아따까마 사막의 달의 계곡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따까마 사막의 달의 계곡은 광활한 반면 라파스의 달의 계곡은 마치 설악산 울산바위처럼 봉우리들이 삐죽삐죽 절벽처럼 세워져있다. 공짜로 달의 계곡투어를 한다. 산복도로로 버스와 택시가 지나간다. 멀리 잔디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때 텔레페리코에 함께 타고 있던 5살쯤 되는 소녀를 앉고 있던 볼리비아 아주머니가 한국 사람이냐고 묻는다.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대화를 듣고 한국 사람인줄 알았다고 한다. ‘꽃보다 남자를 보는데 드라마 중 이민호를 너무 좋아한단다. TV를 안 봐 드라마 제목을 들었지만 내용은 모르는데 다행히 아내가 장단을 맞추니 목적지까지 아주머니들의 수다가 이어진다. 아이에게 사탕을 주니 수줍어 머리를 숙이는데 엄마가 받아주니 부끄럽게 먹는다. 우유니 시내 식당에서도 꽃보다 남자를 틀고 음악도 K-POP이다. 곳곳이 한류열풍이다.

목적지에 함께 내려 우리는 텔레페리코를 갈아타려는데 호텔까지 멀지 않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호텔에 잠시 들렀다가 박물관에 가기로 한다. 그때 산 프란시스코 광장에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Alto teatro팀이 Batucada공연 중이다. Batucada는 아프리카로부터 영향을 받은 브라질타악기로 삼바의 하위스타일로 빠른 리듬과 주제가 반복되는 음악이다. 아래 위로 검은 티셔츠와 바지에 사선으로 붉은 줄이 그어진 공연복으로 트럼펫, 트롬본, 드럼 등 각종 악기를 연주하면서 군무를 추는데 박력이 넘친다. 특히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 헐크처럼 생긴 근육질의 젊은이는 춤과 연주 그리고 봉을 돌리는 묘기가 신기에 가깝다. 점점 날은 어두워지고 조명까지 들어오니 콘서트에 온 것 같다. 살랑거리는 바람과 춤과 음악 그리고 관객들, 행복하다!

 

남영주 사진작가
남영주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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