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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만8천의 소왕국, 세금감면, 규제완화로 해외기업 유치…우표 산업, 관광지
유럽의 공국①…세계서 가장 잘 사는 리히텐슈타인
2019. 04. 05 by 아틀라스

 

유럽에는 4개의 공국(公國)이 있다. 모나코 공국, 리히텐슈타인 공국, 룩셈부르크 공국, 안도라 공국이 그것이다.

네 공국은 모두 봉건 영주의 영토였다. 유럽의 귀족은 공작(duke), 후작(marquess), 백작(count), 자작(viscount), 남작(baron)5등급으로 나누는데, 공작은 그중 가장 높은 지위다. 공작(公爵)이 가진 봉토가 독립하면서 공국 또는 대공국이 되었다.

 

유럽의 4공국 /지도로 보는 세계지도의 비밀(이다미디어)
유럽의 4공국 /지도로 보는 세계지도의 비밀(이다미디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작은 왕국 리히텐슈타인(Liechtenstein)의 영어 공식명칭은 Principality of Liechtenstein. 리히텐 공국이란 뜻이다. 수도는 파두츠(Vaduz). 이 공국은 1719년 신성로마황제가 리히텐슈타인 가()에 공국으로 수여하면서 탄생했다.

이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다. 미국 CIA 팩트북(Factbook)에 따르면, 리히텐슈타인이란 나라의 1인당 GDP2009년 기준으로 141,600 달러(USD). 이 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2020년에는 143,4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추정된다.

IMF 통계에 따르면, 1인당 GDP 기준으로 세계 1위는 유럽의 또다른 공국 룩셈부르크로, 2018년 기준 1261달러이며, 2위가 스위스로 86,835달러다. 그 뒤를 이어 3위 아이슬란드(84,675), 4위 마카오 (83,844), 5위 노르웨이(82,711), 6위 아일랜드(8641), 이들 나라의 1인당 GDP8만 달러 대를 넘는다. 미국은 62,152달러로, IMF 통계에는 2017년 기준으로 9위에 머물렀다.

IMF 통계는 공식통계로서 자리잡고 있지만, CIA 팩트북은 비공식통계로서 나름대로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리히텐슈타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사람들로, 미국인보다 1인당 GDP2배를 넘는다.

 

리히텐슈타인 위치와 1914년 왕가의 영지 /문화재청
리히텐슈타인 위치와 1914년 왕가의 영지 /문화재청

 

지난해말에서 올해 210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는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보물 특별전이 열렸다. 그곳에는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도자기와 식기, 그림, 조각들이 전시되었다.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여러 영지에 분포되어 있는 궁전들의 그림, 왕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볼수 있었다.

리히텐슈타인 공국은 남북 25km, 동서 6km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인구는 38,000명에 면적은 160으로 서울의 4분의 1이다. 면적기준으로 바티칸 시티, 모나코, 나우루, 투발루, 산마리노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로 작은 나라다.

공국(公國)은 황제(emperor) 또는 왕(king)이 아닌 공작(duke)이 다스리는 나라다. 대공이라고 높여 부르는데, Prince 독일어로 Fürst라 한다. 대공은 황제 또는 왕에게 통치권을 인정받아 독립적인 영토를 다스리며 왕위 계승권이 있는 군주를 의미한다.

 

펠츠베르크 궁전 전경 /문화재청
펠츠베르크 궁전 전경 /문화재청

 

그러면 이 작은 나라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을까.

이 나라는 천연자원이 극도로 부족하다. 에너지의 85%는 수입해 쓴다.

이 나라는 스위스로부터는 독립국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스위스의 연방과 다름없다. 유럽 단일 통화인 유로를 쓰지 않고, 스위스 프랑을 통용하고 있다. 1919년부터 오스트리아와 관세동맹을 맺었고, 1923년부터 스위스와 관세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유럽경제지역(EEA)에 가입해 이웃나라와 자유로운 무역 관계를 열어놓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에는 인구보다 등록된 기업수가 더 많다. 조세피난처(tax haven)로서의 역할이 국부의 주요수입원이다.

세금이 낮고, 기업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유럽의 많은 기업들이 페이퍼컴퍼니를 등록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 나라의 위치가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의 중간에 있기 때문에 이웃 선진국들의 조세피난처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유럽대륙의 금융중심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리히텐슈타인에는 17개 은행이 허가를 받아 영업하고, 3개의 비은행 금융회사, 71개의 공공투자회사, 그리고 다수의 보험회사, 재보험사들이 등록하고 있다. 게다가 270개의 신탁회사, 로펌 81개가 등록했다. 해외거주자의 법인등록만 해도 73,000건이 넘는다.

지정학적으로 유럽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국제적인 경제, 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경제가 어려울때에는 왕실에서 국가 예산을 부담했다. 리히텐슈타인은 2차 대전이 끝난후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했다. 그때 왕실이 보물을 팔아 겨우 경제를 꾸려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등이 미국에 당시로는 최고 가격으로 팔려나갔다. 그후 1970년대부터 낮은 세율을 도입함으로써 해외기업을 유치해 작은 경제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재산은 2008년 기준으로 전세계 왕가 가운데 8위에 달하고, 주민들의 사람의 수준이 세계 제일로 올라섰다.

이웃 스위스와 함께 정밀 공업 분야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차 대전 이전에는 방직·피혁 분야에 종사하다가 전후에 금속가공업, 직물, 화학, 현미경·고주파기·광학기기 등의 정밀기계, 난방기기, 화학제품, 소시지가공, 전지, 제지업, 건축자재 접착기술, 보일러, 치과의료기, 금속표면보호 등 업종을 발전시켰다.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다기 세트 /문화재청
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다기 세트 /문화재청

 

재미 있는 사실은 우표수입이 한때 국고수입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의 우표는 아름답기로 소문나 이국인들의 수입대상이 되고,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수도 파두츠의 우체국에 몰린다. 리히텐슈타인 정부는 1999년 우편공사를 설립했다.

게다가 관광산업도 주 수입원의 하나다.

농업 부문은 밀을 약간 수입하는 것 이외는 국내에서 자급자족하고 있다. 포도와 포도주, 그 밖에 과실 등이 많이 산출되며, 목초지가 잘 정비되어 축산이 활발하다.

국내 노동력이 부족해 전체 노동자의 절반 가량이 이웃 스위스, 오스트리아 및 독일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리히텐슈타인의 구텐베르그성 /위키피디아
리히텐슈타인의 구텐베르그성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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