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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이야기
독일이 건설한 펜반 철도…세계 대전 거치며 벨기령, 지금은 자전거길로 활용
독일 영토를 가로지르는 선으로 된 벨기에 영토
2020. 05. 12 by 박차영 기자

 

독일과 벨기에 국경 근처에 독일 영토를 파고드는 가느다란 벨기에 영토가 있다. 지도상에 긴 선으로 되어 있는 이 벨기에 영토는 철도부지였다. 이 철도의 노반과 역사, 그리고 철도 시설물 부지 모두가 벨기에 영토다.

 

펜반철도 구간 /위키피디아
펜반철도 구간 /위키피디아

 

그 사연의 배경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다. 이 일대는 석탄과 철광석 산지로, 프로이센이 광물을 실어나르기 위해 1885~1889년에 독일 아헨(Aachen) 남부에서 벨기에 외펜(Eupen)까지 75km의 철도를 깔았다. 철도의 이름은 펜반(Vennbahn)이었다.

당시 철도 주변은 모두 프로이센의 영지였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1차 대전에서 독일이 패전하면서 벨기에는 이 철도를 요구했다. 1919년 베르사이유 조약에 의해 이 철도는 벨기에 소유가 되었다. 독일은 프랑스와 벨기에에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물어야 했기 때문에 실물을 떼준 것이다.

2차 대전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벨기에를 점령하면서 펜반 철도는 독일에게 회수되었다. 그러나 히틀러의 나치가 1945년 패전하면서 펜반 철도는 다시 벨기에령으로 돌아갔다.

 

열차가 운행되던 시절의 펜반 철도 /위키피디아
열차가 운행되던 시절의 펜반 철도 /위키피디아

 

벨기에는 펜반 철도의 주변을 국경선으로 삼아 독일 영토를 다섯 군데나 갈라 놓았다. 다섯 군데의 독일 영토는 벨기에령 펜반에 의해 비지(飛地, enclave)가 되었다. 벨기에 엥토에 의해 갈리진 독일 비지는 북쪽에서부터 Munsterbildchen, Rötgener Wald, Rückschlag, Mützenich, Ruitzhof이다. 이 다섯군데 비지에 사는 독일인은 3천여명쯤 되는데, 수시로 벨기에 영토를 건너 다니는 셈이다.

 

펜반철도로 인한 5군데 독일 비지(飛地) /위키피디아
펜반철도로 인한 5군데 독일 비지(飛地) /위키피디아

 

펜반 철도에는 2001년까지 관광용 증기기관차가 운영되었다. 하지만 이용객이 줄고 유지비가 많이 들어 그후 레일바이크로 활용되었다.

2008년에 벨기에가 자국령 펜반 부지를 독일에 양도한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양국 외교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후 철도는 일부 뜯겨지고 20089월부터 자전거길이 생겼다. 현재 이 도로는 펜반길(Vennbahnweg)이라고 불린다. 시골의 한적한 자전거도는 벨기에 땅이고, 길 양편은 독일 땅이다. 철도가 다니던 터널과 철교도 그대로 남아 자전거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자전거길로 변한 펜반 철도 /위키피디아
자전거길로 변한 펜반 철도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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