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뉴스

A 아틀라스뉴스

지리 이야기

두 곳 모두 자치도시…아프리카 이민자들의 통로가 되어 철조망 설치

모로코에 있는 스페인 고립영토, 세우타와 멜리야

2020. 06. 12 by 김현민 기자

아프리카 북단의 모로코에 스페인의 역외 영토 두곳이 있다. 세우타(Ceuta)와 멜리야(Melilla)다.

세우타는 지브롤터 해협 남쪽에 삐져 나온 반도 모양의 땅이고, 멜리야도 모로코 북동부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 남단 지브롤터(Gibraltar)가 영국 땅인 것과 모로코 내에 두 곳의 스페인 영토가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스페인이 지브롤터들 돌려달라고 하면 영국은 당신네들도 모로코에 세우타와 멜리야를 갖고 있지 않느냐고 맞대응한다.

세우타는 지브롤터 해협 남쪽에서 위치해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가는 길목의 숨통을 조이는 전략적 이점을 갖는다. 고대 페니키아인들이 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BC 1세기에 거점을 만들었다. 서기 42년에 로마제국이 이 땅을 차지해 영토로 삼았고, 중세에는 반달족의 나라가 되었다가 771년 이슬람의 영토가 되었다.

1415년 8월 21일 아침 포르투갈의 후안 1세가 엔리크 왕자와 함께 기습공격을 가해 세우타를 점령했다. 포르투갈은 이 곳을 교역항을 만들어 북아프리카 진출 거점으로 삼았다.

1581년 스페인 필리페 2세가 포르투갈의 왕위를 이어받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합병되면서 세우타는 스페인 영토가 되었다. 이 시기 스페인 사람들이 대거 세우타로 이주했다.

1640년 포르투갈 왕위가 복위되어 스페인과 분리되었지만, 포르투갈은 세우타를 스페인에게 양도했다.

17세기말~18세기초 모로코 군이 세우타를 공격했지만 함락하지 못했다. 스페인은 1912년에 모로코 북부 지역을 보호령으로 통치한 후 1958년 모로코에 되돌려 주면서도 세우타와 멜리야는 원래부터 자국 영토라며 돌려주지 않았다.

1936년 스페인의 프랑코 장군이 아프리카 주둔군을 장악하고 쿠데타를 주도한 곳이기도 하다.

세우타 서쪽으로 안예라산이 모로코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산 위에 군사요새가 있다. 동쪽 끝 알미나 반도에 있는 하초산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의 두 기둥 중 한 곳이라는 설이 있다.

면적은 18.5㎢으로 서울 종로구보다 좁다. 인구는 8만5천명 정도. 시민들은 주로 어업·경공업·관광업·수산물가공업 등에 종사한다. 스페인 본토와는 연락선이 운항되고 있다.

멜리야는 세우타 동쪽에 있는데, 1492년 스페인의 카스티유 왕국이 남부의 이슬람 왕국 그라나다를 쫓아낸후 아프리카 공격의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1497년 멜리야를 점령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대서양 건너 신대륙 경영에 몰두하는 바람에 아프리카 공격을 중단한 채 멜리야만 영토로 하는데 그쳤다.

멜리야의 면적은 세우타보다 좁은 12.3㎢이고, 인구는 8만6천명이다. 구 도심에 30m 높이의 요새가 있다. 요새의 남쪽에 모로코인들이 모여 산다. 어업이 주산업이며 인접 지역과의 교역, 스페인과 유럽의 기여금이 도시의 주 수입원이다.

경제적으로 모로코와 연계돼 있다. 과일과 야채의 대부분을 모로코에서 수입하며 매일 3만6천명의 모로코인이 멜리야에 와서 일을 하거나 물건을 사고판다.

세우타와 멜리야는 1995년부터 자치도시가 되었다. 두 도시는 모로코와의 사이에 중립지대를 두고 있다.

최근 스페인이 EU에 가입한 이후 두 도시는 이민문제로 머리가 아프다. 세우타와 멜리야가 유럽 도시가 되면서 이곳만 건너오면 자유롭게 유럽으로 갈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에는 모로코와 국경에 철조망을 세워 밀입국자들을 막고 있다. 하지만 바다를 건너 오는 사람들이 있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모로코는 두 땅을 돌려 달라고 하지만, 스페인은 내주지 않고 있다. 영국이 지브롤터를 내주지 않는 것처럼…….

대한제국 2022-01-07 17:45:18

삭제하기

별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