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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 현수교, 일본 기업 제치고 낙찰…터키 대통령, 문 대통령 초대

국내 토목 기술의 자부심…터키 차낙칼레 대교

2020. 06. 25 by 박차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터키 대통령에게서 차낙칼레 대교를 한번 가보자는 초청을 받았다.

6월 23일 문 대통령과 터키 레젭 타입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이 전화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코로나가 진정되면 문 대통령이 터키를 꼭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방문하면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차낙칼레 대교로 안내하고 싶다”며 “차낙칼레 대교는 완성 시 한-터키 협력의 이정표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저 역시 차낙칼레 대교 건설현장에 꼭 가보고 싶다. 만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차낙칼레 대교는 터키 내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현수교로, 대림산업과 SK건설 등 우리 건설업체가 터키 업체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건설하고 있는 다리다.

이 다리의 원명은 ‘차낙칼레 1915 대교’(Çanakkale 1915 Bridge) 대교다.

왜 1915란 숫자가 다리 이름에 들어갔을까. 1차 대전중이던 1915년, 독일 편에 참전을 한 터키가 보스포루스 해햅과 다르다넬스 헤협을 막아 러시아 흑해 함대를 봉쇄했다. 당시 최대의 해군력을 보유한 영국이 동맹국인 러시아 함대를 지중해로 끌어내기 위해 다르다넬스 해협의 길목인 갈리폴리(Gallipoli) 반도를 공격했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터키군은 막강한 영국군을 막아냈다. 터키가 영국군을 격퇴한 곳이 차낙칼레였고, 그곳에 다리를 놓으면서 터키는 승전 해인 1915를 새겨 넣은 것이다. 당시 영국 해군장관은 윈스턴 처칠이었는데 이 전투에서 패해 사임했으며,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 무타파 케말(ustafa Kemal Atatürk) 대령은 후에 터키의 아버지로 추앙받는다.

다리 길이는 2023m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터키가 1차 대전에 패하고 연합국에 의해 점령되었을 때 케말 파샤가 독립전쟁을 벌여 승리한 해가 1923년이고, 이 다리는 독립 100주년 기념 사업으로 추진되므로, 100주년 되는 2023년에 맞춘 길이라고 한다.

주탑의 높이는 318m다. 차낙칼레 전투 승전일이 3월 18일인데, 이를 기념해 높이를 맞췄다고 한다.

2017년 3월 18일에 착공해 2022년 3월 18일에 완공예정이다. 착공일과 완공일을 모두 차낙칼레 승전기념일에 맞춘 것이다.

차낙칼레 대교는 일본 아카시 카이대교明(石海峡大橋)를 추월해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2017년 국내 건설업체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최대 경쟁자는 이토추상사 등으로 구성된 일본 컨소시엄이었다. 총 사업비 3조5천억원 차나칼레 대교 수주를 따내기 위해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도와달라고 언급하고, 국토교통성 장관을 터키에 파견하는 등 전방위로 지원을 했다. 하지만 이순신 대교를 비롯해 해상특수교량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한국 건설사들에게 낙찰의 승리가 돌아갔다.

차낙칼레 대교는 이스탄불의 남쪽에 위치한 실리비르(Silivir)의 크날르 쿄유(Kinali Koyu) 지역에서 시작해 테키르다으(Tekirdag)와 차낙칼레(Canakkale)를 지나 발르케시르(Balikesir)의 사바쉬테페(Savastepe) 지역에서 끝나는 총 352km 고속도로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다.

해수면과 다리 표면 사이의 높이는 72.8m이며, 교량의 두께는 3.5m다. 다리 폭은 45.03m로 6차선이 들어서며 다리 가장자리에 두 개의 인도가 설치된다.

설계에서부터 자재·시공·장비까지 모든 분야에 국내 기술이 참여한다. 차낙칼레 대교가 완성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건설업계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