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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이야기
고대 누란왕국의 터전, 20세기 초에 온난화로 말라…지금은 핵실험 장소로
움직인다던 중국 로프노르 호수는 말라 버렸다
2020. 08. 17 by 박차영 기자

 

고대 중국 서역 타림분지에 누란(樓蘭)이라는 왕국이 있었다. 중국인들은 그 나라를 선선(鄯善)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 소왕국은 타림강의 끝자락에 형성된 노프노르 호수(Lop-nor, 羅布泊)를 근거지로 삼아 생활을 했다. 북쪽의 흉노족과 서쪽의 한족 국가가 강성해 졌다. 누란왕국은 두 나라의 눈치를 보며 살다가 흉노와 한()나라가 돌아가며 오아시스를 점령하자 그곳을 떠나야 했다.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의 타클라마칸 사막에 텐산산맥의 눈 녹은 물이 흐르는 타림강이 흐른다. 이 강은 서해바다로 흘러들지 못하고 타림분지의 저지대에 호수를 형성했다. 그 호수가 노프노르 호수다.

 

누란왕국(선선)의 위치 /위키피디아
누란왕국(선선)의 위치 /위키피디아

 

노프노르에 대한 기록은 중국 역사서에 자주 등장했다. 사마천의 <사기> 흉노전에 누란은 장안에서 5,000리 떨어진 소금 늪지(鹽澤)에 있다고 썼다. <한서>에도 포창해(蒲昌海)라는 호수가 언급되는데, 이 호수가 노프노르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고대 중국인들은 바닥에 있는 구멍에서 물이 흘러나와 호수가 형성되었다고 보았으며, 이 호수가 황하의 근원으로 보았다. 고대인들의 생각 가운데 타림강이 사막지대를 흐르면서 지하수를 통해 호수를 형성한 것은 맞지만, 황하의 발원지라는 내용은 틀린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대 중국인들은 이 호수가 300~400리에 이른다고 보았다. 미터법으로 계산하면 120~140km쯤 된다.

동진(東晋) 시대에 법현(法顯) 스님이 인도에 불법을 배우러 가던 길에 이 호수를 들렀다고 기록했고, 중국 원()나라 시대에 이탈리아 여행가 마르코 폴로도 로프노르를 서술했다.

 

타림강과 노프노르의 위치 /위키피디아
타림강과 노프노르의 위치 /위키피디아

 

서양인들이 이 호수에 관심을 가진 것은 청말(淸末)이었다. 1876년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Nikolay Przhevalsky)가 타클라마칸 사막에 와 2개의 호수를 발견하고 로프노르 호수라고 확신했다. 그는 로프노르가 옛날 지도보다 140km나 더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움직이는 호수설이 시작한다.

하지만 독일의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Ferdinand von Richthofen)이 프르제발스키가 로프노르라고 주장한 호수가 담수호이므로, 중국 고대사서에서 밝힌 소금호수가 아니라, 새로 생긴 호수라고 반박했다. 이 독일인은 옛 지도에 그려진 호수의 위치 근처에서 4개의 작은 호수와 누란의 유적지를 발견했다.

그후 리히트호펜의 제자인 스웨덴인 스펜 헤딘(Sven Hedin)1901~1902년에 다시 탐사해 타림강이 주기적으로 수로를 바꾸고 1,600년을 주기로 남북으로 이동하는 떠도는 호수’(Wandering Lake)라는 설을 제기했다.

1928년에 이 호수의 면적은 3,100으로, 서울시 면적의 5배나 넓었다. 하지만 이 호수는 1962년 이후 말라 버렸다. 대신에 우기에 잠시 부분적인 늪지가 형성될 뿐이다. 청나라 말기 이후 계속된 온난화로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1935년 지도에서의 노프노르 호수 /위키피디아
1935년 지도에서의 노프노르 호수 /위키피디아

 

1980년대 중국과학원이 호수 바닥등의 흔적 등을 조사한 결과, ‘움직이는 호수설을 부정횄다.

최근엔 호수바닥에서 탄산칼륨 광산이 발견되기도 했다.

중국은 19641016일 이 곳에서 핵실험을 시작했고, 1967617일에는 수소폭탄 실험을 진행했다. 1964~1996년 사이에 이 일대는 45차례의 핵실험 장소로 사용되었다.

중국은 로프노르 일대를 군사적, 고고학적 이유로 통제하고 있다. 현재 일반인에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인공위성에서 본 노프노르 호수의 잔재 /위키피디아
인공위성에서 본 노프노르 호수의 잔재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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