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하마는 신혼여행지로 많이 가는 곳이다. 미국 플로리다 앞바다에 위치해 있는 섬나라로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미국의 돈 많은 부자들이 별장을 지어 놓고 요트를 즐기며 황제노릇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바하마는 18세기초 한때 해적공화국(1706~1718년)이 수립되었고, 현대에는 검은돈을 은닉하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tax haven)다. 해적과 조세회피처는 어쩌면 비슷한 점이 많다. 남의 재산을 갈취하는 해적들이 강대국의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소굴을 만들어 약탈을 일삼는 것이나, 선진국들의 감독망을 피해 부정한 돈을 몰래 숨겨 놓는 것이나 다를 게 없다.
바하마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다. 바하마에는 원주민인었던 루카야인이 살고 있었으나, 유럽인들의 침략 이후 멸절되고 말았다. 콜럼버스는 그가 방문한 바하마의 한 섬을 산살바도르(San Salvador)라고 이름지었다. 그후 스페인 식민지가 되었다가 영국의 지배 하에 넘어갔다.
1701년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이 벌어졌다. 프랑스 부르봉왕가의 필리프가 스페인 왕이 되면서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와 영국 왕가가 대항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영국의 해외영토를 침공했다. 그중 가장 만만한 것이 카리브해였다.
1703년과 1706년 두차례에 걸쳐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가 바하마의 나소(Nassau)를 공격했다. 영국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바하마 군도의 영국인과 군대는 일단 철수했다.
1706년 대서양과 카리브해를 떠돌던 영국 해적들이 바하마를 공격해 프랑스와 스페인 함대를 쫓아냈다. 그리고 그들은 그곳에 ‘해적 공화국’(Republic of Pirates)을 수립했다. 나소를 수도로 삼았다.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가 섬들을 되찾으려고 침공했지만, 해적들은 막아냈다.
1713년 스페인 왕위계승전쟁이 끝났다.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과 선원들이 실업자가 되었다. 그들은 해적공화국이 수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섬으로 찾아왔다. 한때 1,000명의 해적들이 우글거렸다고 한다.
해적공화국은 뚜렷하게 국가수반을 옹립한 정부조직이 아니었다. 힘있고 인기있는 해적두목들이 서로 패를 나누어 할거하고 있었다. 벤자민 호니골드(Benjamin Hornigold)와 헨리 제닝스(Henry Jennings)의 파가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라이벌들은 서로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
그들은 ‘플라잉 갱’(Flying Gang)이라는 연합조직을 만들었다. 그들은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갱단’이었다. 영국령 자메이카의 포트 로열(Port Royal)을 공격해 파괴하고 스페인 보물선 인양작업을 급습해 금을 빼앗았다. 그들은 유명세를 탔다.
바하마 해적들 중에 토머스 배로(Thomas Barrow)라는 자는 뉴프로비던스 섬을 차지해 스스로 프로비던스 총독에 올라 ‘제2의 마다가스카르’를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동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Madagascar) 섬은 유럽 해적의 소굴이었다. 그가 제2의 마다가스카르를 만들겠다고 하자 자메이카에 있던 해적 500~600명이 작은 범선을 타고와 참여했다.
배로는 카리브해의 프랑스와 스페인 점령지를 공격했다. 그들은 영국을 위해 공격을 한 것이 아니라, 약탈을 위한 것이었다. 영국은 처음에 가만 있었다. 해적들이 영국령을 공격해올 때까지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배로의 약탈질은 영국 정착자들에게도 피해가 갔다. 배로는 호니골드와 손잡고 카리브해 주변에 정착자들을 약탈했다.
드디어 영국정부가 해적 소탕에 나섰다. 1717년 영국 조지 1세는 모든 해적들에게 사면령을 내리고, 1년 내에 항복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우즈 로저스(Woodes Rogers)를 바하마 총독에 임명해 해적들이 항복하지 않을 경우 진압하라고 명령했다.
로저스는 1718년 7척의 전함을 이끌고 낫소에 도착했다. 호니골드와 많은 해적들이 로저스에 항복했다. 로저스는 호니골드를 앞세워 항복하지 않는 해적들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호니골드는 한때 자신의 부하들을 찾아가 항복을 설득했다. 그중에 일부는 달아났다. 호니골드는 탈주자들이 숨어 있을 곳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그들을 찾나내 체포했다. 1718년 12월 12일 체포된 해적 9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리고 바하마는 영국 정부의 지배하에 들어왔다. 해적공화국은 12년만에 와해되고 말았다.
바하마의 해적공화국에는 헌법이 없었다. 히지만 깃발은 만들었다. 검은 바탕에 해골과 두 개의 칼을 교차시킨 것이 그들의 깃발이었다. 영화나 만화에 많이 나오는 해적선 깃발이 이들의 깃발이었다. 공식적으로 국가나 정부라고 할수 없다. 국적은 영국인인데, 정부의 지배를 받지 않는 치외법권의 무법지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은 해적 강령은 가지고 있었다. 강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선원은 동등한 표결권을 가진다. 노획한 식료품과 술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깆고, 그것을 마음대로 이용할수 있다.
1. 모든 선원은 전리품을 공평하게 요구할수 있다. 옷가지는 필요하다면 하나 더 가질수 있다.
1. 동료의 보석이나 돈을 훔치는 자는 코와 귀를 자르고 무인도에 버린다.
1. 어린이와 여자를 데려와선 안된다. 만일 데려온 것이 발견되면 즉시 사형에 처한다.
1. 모든 선원들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자신의 총과 칼을 항상 정비해야 한다.
1. 촛불을 비롯해 모든 등불은 오후 8시에 소등한다. 이후 술이나 음식을 먹고 싶거든 불을 켜지 않고 갑판에 조용히 앉아 먹는다.
영국은 해적을 소탕한 이후 다시 바하마에 대한 지배력을 확립하고, 1783년 정식으로 식민지로 삼았다. 바하마 일대의 섬들은 19세기부터 미국인들의 관광지가 되었고, 이후 미국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1920년대에 미국에서 금주령이 실행되었을 때 바하마의 낫소는 밀수로 번영했으나, 1930년대 금주령이 폐지되자 몰락했다.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이 터지자 영국 정부가 친나치, 친독일 발언을 일삼은 에드워드 상왕(上王)을 불편하게 여겨 바하마 총독으로 보내버린 적이 있었다.
1964년 자치령이 되고 1973년 7월 10일 영연방의 일원으로 독립했다. 입헌군주국에 의원내각제로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다.
730개의 섬과 2,000여 개의 산호초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람이 거주하는 섬은 약 30개이다. 전체 면적은 1만3,878㎢으로, 전라남도 넓이쯤 된다. 인구는 2016년에 39만명이다.
뛰어난 기후조건으로 관광산업이 주를 이루며 노동인구의 반 이상이 관광업에 고용되어 있고, GDP의 75% 이상이 관광업에서 나온다. 주민의 대부분이 흑인이며 개신교도가 많고 영어를 공용어로 한다.
통화는 바하마 달러로 B$로 표시한다. 미국 달러와는 1:1 고정환율로 페그(peg)되어 있다.
바하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세 피난처다. GDP의 15% 정도가 여기서 나온다.
우리나라는 1973년 7월 바하마를 독립과 동시에 승인했고, 1985년 7월 8일 정식 수교했다. 주미 대사가 그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북한은 1991년 5월 16일 수교했고, 주 멕시코 대사가 그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