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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만 진주잡이 어민 타격…진주양식 성행, 중국이 생산 1위
진주 양식 성공한 미키모토, 쿠웨이트 강타하다
2020. 10. 05 by 김현민 기자

 

진주(眞珠)는 조개의 체내에 탄산칼슘(CaCO3) 성분이 구슬모양으로 형성된 결정체다. 은은하며 우아한 빛깔의 광택 때문에 고대부터 보석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역사 기록에 스리랑카(실론), 페르시아만에서 고대로부터 진주가 생산되었다고 전해진다. 마르코 폴로는 인도 남서부의 말라바르(Malabar) 왕국에서 왕을 만났는데 그 왕의 장신구에 값 비싼 104개의 진주와 홍옥으로 만들어진 묵주가 있었다고 했다. 중국인들은 한나라 시대부터 남중국해에서 진주를 채취했으며, ‘감추어진 영혼이라고 불렀다. 그리스인들은 번개가 바다로 들어갈 때 진주가 만들어진다는 전설을 전하고 있다. 1)

 

19세기까지 페르시아만이 진주 생산의 중심지였다.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레이트 연합(UAE) 해안은 진주잡이가 성행했고, 이 지역 수출의 75%를 차지했다. 하지만 1930년대 이후 페르시아만의 진주잡이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일본인에 의해 진주 인공재배가 성공했기 때문이다. 2)

 

미키모토 고키치(御木本幸吉) /위키피디아
미키모토 고키치(御木本幸吉) /위키피디아

 

미키모토 고키치(御木本幸吉)라는 일본인이 19세기말에 진주를 양식하는데 성공했다. 똑같은 품질이라면 당연히 채취가 어려운 자연산 진주가 폭락할 수밖에 없다.

미키모토는 1858년 가난한 우동집 장남으로 태어나 고생 끝에 쌀가게를 마련했으나, 진주를 양식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외딴 섬에 들어가 연구에 전념했다. 그가 진주 양식에 나선 것은 32살 무렵으로, 4년만인 1893년에 반원형 진주를 선보였고, 1905년에는 원형 진주까지 생산했다. 그는 세계최초로 특허까지 얻어냈다.

세계는 미키모토의 연금술에 경악했다. 보석의 대량생산을 인정할수 없다는 논란도 일었다. 런던과 파리의 보석상들은 교묘한 모조품이라며 양식진주를 오랫동안 배격했다.

불신과 기득권의 벽은 철저한 품질관리로 인해 무너졌다. 불량품에 대해 그는 엄격했다. 생산량의 90%를 불태워버리더라도 고급화 전략을 추진했다. 3)

그후 천연진주와 양식진주는 동일하다는 학계의 연구가 나왔다. 일본은 진주 수출 대국으로 떠올랐다. 왕족이나 부자의 전유물이던 진주는 덕분에 만인의 보석이 되었다.

그가 진주 양식에 성공한 섬은 일본 중부 미에현의 오지마(相島)였다. 이후 이 섬은 미키모토진주섬(御木本眞珠島)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프랑스 나폴레옹 3세의 황제비 외제니 드 몽티조가 쓰던 티아라 /위키피디아
프랑스 나폴레옹 3세의 황제비 외제니 드 몽티조가 쓰던 티아라 /위키피디아

 

미키모토에게는 큰 성공이었지만, 쿠웨이트와 UAE로서는 주력산업이 무너질 지경에 처했다. 가진 것이라고는 사막과 해안 뿐인 아라비아 토후국에서 천연진주 수출이 급감하고 사업자들은 줄도산을 당해야 했다. 해안에 즐비하던 진주잡이 배는 방치되고 잠수부는 유목생활로 돌아갔다.

그후 쿠웨이트와 UAE를 살린 것이 석유였다. 쿠웨이트에선 1938년에, UAE의 아부다비에선 1950년에 석유가 터졌다. 이들 국가에서는 진주를 얻었으나, 진주보다 더 고귀한 석유라는 자원을 얻게 되었다.

 

캐나다의 진주양식장 /위키피디아
캐나다의 진주양식장 /위키피디아

 

현재 전세계진주 거래의 99%가 양식진주다. 사람들이 고생해서 바다에 들어가 몇 개 안되는 자연산 진주를 잡으려 하지 않는다. 현재 세계 최대 양식생산국은 중국이고, 일본은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의 양적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 4)

 


1) Wikipedia, Pearl

2) Business Insider, Pearls used to make up 75% of the Persian Gulf's exports but now the centuries-old industry is vanishing

3) Wikipedia, Mikimoto Kōkichi

4) Wikipedia, Cultured 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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