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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답사
이집트식 이름에 이집트 여인과 결혼…총리 된 후 야곱과 형제들 불러
이집트화한 요셉, 형제들과 화해하다
2021. 01. 01 by 박차영 기자

 

고대 이집트에서 총리(Vizier)는 군주인 파라오(pharaoh) 다음의 2인자였다. 이집트 총리는 나라의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재무대신의 역할을 했다. 세금을 걷고 세수를 기록하고 나일강을 관리하고 마을의 대표들의 요구를 듣는 일을 했다. 그는 종합된 결론을 파라오에 보고하고 승인을 얻어 집행했다.

이집트왕 파라오가 가나안에서 막 굴러온 노예 출신 요셉을 총리에 올렸다는 스토리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집트 문헌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아시아 노예가 총리에 오른 기록이 없다고 한다. 이집트 총리 자리는 오랫동안 신하로 일한 사람 가운데 충성심이 확인된 사람에게 부여되는데, 근본도 모르는 죄수를 총리에 올렸다는 창세기의 설명은 이스라엘 족의 위대함을 과시하기 위한 성경 작가들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요셉이 파라오 밑에서 총리대신으로 사무를 보고 있는 그림(Sir Lawrence Alma-Tadema, 1874) /위키피디아
요셉이 파라오 밑에서 총리대신으로 사무를 보고 있는 그림(Sir Lawrence Alma-Tadema, 1874) /위키피디아

 

어쨌든 성경의 요셉 스토리를 부인할 증거도, 긍정할 증거도 없다. 다만 아시아계 힉소스 왕조의 후기 파라오가 같은 아시아계의 유능한 인물을 발탁했을 가능성은 있다. 성경의 서술을 따르면, 요셉이 파라오의 꿈을 해몽한 것이 총리로 발탁된 사유다. 요셉의 해몽은 7년 동안 이집트에 대풍이 들고, 그후 7년 동안 흉년이 든다는 것이었다.

7년간 흉년이 들면 정치적으로 대혼란이 발생한다. 고대든, 현대든 배고픔에는 장사가 없다. 이집트 문서에 7년 동안 나일강이 범람하지 않은 탓에 왕궁이 악에 물들었다는 설명이 있다. 곡식이 부족하고 과일이 마르고 먹을 것이 없어졌다. 고대 이집트의 왕조 교체는 대체로 기상 변화에서 발생했다는 고고학적 분석도 있다. 아시아계 힉소스의 침입을 받은 것도 이집트의 대응력이 약화된 상태였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기상을 예측하는 것은 현대과학으로도 어렵다. 요셉이 14년간의 기상을 예측한 것은 주님의 예지였다고 성경은 설명한다. 요셉은 그 대안도 제시했다. 요셉은 풍년기 7년 동안에 수확량의 20%를 걷어 흉년에 대비해 비축할 것을 권했다. 이 말을 듣고 파라오는 당신이 그 일을 맡으라며 요셉에게 총리 자리를 맡긴다.

요셉은 풍년이 7년간 지속될 때에 엄청난 곡식을 저장했다. 7년후에 흉년이 들기 시작했다. 요셉은 모든 창고를 열어 이집트 사람에게 곡식을 팔았다.

 

요셉이 형제들과 재회하는 모습 /위키피디아
요셉이 형제들과 재회하는 모습 /위키피디아

 

이 가뭄은 가나안에도 닥쳤다. 요셉의 아버지 야곱은 11명의 형제 가운데 막내 베냐민만 곁에 두고 10명의 형제로 하여금 이집트에 곡식을 사러 보냈다. 형제들은 요셉을 질투해 이집트에 팔아넘긴 죄가 있었다.

고센의 위치 /위키피디아
고센의 위치 /위키피디아

 

형제들간의 질투와 갈등, 화해 과정을 성경은 드라마틱하게 풀어냈다.

형제들은 요셉이 이집트 총리인줄 모른다. 요셉은 그들에게 곡식을 주고 돈을 돌려준다. 그리고 은잔을 곡식 자루에 넣는다. 요셉은 병사들을 시켜 형제달이 산 곡식자루를 풀어헤쳐 은잔이 있음을 밝혀내고 그들이 훔쳤다고 다그친다. 그리고 아버지 곁에 있는 베냐민을 데려오게 한다. 형들은 베냐민을 데리고 이집트로 간다. 그제서야 이집트 총리는 자신이 요셉이라고 밝히고 화해를 한다. 그 후 아버지 야곱을 이집트로 모셔온다. 부자가 상봉한다. 파라오도 야곱의 야곱의 식솔을 환영한다.

절대왕정 국가에서 총리가 가족들을 보살피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야곱의 가족은 고센(Goshen)에 거주한다. 고센은 나일강 삼각주 가운데 동북쪽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곳은 힉소스 정권이 권력을 지탱하던 기반이었다. 야곱의 가족이 이집트에 이주한 후 이곳에서 430년간 거주한다. 모세가 이스라엘족을 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곳도 고센이었다.

 

요셉은 이집트화한다. 총리가 되었으니 이집트화하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요셉이 파라오 앞에 갈 때 수염을 깎고 옷을 갈아입었다는 대목(창세기 41:14)이 그 예다. 유대인은 왕에게 나갈 때 수염을 깎지 않는데 요셉은 수염을 깎고 이집트 옷을 입은 것이다.

파라오는 요셉에게 사브낫바네아(Zaphnath-Paaneah)라는 이집트식 이름을 지어주었다. 해몽자란 의미다.

또 파라오는 요셉에게 이집트 여자를 아내로 주었는데, 그녀가 아스낫(Asenath)이다. 아스낫은 온(On)이란 곳의 제사장 보디베라(Potipherah)의 딸이다. 온은 헬리오폴리스(Heliopolice)라는 곳으로, 카이로 북쪽 8km 근처에 있는 태양의 신 숭배 중심지였다. 이교도 사제의 딸을 아내로 맞은 것이다.

요셉은 아스낫과의 사이에 므낫세(Manasseh)와 에브라임(Ephraim) 두 아들을 낳는다. 요셉의 아버지 야곱은 두 손자에게 축복을 내려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인다. 이 두 아들이 나중에 삼촌들과 대등한 자격으로 12지파 가운데 2개 지파를 형성한다.

 

이집트의 바르 유세프 운하 /위키피디아
이집트의 바르 유세프 운하 /위키피디아

 

이집트 나일강 하류에 고대에 만들어진 바르 유세프(Bahr Yussef) 운하가 남아 있느데, 그 뜻은 요셉의 운하’(waterway of Joseph)라는 뜻이다. 요셉이 이집트 총리를 할 때 건설한 운하인지 확인되지 않지만, 그가 이슬람에서도 선지자로 추앙받기 때문에 아직도 그의 이름이 이집트에 남아 있다.

 

이집트 파라오가 야곱 가족을 환영하는 그림 (James Tissot, 1900) /위키피디아
이집트 파라오가 야곱 가족을 환영하는 그림 (James Tissot, 1900)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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