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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답사
모세는 야훼의 대리인…아론이 초대 제사장, 2대는 아론의 셋째 엘르아살
제사장 몫은 왜 모세가 아니라 아론에게 돌아갔나
2021. 01. 14 by 박차영 기자

 

모세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모세는 이드로(Jethro)의 딸 십보라(Zipporah)를 아내로 맞아 게르솜(Gershom)과 엘리에셀(Eliezer)이란 두 아들을 두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자손의 초대 제사장은 모세가 아니라 형인 아론(Aaron)에게 돌아가고, 아론이 죽은후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Eleazar)2대 제사장에 오른다.

신정일치(神政一致)의 국가 또는 부족에서 제사장이 종교지도자이자 정치지도자다. 그렇다면 야훼와 만나 계시를 받고 그 계시에 따라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던 모세가 당연히 제사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성경에 모세가 제사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로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모세는 야훼의 대리인이었고, 제사장은 그 아래에 있었다. 따라서 제사장은 모세가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아론에게 돌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아론 (1646–1670) /위키피디아
아론 (1646–1670) /위키피디아

 

구약성경에 아론은 모세가 야훼를 만나는 장면에서 거명된다. 야훼가 어서 가서 이스라엘 후손들을 이끌라:고 하자, 모세는 주님, 죄송합니다. 저는 본래 말재주가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입이 둔하고 혀가 무딘 사람입니다.”고 머뭇거렸다. 그러자 야훼는 너의 형 아론이 있지 않느냐. 나는 그가 말을 잘 하는 줄 안다. 너는 그에게 말하여 주어라.”고 말한다.

즉 모세는 말재주가 없는데, 말을 잘하는 아론의 입을 통해 야훼의 말을 전달케 한 것이다. 아론은 모세의 대변인으로 출발한다.

 

아론은 출애굽기에서 레위기, 민수기에 걸쳐 여러차례 등장한다. 아론은 모세가 이집트 파라오를 만나 설전을 벌일 때 늘 모세의 곁을 지켰다. 아론이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는 뱀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였다. 이집트 마술사들이 그 기적을 따라했으나 아론의 뱀이 그들의 뱀을 삼켜버렸다. 또 아론은 신이 이집트에 열 가지 재앙을 내릴 때도 모세의 곁에 있었다. (출애굽기)

 

모세의 아내 십보라와 두 아들(Pietro) /위키피디아
모세의 아내 십보라와 두 아들(Pietro) /위키피디아

 

아론은 우유부단하고 질투심이 강한 인물로 묘사된다.

모세가 시나이산에 올라 야훼를 만나 계시를 들을 때, 이스라엘 후손들이 아론에게 금송아지를 만들자고 했다. 아론은 여자들의 금고리를 모아 그것을 녹여 금송아지를 만들었다. 모세가 산을 내려와 이를 보고 노여워하자 아론은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 놓는다. 모세는 레위지파를 동원해 이스라엘 백성 3천명을 죽였지만 형 아론에 대해선 별다른 처벌을 하지 않는다.

 

모세와 에티오피아인 아내(Jacob Jordaens, 1650) /위키피디아
모세와 에티오피아인 아내(Jacob Jordaens, 1650) /위키피디아

 

민수기 12장에 애매한 표현이 나온다. 모세가 구스(Gush)의 여인을 데려왔는데, 모세의 형 아론과 누나 미리암이 구스 여인을 아내로 맞았다고 모세를 비방했다. 구스는 에티오피아를 말하는데, 이 구스의 여인이 모세의 아내 십보라를 의미하는지 또다른 아내인지는 불명확하다. 앞서 출애굽기에서 십보라가 미디안의 여인이라고 한 점에서 구스의 여인은 모세의 또다른 아내인 것 같다.

이때 야훼는 미리암과 아론을 불러 이렇게 말한다. “나와 모세는 얼굴을 마주보고 말한다. 명백하게 말하고 모호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는 나 주의 모습까지 볼수 있다. 그런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두려움 없이 나의 종 모세를 비방하느냐.”

야훼는 모세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미리암만 벌을 내렸다. 미리암이 악성피부병에 걸린 것이다. 하지만 아론은 처벌하지 않았다.

 

아론은 엘리세바(Elisheba)와 결혼해 나답(Nadab)과 아비후(Abihu), 엘르아살(Eleazar), 이다말(Ithamar)의 네 아들을 두었다. 그런데 첫째와 둘째 아들이 야훼의 노여움을 사 죽는다.

아론의 첫째와 둘째 아들이 죽은 이유가 불분명하다. 레위기 10장에는 두 아들이 제각기 자기의 향로를 가져와 거기에 불을 담고 향을 피웠는데, 그 불은 야훼가 금지한 불이라고 설명한다. 그 불이 어떤 불인지 성서학자들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야훼 앞에 불을 붙이자 불이 나와 두 아들은 야훼 앞에서 죽어버렸다. 첫째와 둘째 아들이 죽었기 때문에 셋째 아들 엘르아살이 제사장을 이어받게 된다.

민수기 17장에는 아론의 지팡이에서 싹이 자라 살구가 열렸다고 한다. 그래서 꽃이 피는 정원수들 중에는 '아론의 지팡이(Aaron's rod)'라고 불린다.

 

아론의 지팡이에 싹이 났다. (Augustin Hirschvogel) /위키피디아
아론의 지팡이에 싹이 났다. (Augustin Hirschvogel) /위키피디아

 

아론은 끝내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다. 이스라엑 족속이 이동하는 중에 호르산(Mount Hor)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아론은 123세의 나이로 조상 곁으로 갔다.

모세는 야훼의 지시를 받아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호르산으로 올랐다. 그곳에서 모세는 아론의 옷을 벗겨 그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입혔다. 2대 제사장을 선임한 것이다.

아론은 산꼭대기에서 죽었다. 모세와 엘르아살은 산에서 내려왔다. 아론이 세상을 뜬 것을 알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론을 애도하여 30일 동안 애곡했다. (민수가 20: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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