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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치하 남양군도 거점…50년간 미국에 해양주권 내주고 독립

태평양 섬나라①…일본어가 공용어인 팔라우

2019. 05. 08 by 아틀라스

팔라우(Palau)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태평양의 섬나라다.

팔라우 군도가 서양인들에게 처음 소개된 것은 1522년 스페인의 제주이트 선교단에 의해서다. 그후 스페인은 필리핀 주둔 사령관의 관할 아래에 두었다.

1899년 스페인이 미국과의 전쟁에 패하자, 독일에 매각했다. 독일은 캐롤라인 군도와 마샬군도, 뉴기니섬의 일부를 합쳐 태평양 군도의 4분의 1을 통치했다.

독일이 1차 대전에서 패하자, 일본이 1919년 베르사이유 조약에 따라 팔라우 군도와 마샬 군도를 국제연맹의 위임통치령으로 지배했다. 일본은 팔라우와 마샬 군도를 남양군도라고 이름짓고, 1922년 팔라우의 코로르(Koror)에 남양청(南洋廳)이라는 통치기관을 설치했다. 남양청은 행정과 사법 업무를 관할하며 현지에 일본어 교육을 실시했다. 1944년 5월 남양청에 의해 팔라우 섬에 강제 동원된 한인노무자는 334명이었고, 그중 151명이 현지에서 사망했다.

태평양 전쟁 기간 중에 1944년 11월 펠렐리우 전투(Battle of Peleliu) 전투에서 미군이 승리한 후 군도를 점령했다. 이 전투에서 일본군이 1만여명이 사망하고, 미군도 2,300명이 죽어나갔다. 그후 미국은 1947년 국제연합에 의한 신탁통치령으로 지배했다.

1979년 미국은 마샬군도, 미크로네시아 군도, 팔라우 군도, 캐롤라인 군도를 합쳐 하나의 나라로 독립시키려 했지만, 팔라우와 마샬군도, 캐롤라인 군도가 참여를 거부했다.

1980년 7월 팔라우인들은 독립국을 세우기로 하고, 헌법을 채택했다. 헌법에는 미국이 태평양 섬에서 실시하는 핵실험을 반대하는 내용의 비핵화 조치를 담았다.

하지만 미국은 선선히 태평양의 섬나라들에게 독립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독립은 인정하되, 국방과 지역방위를 미국이 쥐겠다는 의도였다.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 기득권을 유지하며 태평양 국가로 남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었다.

1982년 미국은 경제원조를 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국방과 안전보장권을 갖는 내용의 자유연합협정(CoFA: the Compact of Free Association)을 팔라우 임시정부와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미 해군은 50년간 협정체결국 해양을 자유롭게 통과할수 있다. 한마디로 바다는 미국의 것, 땅만 가지고 독립하라는 셈이다.

하지만 협정은 1983년부터 1990년까지 7차례에 걸쳐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계속 부결되어 팔라우는 세계 최후의 신탁통치령으로 남게 되었다. 1993년 11월 주민투표에서 이 협정이 68％의 지지로 승인되어 1994년 10월 1일 미국으로부터 독립국의 지위를 획득했다.

팔라우 독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은 일본인 2세라는 점이 특이하다.

나카무라 쿠니오(中村國雄, Kuniwo Nakamura)의 아버지는 일본이 남양군도를 통치하던 시절에 팔라우 코로르에서 추장의 딸과 결혼한 일본인이었다. 팔라우가 미군에 점령되자, 그는 두 살때에 가족을 따라 일본으로 귀국했다가 식량부족과 차별대우로 다시 팔라우로 돌아왔다. 팔라우는 모계사회이기 때문에 그는 팔라우인으로 받아들여졌다. 어려서 일본으로 귀국해

일본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는 28세부터 정치에 뛰어들어 미국의 위임통치가 끝나지 않은 1989년에 부통령에 올랐다가 1992년 선거에서 당선되었고, 그후 연임에 성공, 2000년까지 8년간 집권했다. 그가 재임하던 기간에 팔라우는 정식으로 미국으로부터 독립하고, 그해 유엔에도 가입했다.

팔라우는 일본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유일한 비일본 국가인데, 이는 나카무라 덕분이다.

정식명칭은 팔라우공화국(Republic of Palau)이며 벨라우(Belau)라고도 한다. 벨라우는 현지어로 마을이란 뜻이다.

약 34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1993년 이후 미국과 체결한 자유연합협정(CoFA)에 따라 50년간 국방과 안보를 미국이 책임진다.

섬들을 합친 총면적은 458㎢이며, 9개 섬에만 사람이 거주한다.

인구는 2016년 기준으로 2만1,500명이며, 인구의 65%가 과거 수도였던 코로르(Koror)에 거주한다. 현재 수도는 멜레케오크(Melekeok)다.

정치체제는 대통령 중심제 공화제이며, 의회는 양원제로 임기 4년의 상원(9석)과 하원(16석)으로 구성된다. 16개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통적 추장들이 회의체(Council of Chiefs)를 구성해 대통령과 정부에 전통법, 관습, 헌법·법률과의 관계 등 전통과 관습 보전을 위한 문제 전반에 조언할 권한을 지닌다.

화폐는 미국 달러(USD)를 사용하고 있으며, 공용어는 영어, 일본어, 팔라우어 등이다. 종족은 팔라우인 72,5%, 필리핀인 16.3%이며, 중국인, 일본인 등 아시아인, 백인등이 소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3월 22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주 필리핀 대사가 그 업무를 겸하고 있다. 북한과는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