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뉴스

A 아틀라스뉴스

공산권 붕괴

소련 70년②…백군과 연합군의 반격 격퇴, 4개 공화국으로 연방 구성

볼셰비키, 내전에 승리…1922 소련 창설하다

2021. 04. 03 by 김현민 기자

러시아의 옛제국은 극동시베리아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핀란드까지 지배했다. 1917년 로마노프 왕가가 밀려나고 권력의 공백을 틈타 볼셰비키 정권이 탄생하자, 옛 러시아제국 뿐 아니라 전세계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최초의 저항은 쿠데타 혐의로 감옥에 갇혀 있던 직전 총사령관 라브르 코르닐로프였다. 그는 1917년 11월 감옥에서 탈출해 돈강 지역으로 가 자신의 출신인 코사크족(Cossacks)과 마하일 알렉셰프 장군과 연계했다. 그는 그곳에서 4,000명의 의용군으로 백군(White Army)을 조직해 볼셰비키 정권에 대항했다.

볼셰비키는 코르닐로프를 반역자로 규정하고 군대를 파견했다. 이듬해 2월 볼세비키의 적군(Red Army)은 코르닐로프의 거점을 점령하고 저항군을 남쪽으로 밀어붙였다. 코르닐로프는 1918년 쿠반의 수도 에카테리노다르에서 교전 중에 적군의 포탄 파편에 맞아 사망했다. 그의 잔여세력은 안톤 데니킨(Anton Denikin)에게 지휘권을 이양하고 저항을 계속했다.

초기 볼셰비키 정권을 취약했다. 수도 페트로그라드와 모스크바, 키예프 등 주요도시는 장악했지만, 지방에까지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독일과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독일군은 러시아의 권력 공백을 이용해 깊숙하게 밀고 들어왔다.

이때 레닌은 외적과의 싸움을 중단하고 내부의 적을 소탕하기로 결심한다. 트로츠키가 호응했다. 니콜라이 부하린(Nikolai Bukharin)과 같은 강경파들은 독일과의 단독강화에 반대했다.

레닌은 단독강화를 밀어붙여 1918년 3월에 독일-오스트리아 동맹국과 브레스트-리토프스크(Brest-Litowsk) 조약을 체결해 전선에서 발을 뺀다. 조건은 굴욕적이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점령한 지역을 넘겨준다는 조건이었다. 러시아 인구의 4분의1이 거주하고 공업 및 농업의 3분의1을 생산하는 차지하는 영토를 적에게 넘겨준다는 정전협정은 사회혁명당은 물론 러시아 민족주의자, 군부를 자극했다. 그동안 중립적이던 러시아인들이 볼셰비키에 등을 돌리게 됐다.

반혁명의 불길은 우연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러시아군에 배속되어 있던 체코와 슬로바키아 군대가 더 이상 전쟁을 치를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들은 서부전선으로 가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와의 전쟁을 계속할 계획이었다. 체코슬로바키아 군단은 볼셰비키와 협정을 맺어 귀환을 약속받았다. 그들은 독일 점령지를 피하기 위해 시베리아철도를 타고 극동으로 가서 블라디보스톡에서 배를 구해 유럽전선으로 갈 요량이었다.

1918년 5월 3만5,000명의 정예부대가 첼랴빈스크(Chelyabinsk)에 집결해 열차를 기다리던 중에 볼셰비키 군대가 무기를 압수하려 하자 두 조직 사이에 무력충돌이 발생했다. 체코 군단이 오합지졸의 볼셰비키군을 가볍게 제압했다. 그들은 열차에 분승해 동쪽으로 이동해 나갔다.

체코군단이 시베리아철도를 장악하자 볼셰비키의 지방통제력이 극도로 약화되었다. 이 무렵 제헌의회에서 쫓겨난 사회혁명당 세력이 볼가강 유역 사마라(Samara)에 집결해 코무치(Komuch) 정권을 수립했다. 이들은 알렉산드르 콜차크(Alexander Kolchak) 제독을 정부 수반으로 선출했다.

남쪽에서는 데니킨이 코사크족을 끌어들여 백군을 재조직하고, 북상했다.

레닌과 트로츠키는 내전에 대비하고 있었다. 볼셰비키 지도부는 내전을 통해 계급의 적을 파괴하고 군사적, 정치적으로 권력을 강화할 야심에 불탔다. 볼셰비키는 전국에 징집령을 내리고 식량을 통제했다. 그들은 곡물전쟁에 반대하는 농민을 지주계급인 쿨라크(kulak)로 규정하고 탄압했다. 사회혁명당의 지지세력을 뿌리뽑기 위한 전략이었다.

볼셰비키의 적군이 반혁명 백군에 비해 유리했다. 볼셰비키는 인구밀집지역을 장악하고 있는데다 유럽지역에 집중된 철도망을 통제했다. 이에 비해 백군은 분산된데다 서로 연합전선을 취하지 못했다. 또 볼셰비키는 “인민을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이 있었는데 비해 백군 지도부는 그에 맞서는 명분을 갖지 못했다.

1918년 11월 1차세계대전이 종전하면서 연합국은 세계최초로 수립된 공산국가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연합국은 백군에 무기를 지원하고 군대를 보냈다.

연합국의 지원으로 콜차크의 백군은 한때 40만의 군대를 이끌고 1919년 3월에 볼가 유역으로 공격해 들어왔다. 하지만 볼셰비키의 적군은 반격에 나서 그해 여름에 콜차크 백군을 격파했다.

데니킨의 백군도 모스크바 근처까지 진격했으나, 적군의 반격으로 퇴각했다. 1919년말경에 백군은 거의 소멸하고, 극동시베리아에 잔여세력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내전 기간에 북서부 국경지역에 대한 통제를 상실했다. 핀란드 의회는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직후인 1917년 12월 독립을 선언했고, 레닌은 곧바로 핀란드의 독립을 승인했다. 힘이 미치지 않았던 것이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등 발트3국은 독일 점령지였다. 독일은 이 지역을 러시아와의 완충지대로 삼을 생각이었다. 3개국은 1918년 독립해 1939년 소련에 편입될 때까지 20여년간 독립을 유지했다.

독일 점령지였던 폴란드도 1918년 독립했다. 폴란드는 16세기 번영기 때의 영토를 회복한다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시를 공격했다. 처음엔 폴란드가 우세했다. 내전에 몰두했던 볼셰비키는 폴란드와 전쟁할 여력이 없었다. 1920년 여름, 내전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볼셰비키는 폴란드 전선에 병력을 집중 투입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시를 되찾고 바르샤바를 압박했다. 러시아와 폴란드는 1921년 9월 리가(Riga) 조약을 체결해 전쟁을 중단했다.

이로써 볼셰비키는 서부의 5개국을 잃었다. 중앙아시아, 카프카즈에서는 볼셰비키가 승리했다.

볼셰비키는 이제 남은 공화국들을 추슬러야 했다.

내전 기간 중에 8개 공화국이 지방에서 정부를 구성하고 있었다. 우크라아나, 벨라루시,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그루지아의 5개국에는 소비에트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중앙아시아에는 호레즘과 부하라에 소비에트 정부가 세워졌고, 시베리아 치타에 극동공화국이 별도로 존재했다. 러시아 소비에트정부까지 9개 정부였다.

레닌은 6개 공화국 정부의 연방을 구성할 것을 제의했다. 1922년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그루지아 등 카프카즈 3개 공화국은 자카프카즈 연방을 구성하기로 했다.

1922년말 러시아 소비에트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시, 자카프카즈와 연방을 창설하는 협상에 들어갔다. 그해 12월 23일,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 제10차 전러시아소비에트 대회가 열렸다. 대회에서 "러시아 연방, 우크라이나, 자카프카스 연방, 벨로라루시 공화국이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연방'으로 통합하는 데 찬성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이 결의안은 12월 28일 비준되어 마침내 소련이란 연방국가가 탄생하게 된다.

중앙아시아와 극동공화국은 러시아에 흡수 통합되었고 중앙아시아는 러시아공화국 내 자치공화국으로 남겨두었다.

<참고문헌>

Wikipedia, Russian Civil War

Wikipedia, Treaty on the Creation of the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