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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이야기
고대 로마의 국경, 운하로 라인강과 연결…훈족, 마자르족, 몽골, 투르크 공격 받아
다뉴브에 아리랑이…부다페스트의 아시아 인연
2019. 06. 04 by 김현민 기자

 

누가 선창하는지는 모른다. 유람선 사고가 난 부다페스트 마르기트 다리 위에는 헝가리 시민 수백명이 추모의 노래로 아리랑을 부른다. 특파원들이 찍은 영상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했다. 구조팀에 의해 희생자 시신이 하나둘 확인되고 있지만, 아직도 강바닥 어디엔가 있을 희생자을 생각하면 그들이 부르는 아리랑이 애잔하기만 하다. 발음은 서툴지만 정서는 나라와 민족을 뛰어 넘어 교감되고 있음을 느낀다.

 

헝가리(Hungary)훈족(Huns)의 땅이라는 의미다. 훈족은 고대에 몽골고원에서 발원해 중국 한()나라의 압박에 서쪽으로 진출해 헝가리 땅에 거점을 형성했다. 5세기에 아틸라(Attila)라는 족장에 의해 로마 제국의 수도를 공격하기도 했다. 훈족의 공격로에 있던 이탈리아인들이 바다로 도망쳐 형성한 도시가 물의 도시 베네치아다.

훈족은 동양에서 흉노(匈奴)라 불렸다. 흉노족의 일파는 동쪽으로 이동해 우리나라의 김()씨의 조상이 되었다는 견해가 학술적 입증을 얻어가고 있다. 신라 김씨 왕릉에서 흉노의 유물과 비슷한 것들이 발굴되었고, 신라 김씨의 시조 김알지가 흉노족 휴도왕(休屠王)의 태자 김일제(金日磾)의 후손이라고 한다.

 

다뉴브강 /위키피디아
다뉴브강 /위키피디아

 

다뉴브강(Danube River)은 영어식 표현이다. 독일어로는 도나우(Donau), 체코어로 두나이(Dunaj), 헝가리어로 두나(Duna), 세르비아어·불가리아어로 두나브(Dunav), 루마니아어로 두너레아(Dunărea)인데, 모두 라틴어 두나비우스(Dunavius)에서 유래한 한뿌리의 표현이다.

유럽에서는 길이 1,770km, 유럽에선 러시아의 볼가(Volga)강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강이다. 유역면적은 801,463으로, 한반도의 네배쯤 되는 광활한 지역을 흐른다. 다뉴브 강은 알프스 독일 사면의 해발고도 1,000m 되는 슈바르츠발트 산지에서 발원한다.

강이 지나는 나라만 해도 독일에서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몰도바, 우크라아니까지 10개국이나 된다. 다뉴브강을 끼고 린츠, 비엔나,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 등 동유럽의 유명한 도시들이 형성되어 있다.

강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국경을 동쪽으로 흐르다가 북상해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 일대 길이 약 300km, 면적 4,300에 이르는 대삼각주를 형성하고 흑해로 흘러든다.

 

다뉴브 강 발원지중 하나인 독일 브레그(Breg) 발원지 /위키피디아
다뉴브 강 발원지중 하나인 독일 브레그(Breg) 발원지 /위키피디아

 

로마제국 시절에는 독일 라인강과 함께 제국의 국경이었다. 다뉴브와 라인강 서남쪽은 로마제국, 그 북동쪽은 오랑캐 민족인 게르만족의 영역이었다. 다뉴브 전선이 무너지면서 로마가 쇠약해졌고, 결국 다뉴브강 주변에 살던 민족에 의해 멸망했다.

14~19세기에는 오스만투르크가 이 강을 거의 전 유역을 장악했다.

 

운하로 연결된 다뉴브와 라인강 /위키피디아
운하로 연결된 다뉴브와 라인강 /위키피디아

 

다뉴브 강은 유량이 풍부하고 홍수기와 갈수기의 유량 변화가 적어 오랫동안 수상운송이 활발한 국제하천이다. 다뉴브 수운은 대형기선은 독일의 레겐스부르크까지, 소형기선은 울름까지 통행이 가능하다.

1992년에 라인-마인-다뉴브 운하(RhineMainDanube Canal)가 개설되어 흑해에서 다뉴브, 마인, 라인강을 거쳐 대서양으로 나갈 수도 있다.

다뉴브 강은 대형선박의 운항이 가능하기 때문에 철강등 중후장대 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특히 다뉴브 강 유역은 경치도 아름답고, 도시 풍경이 좋아 유람선이 많이 뜬다. 한국 관광객들은 이 경치를 보려 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부다페스트 야경 /위키피디아
부다페스트 야경 /위키피디아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Budapest)는 동유럽 최대의 도시로, 1873년에 다뉴브강 서편의 부더(Buda)와 동편의 페슈트(Pest)가 합쳐져 형성한 도시다. 부다페스트는 로마 제국이 국경방어를 위해 만든 도시로, 역사가 깊다.

부다페스트는 유럽의 동쪽 중심지이기 때문에 아시아 족의 침입을 많이 겪었다. 5세기에 훈족이 침입한데 이어 서기 900년경 오늘날 헝가리인들의 조상인 마자르(Magyar)인들이 침공했다. 마자르족은 우크라이나 초원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아시아계 민족이다. 이들이 만든 왕국이 헝가리 왕국이다.

이후 칭기스칸의 손자인 바투가 이끄는 몽골군이 침략해 페스트를 점령했다. 그 이후 15세기 이후 아시아 돌궐계인 오스만투르크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았다.

 

다뉴브 강 유역 /위키피디아
다뉴브 강 유역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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