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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이야기
아프리카 최대 르네상스댐에서 전력생산…이집트 반발, 수단 침묵
에티오피아, 이집트 젖줄 나일강에 통제력 갖다
2022. 02. 21 by 박차영 기자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Aida)1871년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이 오페라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오랫 물 분쟁에서 소재를 따왔다. 내용은 나일강의 상류국인 누비아의 공주가 이집트군의 침공으로 포로가 되어 비련의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집트의 생존은 100% 나일강에 달려 있고, 오랜 역사를 통해 그 상류에 있는 수단과 에티오피아가 물길을 통제할 것을 두려워 했다. 상류에서 물 공급이 줄어들면 가뭄이 들고, 상류에 홍수가 마면 이집트는 범람했다. 1,200년전에 나일강 수위가 치명적으로 낮아져 카이로 인구의 3분의1이 사망한 적이 있다

 

일요일인 20, 에티오피아가 10년 이상 건설해온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 Grand Ethiopian Renaissance Dam)에서 전기를 생산했다. 이날 아비 아머드 총리는 디지털 스위치를 올리며 전기 발전의 개막을 알렸다.

에티오피아는 에너지 부족국가다. 이 댐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5,000MW, 이 나라 전력수요의 3분의2를 공급하게 된다. 총리는 이 전기가 에티오피아 인구 60%에게 빛을 가져줄 것이고, 연료를 구하기 위해 등에 나무를 지고 오는 우리 어머니들의 노동을 줄여줄 것이라고 감격해 했다.

르네상스 댐은 무려 45억 달러의 자금이 투자되었고, 저수지가 서울시의 3배인 1,800에 달한다. 이 댐은 2011년에 착공해 11년만에 전기를 생산했다. 댐의 크기는 아프리카 최대로, 하류의 아스원 하이댐(Aswan High Dam)보다 크다. 물을 저장하는데만 해도 5~15년이 걸린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의 위치 /위키피디아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의 위치 /위키피디아

 

나일강은 청나일(Blue Nile)과 백나일(White Nile)로 나뉜다. 백나일은 빅토리아호(Lake Victoria)에서 발원해 우간다, 남수단을 거쳐 북쪽으로 내려가고, 청나일은 아트바라(Atbara), 테케제(Tekeze)강 등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하는 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류에 흐르는 수량은 청나일이 80%를 차지하고, 백나일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이집트에게 에티오피아의 대형 댐은 핵 폭탄의 위력을 가진 물 무기로 등장했다. 수단도 마찬가지다. 그럴리 없겠지만 수단이 댐을 한꺼번에 방류하면 이집트와 수단은 물바다가 된다. 이집트와 수단은 잠재적으로 그런 위험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이집트는 댐 건설 초기부터 에티오피아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에티오피아가 댐에 물을 가두게 되면 하류에 물 공급량이 줄어들어 가뭄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에티오피아는 홍수철에만 물을 가두겠다고 했지만, 이집트는 에티오피아가 전략적으로 댐의 수문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분쟁은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되어, 중류국인 수단도 끼어들었다. 수단은 이집트 편에 섰다. 미국이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채 댐은 건설되고, 저수지에 물이 채워지기 사작했다. 그리고 이제 전기도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날 에티오피아 총리는 하류국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집트 외무부는 에티오피아가 나일강을 일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2015년의 3국 합의를 어겼다고 비난했다.

수단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수단은 에티오피아의 댐 건설로 자국 내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는 혜택을 얻기 때문에 득과 실이 상쇄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참고자료>

Wikipedia, Grand Ethiopian Renaissance Dam

Reuters, Ethiopia turns on the turbines at giant Nile hydropower 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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