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피플
러시아의 극우민족주의자…우크라이나 전쟁, 그루지아 병합 주장
북한 핵 보유 지지하는 푸틴의 사상가 두긴
2022. 06. 03 by 박차영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하는데 뒷받침한 이론가로 알렉산드르 두긴이 지목되고 있다. 두긴은 옛소련의 영광을 되살릴 것을 주장해 왔다. 2008년에 그는 독일 슈피겔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그루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를 점령하게 될 것이라며, “멀지 않아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도 러시아 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두긴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때 이미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필요성을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두긴(Aleksandr Dugin)은 지리학자이자 정치철할자다. 그는 러시아의 팽창을 지지하는 러시아 민족주의자의 리더로 꼽힌다. 그는 극우민족주의 정당인 민족 볼셰비키당 창당멤버의 일원이으며, 현재 유라시아 당의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지정학 이론은 푸틴의 대외정책에 활용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푸틴의 브레인으로 꼽히고 있다.

두긴은 미국과 영국이 중심이 된 범대서양주의(Atlanticism)에 맞서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유라시아주의(Eurasianism)을 주창했다. 그는 대서양주의의 정점에 미국이 있으며, 미국의 제국주의적 팽창에 맞서 대항할 것을 주장했다. 두긴의 이런 철학과 정치적 활동에 의해 2015년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 입국이 금지되었고, 그의 딸 다르야도 극우 인터넷 언론의 편집장이란 이유로 올해 3월에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명단에 올랐다.

 

알렉산드르 두긴 /위키피디아
알렉산드르 두긴 /위키피디아

 

두긴은 1962년에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고르바쵸프의 개혁과 개방시기에 20대를 보냈다. 그는 한때 반공노선을 걸었지만 이내 서방세계의 자유주의에 염증을 느껴 러시아 민족주의로 노선을 전환했다. 소련이 해체된 이후 1993년에 스탈린주의자인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와 함께 민족 볼셰비키당을 창당, 이론가로 활약했다. 그는 점점 사상적으로 보수적 이론에 경도되어 독일 나치주의에 빠져들었고, 공산주의자와 파시스트의 동맹을 주장하기도 했다.

1997년 두긴은 지리학과 정치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모아 지정학의 기초’(Foundations of Geopolitics)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신유라시아주의(Neo-Eurasianism)를 펼쳤다. 그는 미국과 영국이 중심이 된 대서양주의에 맞서 유럽과 아시아 대륙의 단결을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는 다소 이색적인 견해도 있다. 러시아의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독일에 넘겨주어 독일로 하여금 러시아와 연합하도록 한다. 프랑스는 독일을 지지하도록 하며, 영국을 유럽에서 분리시킨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아는 러시아에 합병되어야 한다. 미국에 반대하는 나라들과 동맹을 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이란을 핵심 동맹으로 삼아야 한다.

2000년 대선에서 두긴은 블라디미르 푸틴을 지지했다. 이후 두긴은 국립지리정치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푸틴 정권의 이데올로기적 바탕 및 외교정책에 대해 조언하는 이론가로 부상하게 된다.

 

두긴의 전략은 푸틴 정권에서 대외정책의 근간이 되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역사적으로 러시아 영토였다고 주장하고,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초 푸틴은 두긴의 주장을 실행에 옮겼다. 두긴은 또 러시아 정보당국이 미국내 다양한 세력을 부추겨 인종적, 사회적 갈등을 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지론은 러시아의 인터넷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두긴은 또 구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에 친러시아 인민정부를 수립하고, 이들 정부를 연합해 연방정부를 구성할 것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이 그의 주장에 따라 러시아와의 연방 결성을 요구하고 있다.

두긴은 더부룩한 수염을 상징으로 삼고 있다. 그가 제정러시아의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을 사로잡은 괴승 라스푸틴(Rasputin)을 닮았다고 해 푸틴의 라스푸틴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라스푸틴은 신의 섭리를 내세워 차르를 흔들었다면, 두긴은 지정학과 역사를 거론하며 푸틴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는 제5(Fifth column)이란 개념을 즐겨 사용한다. 5열은 외국, 특히 미국의 사주를 받은 스파이를 의미하는데, 러시아 내부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세력을 일컫는다. 그는 일부 정당, 언론에 미국과 서유럽의 사주로 움직이는 세력이 있고, 그들이 러시아를 흔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두긴은 한반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을 미국에 대항하는 중요한 나라로 보았다. 그는 한 온라인 비디오에서 김정은의 미사일은 우리의 미사일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을 지지하는 세력들을 즉각 규합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기타 정권에 우리의 핵무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자신의 자본주의적 팽창을 은폐하기 위해 북한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역설하며, 북한공산주의가 자본주의로부터 세계를 구제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미국에 대항하면서도 일정한 경제발전을 이룩했다고 판단했다. 두긴은 남한은 미국이 심은 기독굥 의해 전통주의가 사라졌지만 북한에는 고유문화가 살아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독재 정권에 시달리는 북한 인민의 가난과 억압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우리는 이런 사고방식에 함몰되어 있는 외골수 사상가가 러시아 최고권력자 푸틴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그 나라를 지지하는 서유럽과 미국에 대항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러시아의 신유라시아주의 칼끝이 구한말 때처럼 극동아시아를 향할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참고자료>

Wikipedia, Aleksandr Dugin

BBC, Russian nationalist thinker Dugin sees war with Ukraine

Action Institute, North Korea: Another ‘mode of developmen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