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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진행자' 기네스 세계기록…가수로 시작해 방송계 진출
“전국노래자랑” 송해, 95세로 세상을 떠나다
2022. 06. 08 by 이인호 기자

 

전국에 계신 노래자랑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그리고 국내외 모든 근로자 여러분들, 원양 선원 여러분, 또 이역만리 해외에서 내일의 희망 속에 열심히 살아가시는 해외 우리 동포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매주 일요일 낮 이렇게 시작하던 송해씨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수 없게 되었다.

현역 최고령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씨가 89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송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송해 측은 "식사를 하러 오실 시간이 지나 인근에 사는 딸이 자택에 가보니 쓰러져 계셨다"고 전했다.

 

송해는 1954년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70년 가까이 현역 방송인으로 활동해 왔다. 특히 1988년부터 최근까지 전국노래자랑사회자로 활약했다. 무려 34년간 국민의 일요일을 책임지며 우리나라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 사상 가장 오랫동안 진행을 맡은 인물로 기록되었다.

그는 지난 4월 말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었다. 그가 외치던 전구우욱~ 노래자랑~”은 국민의 귀에 메아리쳤고, 그로 인해 일요일의 남자라는 별명도 갖게 되었다.

 

.1927427일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해주음악전문학교에서 성악을 배웠다. 중국 군가를 만든 정율성이 설립하고 가곡 산유화를 작곡한 김순남이 가르친 학교다. 고인은 음악에 빠져서가 아니라 교복이 멋있어서 악기까지 사서 마련해 들어갔다고 했는데, 이 경험이 뒷날 연예계 생활의 발판이 되었다.

19511.4 후퇴 때 가족을 뒤로 하고 홀로 월남해 38개월간 군 생활을 했다. 육군 복무 중이던 195431, 국방부가 서울 시공관에서 개최한 ‘3.1절 기념 3군 일선 사병 군가 콩쿨 대회에서 우승했다.

제대 후 1955년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를 하며 본격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를 했는데, 공연 사이사이 입담을 살려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행사 진행 경험을 쌓게 됐다고 한다.

197511월부터는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진행을 맡았다.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다.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송해 /KBS 캡쳐
KBS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송해 /KBS 캡쳐

 

19885월부터 전국노래자랑사회를 맡았다. 그때 예순하나, 환갑을 지나 사회에서 은퇴한다는 나이였다. ’전국노래자랑은 요즘 유행하는 국민 참여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다. 세상을 뜰 때까지 34년간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의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송해가 곧 전국노래자랑이었고, 전국노래자랑이 곧 송해였다.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며 송해는 전국 팔도 안다녀 본 곳이 없다. 평양도 가고, 금강산도 갔다. 다만 그는 고향인 황해도 재령만은 가보지 못했다. 그는 눈 감기 전에는 반드시 고향인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무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코로나1920203'전국노래자랑' 현장 녹화가 중단된 뒤에도 스튜디오 촬영으로 스페셜 방송을 진행하며 '일요일의 남자'로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송해는 올들어 1월과 지난달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 3월에는 코로나에 확진되기도 했다.

그는 이달 52년여 만에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재개한 전국노래자랑 현장 녹화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부인 석옥이 씨는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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