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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8일 아프리카 스와질랜드(Swaziland)의 국왕 음스와티 3세(Mswati III)는 영국에서 독립한지 50주년을 맞는 기념식에서 “어딜 가도 사람들이 우리를 스위스(Switzerland)라고 부른다"며 오늘부터 나라 이름을 에스와티니(Eswatini)로 바꾸겠다"고 선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 사이에 있는 이 작은 나라는 이 개명천지에 아프리카 유일의 절대왕정을 꾸리고 있다. 이 나라에서는 국명을 바꾸는 중차대한 문제를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짐(朕)이 곧 국가”이므로, 국왕이 한번 선언하면 끝이다. 스와질랜드 왕국은 이날로부터 에스와티니왕국(Kingdom of Eswatini)으로 나라 이름을 바꾸었다.
에스와티니 왕국은 국왕이 언급한 것처럼 스위스와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바다가 없는 내륙의 소국이고, 주변에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문화와 통치방식은 스위스와 너무나 다르다. 국민의 26%가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고, 평균 기대수명도 58세로 짧다. 무엇보다 절대왕정 체제가 유지되다보니, 국왕 음스와티 3세가 15명의 왕비를 두어도 누구하나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 일부다처제가 합법적으로 허용되고, 권장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면적은 1만7,364㎢으로, 강원도만하다. 인구는 2016년 추정으로 134만명이었는데, 2017년 센서스에선 109만명이라고 집계되어 명확치 않다. 종족 구성은 스와지족이 97％이며, 기타 줄루족·통가족·상간족 및 유럽인이 소수여서 단일민족 국가나 다름없다. 공용어는 영어와 시스와티어(Siswati) 사용된다.
유럽인이 남아프리카에 들어오기 이전의 역사는 알려진 바 없으며, 네덜란드계 보어인과 영국인들이 정착하면서 스와지족 부족국가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한다. 19세기 중엽 므스와티 2세가 침략전쟁을 벌여 영토를 두 배로 확장해 오늘날의 국경선을 형성했다..
19세기 후반에 먼저 정착한 네덜란드계 보어인과 나중에 들어온 영국인들 사이에 남아프리카 식민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스와질랜드 왕국도 그 영향권에 들어갔다. 영국은 처음엔 스와질랜드의 독립을 보장했다. 그러다가 보어인들이 개입하자, 영국인-보어인-스와질랜드인의 삼자 통치 구조로 전환했다. 1903년 보어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스와질랜드를 보호령으로 삼았다. 그후 1906년 영국은 남아프리카 트랜스발 식민지(Transvaal colony)의 관할 하에 두었다.
소부자 2세(SobhuzaⅡ)는 1899년에 아버지 응와네 5세의 죽음으로 태어난 지 5개월도 안 되어 왕위에 올랐다. 그는 갓난아이였기 때문에 할머니 음들루니가 섭정을 하다가, 22살이 되던 1921년 친정을 시작했다. 그는 국왕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인 83년을 통치했다.
스와질랜드 독립은 소부자 2세의 역할이 컸다. 2차 대전 후 영국은 스와질랜드를 독립시키면서 입헌군주제를 실시하려 했다. 하지만 소부자 2세는 임보코드보 민족운동(Imbokodvo National Movement)이라는 친왕계 정당을 만들어 1967년 총선에서 모든 의석을 차지했다. 영국은 1968년 스와질랜드를 독립시키면서 현재의 국왕 체제로 인정하게 되었다.
일단 독립의 목적이 성취되자, 소부자 2세는 1973년 의회를 해산하고 본래의 절대왕정으로 돌아갔다. 이어 1978년에는 40개 부족에게 통치권을 허용하는 새로운 헌법을 공표했다.
소부자 2세는 1982년 83년 재위에 83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4년 후 그의 아들 음스와티 3세(Mswati Ⅲ)가 왕위를 이었다. 그 사이에 4년간은 어머니가 섭정 통치를 했다. 스와질랜드에는 국왕과 국왕의 어머니가 권력을 나눠 가지는 부족시대의 특이한 시스템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국왕은 사자를 의미하며, 국왕의 어머니는 암코끼리를 뜻하는데, 왕실 문장에 그려진 사자와 코끼리가 이 나라 권력의 이두체제(diarchy)를 상징한다.
음스와티 3세는 아버지가 해산시킨 의회를 복구시켰으나, 상원의원 30명중 20명은 국왕이 지명하고 10명만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하원 의원 65명 중 국왕 몫이 10명이고, 나머지 55명을 선거를 통해 뽑는다. 국무총리와 장관도 국왕이 지명한다. 음스와티 3세는 모든 정당의 활동을 금지시켰다. 국왕에 의한, 국왕을 위한, 국왕의 정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체제만큼이나 문화에서도 유럽의 영향으로부터 차단되어 있다.
일부다처제가 허용되어 있다. 스와지족 여성은 적어도 아이 다섯은 낳아야 하고, 남성은 가능한 많은 여성을 임신시키는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관습이 내려오고 있다. 결혼 관습이 없고, 많은 여성에게서 낳은 자녀들이 남성에게 귀속된다. 소수의 결혼한 사람도 복수 혼인의 관행을 행한다고 한다. 성폭력은 일반화되어 있고, 한 조사에서 고등학생의 18%가 강요된 첫경험을 했다고 대답했다.
일부일처제가 시행되지 않고 콘돔 사용 관행이 없는 탓에 이 나라의 가장 큰 고민이 에이즈다. 세계 최고의 감염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성인의 26%가 감염자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음스와티 3세는 2001년 9월부터 2005년 8월까지 18살 이하 모든 소녀들의 성관계를 금지하도록 선포했다. 하지만 시행 2개월 만에자신이 새로운 약혼자(열세 번째 부인)를 정했다는 이유로 이 결정을 폐지했다.
유엔개발계획(UNDP)는 2009년 보고서에서 현 추세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이대로 가면 국가 존립이 심각하게 위협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도는 음바바네(Mbabane)다. 기후는 아열대성기후로 주생산품은 설탕·펄프·철광·석면·석탄·감귤 등이다. 빈부의 차가 심하고 고용기회가 적어 많은 국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광산에 취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8년 11월 6일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대사가 그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북한은 스와질란드와 외교관계를 맺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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