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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군도 한복판에 위치…1816년 영국 선장이 다도해 장관을 보고 감탄

도리산전망대에 펼쳐진 다도해 파노라마

2022. 09. 07 by 이효웅 해양전문가

진도 앞바다 다도해 여행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상조도 여미리의 도리산전망대다. 해발 210m 도리산 정상에 만들어진 전망대에 올라서면 다도해의 장관이 360°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말 그대로 일망무제(一望無際), 사방을 둘러보면 바다와 섬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새떼 같다고 해서 조도군도(鳥島群島)다. 바다에 섬이 많다고 해서 다도해(多島海)다. 새집들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비취빛 바다 위에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띄엄띄엄 놓여 있다. 한 걸음에 건너 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관사도, 나배도, 주도, 맹골도, 소마도, 외병도, 내병도…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다. 조도군도는 유인도 35개, 무인도 119개 등 모두 154개의 섬들이 올망졸망 자리잡고 있다.

진도군은 2014년 46억원을 들여 도리산 정상에 전망대를 준공했다. 다도해를 한눈에 볼수 있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산은 낮지만 바다에서 바로 등산해야 하므로 걸어서 올라가면 다리가 팍팍하다. 3.5km 구간 중간 중간에서 약수터, 쉼터, 정자 등을 만날 수 있다. 전망대까지 시멘트길이 나 있어 자전거로 오를수도 있다.

지금부터 200여년전 이맘때 28세의 영국 선장이 이 섬에서 제일 높은 돈대산에 올랐다. 1816년 9월 9일이었다.

바실 홀(Basil Hall) 선장은 조도군도를 내려다 보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그는 다도해의 절경을 ‘지구의 극치’라며 극찬하며, 항해일지에 이렇게 썼다.

“우리는 남동쪽 섬에 있는 높은 산의 정상(북위 34° 20‘, 동경 126° 6’)에 올랐다. 해발 700~800 피트 높이에서 보는 섬들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우리는 섬이 몇 개인가 세려고 했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의 수를 헤아리기는 어려웠다. 우리가 센 수의 합계가 다양했다. 최소 120개의 섬을 세었다고 말하는 것이 이 멋진 광경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섬들은 대부분 크고 높다. 거의 모든 섬이 경작되고 그 형태는 다양했다. 동쪽과 북동쪽의 먼 섬들 위로 높은 땅이 솟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우리가 본 어떤 섬들보다 더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코레아의 본토였을 것이다.”

영국인들은 자기네들 마음대로 섬의 이름도 붙였다. 하조도는 앰허스트섬, 상조도는 몬트럴섬, 외병도는 샴록섬, 내병도는 지스틀섬 등이다.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전망대가 세워진 그해, 저 아래 맹골수도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