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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이야기

영국 시절엔 국경, 주권 반환 이후엔 인구 유입 억제…민주화 바람 차단 기능도

홍콩~중국 사이 검문소는 언제 사라질까

2022. 12. 03 by 박차영 기자

중국이 홍콩이 중국의 민주화운동을 억압하기 위해 2020년 홍콩에 대한 국가보안법을 제정했지만, 여전히 두 정치체제는 달리 운영된다. 1국2체제의 실험에 흠이 간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과 홍콩의 차별화가 유지되고 있다. 두 지역의 경제력 차이가 크고 각종 법률, 통화 등이 달리 운용되고 있다.

두 체제 사이에는 국경 아닌 국경이 있다. 중국본토와 홍콩 사이에는 육지에 30km의 철조망이 쳐 있고, 해상에 733km의 경계가 그어져 있다. 그 사이에 출입경사무소소가 있는데, 2021년 8월 현재 15개가 있었다. 이중 8개는 도로 위에 설치되었고, 4개는 페리부두에, 2개는 철도역에, 1개는 공항에 위치해 있다.

중국이 하나의 나라라고 하면서 홍콩 경계선을 막아 출입을 통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력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다. 홍콩의 소득이 본토보다 높이 본토 중국인들이 홍콩으로 대거 불법 이주하면 홍콩 노동시장에 큰 혼란이 생긴다. 이를 저지하자는 것이다.

홍콩과 중국 사이의 경계는 1997년 7월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이양되기 전부터 있었다. 홍콩은 1842년 1차 아편전쟁 결과로 맺어진 난징조약에서 영국이 홍콩 섬을 취득하면서 시작되었다. 2차 아편전쟁후 체결된 베이징 조약(1860)으로 영국은 주룽(九龍)반도를 추가로 얻었고, 1898년 홍콩 신계(新界)지역을 99년 임차조건으로 획득하면서 국경이 넓어졌다. 홍콩 면족의 86%를 차지하는 신계의 임차기간이 끝나고 영국이 홍콩 모두를 반환했다. 그후 국경선은 1국2체제의 경계로 남게 되었다.

홍콩과 중국 본토 사이에 있는 출입경사무소는 상이한 두 체제를 넘나드는 물자와 사람을 체크하고 감시하기 위한 곳이다. 주권을 이양받기 이전부터 있었던 출입국사무소는 이양 이후 25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본토와 홍콩의 경계에는 선전(深圳)시가 있다. 선전은 육지로 홍콩과 27.5km 접하고 있으며, 별도로 260km의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선전과 홍콩 사이에는 육로와 해상에서 자동차와 여행객의 출입을 점검한다. 여객이 주로 사용하는 국경 출입소는 뤄후(罗湖)항, 황강(皇岗)항, 푸톈(福田)항, 선전만(深圳湾) 항구다.

일종의 국경이기 때문에 출입소를 넘나드는데 일정의 절차가 필요하다. 중국 본토에서 홍콩에 입경할 때에는 출입경심사를 하고, 비자에 해당하는 통행증을 취득해야 한다. 매일 홍콩에 드나드는 열차 승무원도 이 절차를 밟아야 했다. 홍콩에서 본토로 가는 사람은 회항증이 있으면 자유롭게 왕래할수 있다. 회항증이 있으면 홍콩에서 30분쯤 전차를 선전에 가서 일을 보고 돌아올 수 있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선전과 중국 내륙 사이에도 경계선이 있었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하면서 1980년에 한적한 농촌이던 선전을 경제특구 1호로 지정하고 선진서 주변에 136km의 철제 울타리를 쳐서 특구와 다른 지역을 분리했다. 특구밖에 사는 주민들이 특구에 들어가려면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후 중국경제가 커지고 본토와 선전특구와의 경제적 격차가 좁혀들었다. 중국 정부는 2018년에 이 장벽을 제거했다. 중국당국은 이를 40년에 걸친 중국 개혁개방의 성과가 성공한 상징적 성격으로 설명한다.

그러면 홍콩과 선전시 사이의 경계는 언제 사라질까. 선전시와 내륙 사이의 경계가 없어진 것처럼 경제력 수준이 좁혀지면 홍콩 경계가 철거될 것인가. 그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화 정도의 격차일 것이다. 중국 당국은 민주화 요구를 꽁꽁 묶어 놓고 있다. 중국 본토와 홍콩의 경제력 수준이 좁혀진다 하더라도 중국의 자유화·민주화가 홍콩 수준으로 끌어올려지지 않으면 철조망을 걷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홍콩 철조망을 자유화를 막는 방패막이로 인식하고 있다.

<참고한 자료>

Wikipedia, Boundaries of Hong K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