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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록엔 조선이 선물했다고 전해져…학계에선 왜구의 약탈 가능성 제기
고려의 종은 어떻게 오키나와로 건너 갔을까
2022. 12. 15 by 김현민 기자

 

일본 오키나와 나하(那覇)에 있는 현립박물관에 구 나미노우에(波上宮) 조선종 용두라는 이름의 고려범종 종뉴(용두)가 소장되어 있다.

높이는 82.1cm로 자그마한 종이었는데, 종은 나미노우에 신사에 보관되어 있었다. 오키나와 현민들이 이 종을 아낀 덕분에 1908년에 일본 국보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이 종은 1944년 태평양전쟁 때 미군의 공습으로 파손되어 17.3cm의 종뉴만 남았고, 이것만 오키나와 현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종전 50주년을 기념해 1995년 이 종은 복원되어 현재 오키나와 현립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다.

이 종의 안내판에는 조선에서 전해졌다고만 기록되어 있다. 용두(龍頭)에 새겨진 명문은 퇴화군대종표(退化郡大鐘表)라고 되어 있는데, 톼화군은 고려시대 경북 흥해(포항시 흥해읍)에 해당한다. 명문에 새겨진 글을 해석하면 고려 초기인 광종 7(956)에 제작되었음을 알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종을 흥해대사종또는 흥해 고려종으로 부른다. 또 이 종은 956년부터 1944년까지 1천년의 긴 역사를 거쳤기 때문에 천년종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나미노우에 범종 /위키피디아
나미노우에 범종 /위키피디아

 

그러면 고려의 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키나와의 류큐국(球國)으로 갔을까. 이 종이 어떤 연유로 오키나와로 건너갔는지를 설명하는 문헌은 없다. 다만 일본의 신도기(神道記)바다에 종이 떠올라 소리가 울리므로 이를 건져 신전에 안치했다고 했다. ‘파상궁 유래기에는 종이 한 개 있는데, 무명으로 부처를 새기고, 지금 이 절에 소장하고 있다며 안치와 소장 사실만 전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공주대 윤용혁 교수는 흥해 고려종에 대한 역사적 연구 천년 종’(9561944)流轉‘(2014)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이 종이 고려말에 왜구에 의해 탈취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이 종에 대해 조선왕조가 선물로 준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1380~1381년 사이에 흥해 일대가 왜구의 침략으로 대대적으로 파괴되었으며, 흥해의 고려종은 이때 왜구의 손에 넘어가 일본으로 건너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류큐국은 불교왕국을 추구했기 때문에 이 종을 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미노우에 신사 /위키피디아
나미노우에 신사 /위키피디아

 

미국 내 일본 불교미술사 분야의 독보적 전문가인 셰리 파울러 미국 캔사스대학교 교수가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초청으로 1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한국-일본-류큐를 이은 가교: 일본의 두 고려 범종이란 주제의 특별 강연을 개최한다. 파울러씨는 10세기와 11세기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제작되어 류큐왕국과 일본으로 각각 건너갔던 나미노우에 신사의 범종(나미노우에 범종)’오노에 신사의 범종(오노에 범종)’ 이 각 지역의 문화사에 미친 영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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