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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외환보유액, 대외부채 규모에 대해 시장의 불신감 커져…미국에 추가지원 요청
[1997 국가부도④] 거짓말 하는 한국 정부
2019. 07. 20 by 김현민 기자

[1997 국가부도] 거짓말 하는 한국 정부

외환보유액, 대외부채 규모에 대해 시장의 불신감 커져

 

1997123일 한국정부가 IMF5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고 합의하고 서명을 했는데도, 한국 금융시장은 오히려 더 크게 흔들렸다.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 당국자들의 발표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당시 한국 경제수뇌부는 국제금융시장을 임기응변으로 속이려 했다. 하지만 시장은 속지 않았고, 그나마 남아있던 외국인 자금마저 이탈했다.

 

1997129일자 뉴욕타임스는 1면 머릿기사로 한국 정부가 미국과 일본의 조기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국 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 특파돼 있던 앤드류 폴락 기자는 임창렬 부총리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한국 정부가 악화되고 있는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IMF 지원 패키지에 들어있는 미국과 일본의 지원분을 빨리 달라고 협박 조로 압력을 넣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가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임부총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

미국과 일본이 한국을 지원해주기로 했으면, 기다리지 말고 초기 단계에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면 이곳의 시장은 안정될 것이다. 570억 달러의 구제금융자금을 더 늘릴 필요는 없다. 그것으로도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이 빨리 도와주어야 한다.”

달러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므로, 워싱턴과 동경에서 달러가 유입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미국과 일본)은 말로 서비스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의 경제) 정책에 충고만 하려하지, 돈은 조금도 주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한국 국민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라.“

 

IMF 패키지에 미국이 50억 달러, 일본이 100억 달러를 한국에 지원하기로 약속이 돼 있다. 그런데 조건은 IMF와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의 지원으로 부족할 경우 도와준다는 이른바 2선 지원(second line of defense)의 조건이었다. 요역하건데, 한국 정부의 희망은 IMF가 찔끔찔끔 도와주기보다는 한꺼번에 도와주길 바랬고, 미국과 일본이 2차 방어선에 있지 말고 전면에 나서달라는 것이었다.

임 부총리의 인터뷰 발언은 워싱턴의 재무부를 자극했다. 공식적인 채널로 자금 지원을 요구해도 시원치 않은 터에 신문 인터뷰를 통해 말을 흘리는 것이 분했고,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고 돈만 달라는 것이 못마땅했다.

 

자료 출처: The Korean Financial Crisis of 1997 - A Stratege of Financial Sector Reform (IMF)
자료 출처: The Korean Financial Crisis of 1997 - A Stratege of Financial Sector Reform (IMF)

 

한국의 실정은 절박했다. IMF와의 합의가 1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시장은 악화되고 있었다. IMF 실무진이 조사해보니, 12월초 한국은행의 가용외환보유액은 60억 달러에 불과했다. 얼마 전까지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가 뉴욕과 워싱턴에 와서 미국 투자자들에게 외환보유액이 300억 달러나 있고, 최악의 위기는 지나갔다고 말했는데, 며칠사이에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한국 정부는 서로의 통계 방법이 달라서 그렇게 됐다고 말했지만, 외국 투자자들은 그렇게 믿지 않았다. 한국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에 드러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또 믿지 못하는 대목이 한국의 대외 부채 규모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재정경제원은 대외부채가 660억 달러라고 발표했지만, 월가에서는 아무도 그 발표를 믿지 않았다.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금융기관과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빌린 역외채무 500억 달러를 합쳐 1,000억 달러가 넘는 외채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돌았다.

투자자들은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것을 싫어한다. 속이 얼마나 썩었는지도 모르는 과일을 사려들지 않는다. 확실히 썩었으면 퇴비나 사료용으로라도 쓸 요량으로 헐값으로 살 생각을 하지만 안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 것은 피한다.

외국인 투자자, 즉 외국 은행들은 거짓말을 하는 한국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원화 환율은 128일 현재 1,460원으로 떨어졌고, 주가도 IMF 합의 직후 반짝 올랐다가,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기만 했다.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법정 한도인 25% 바로 아래인 24.95%까지 치솟았다.

 

한국 정부가 그 동안 거짓말을 한 것도 문제지만, 한국 외환보유액이 60억 달러밖에 남지 않았다는 IMF 발표도 외국 투자자들의 탈출을 가속화시켰다. 외국 뱅커들도 그렇게까지 한국 상황이 나쁜 줄 모르고 있었다. 이런 금액이면 한국은 며칠 내에 국가 파산, 즉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할 판이다.

 

임 부총리의 인터뷰 발언은 좀 거친 면이 있었다. 약간 협박성이 있었고, 공식 외교채널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는 있었다. 국제 관계에서, 특히 모라토리엄의 위기에서 최고 결정권자는 때로 터프가이가 될 필요가 있다. 너무 고분고분하면 얕보는 것이 강대국의 속성이다. 더구나 한국과 미국은 군사적으로 50년간 혈맹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미국 재무부는 야박하게도 한국을 저버렸다.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들(한국)은 한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리기 위해 개혁을 충실히 진행해야 한다. IMF 프로그램의 전체 구조가 강력한 것이고, 다른 나라(미국과 일본)는 제2선 방어를 수행함으로써 지원할 것이다. 미국과 다른 나라(일본 등)의 직접적인 한국 지원은 나중에 갈 뿐이다.”

 

일본도 미국을 따라갔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최대 채권국이지만, 역사적으로 한국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다. 그렇지만 한국의 경제 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일본은 한번도 앞장서서 한국을 도와주지 않았다. 도쿄의 대장성은 워싱턴을 쳐다보며 따라가는 것이 고작이었다. 일본은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12월초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대장성 차관이 은밀하게 워싱턴을 방문하고 돌아온 후 그런 분위기가 고착됐다고 한다. 아시아 위기가 일본 경제의 부실과 이를 탈피하기 위한 엔 약세에서 비롯됐지만, 일본은 결정적인 단계에서 자국 이기주의에 빠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미국 재무부는 왜 한국의 절실한 호소에 발을 돌렸는가. 그것은 멕시코 사태의 후유증 때문이었다. 미국은 95년 멕시코 위기때 120억 달러의 자금을 멕시코에 지원했다. 그때 미국은 2이 아니라 1에서 지원했다. 멕시코 위기에서 IMF는 들러리였고, 주인공은 미국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였다. 미국 의회는 국민의 세금으로 파산 국가를 지원할 수 없다며 빌 클린턴 행정부를 공격했다. 당시 루빈 장관은 더 이상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외국의 금융위기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2년후 아시아 위기에서는 IMF를 앞세우되 미국은 2으로 물러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한국에 있어서 루빈은 자신의 원칙을 시험하는 첫 번째 무대였다.

그러나 미 재무부 당국자들은 IMF가 한국 구제에 실패하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한국은 무너질 수 없는 방화벽이다. 우리는 한국인들에게 도와줄 것을 다 도와주었으니, 이제는 당신들이 할 몫이다고만 말할 수는 없었다.

 


1) NYT, 97129Koreans pressing US and Japanese for speeder 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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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해외파 2020-04-19 07:25:22
경제 수장이 완전 양아치 근성인데.... 개혁이나 허리 줄 잡아 맬 생각 안하고 파산에 가가워 오니 돈 빌려 달라? 무슨 신뢰나 신용으로.... 동맹이 다 파주나???? 대가리 비어 있나? 미국 세금으로 한국 파산 돕자고//// 씨빠.. 내가 미국인이라도 개소리하네 하고 말하겠다... 자국 중심주의 당연하다. 한국 자국 중심이지. 동남아 국가 파산한다고 한국 국민 세금으로 돈 빌려 주나?????. 병신들 그러니 선진국 못 되지 조선놈즐,,,

영미해외파 2020-04-19 07:32:13
경제 수장이 완전 양아치 근성인데.... 개혁이나 허리 줄 잡아 맬 생각 안하고 파산에 가가워 오니 돈 빌려 달라? 무슨 신뢰나 신용으로.... 동맹이 다 파주나???? 대가리 비어 있나? 미국 세금으로 한국 파산 돕자고//// 씨빠.. 내가 미국인이라도 개소리하네 하고 말하겠다... 자국 중심주의 당연하다. 한국 자국 중심이지. 동남아 국가 파산한다고 한국 국민 세금으로 돈 빌려 주나?????. 병신들 그러니 선진국 못 되지 조선놈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