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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CM 파산
두 번째 창업한 헤지펀드, 2008년 리먼 위기로 접어…세번째 펀드 설립
LTCM 사건 그후…메리웨더, 재기에 실패
2019. 09. 25 by 김현민 기자

 

1998년 헤지펀드였던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Long Term Capital Management) 파산 사건의 주인공인 존 메리웨더(John W. Meriwether)라는 인물은 사건 이후 무엇을 했을까.

1947년생이니, 올해 702로 노인네가 되었다. 그는 더 이상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뉴스메이커로 등장하지 않지만, 가끔 그의 동정이 외신에 나온다.

 

1998년 가을 러시아가 국가파산(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이후 메리웨더가 창업한 LTCM은 부도가 나 뉴욕 금융시장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인 뉴욕 연준(Fed)이 개입해 월가 14개 은행이 36억 달러의 구제기금을 조성해 파국을 막았던 사건이 바로 LTCM 사건이다. 후에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가 쓴 거짓말장이의 포커’(Liar's Poker)의 주인공이다.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 마이런 숄스(Myron Scholes) 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저명 경제학자들을 대거 끌어들여 펀드를 만들었다가 파산해 천재들의 파산이란 조롱을 겪기도 했다.

 

1998LTCM 파산으로 회사를 잃게 된 메리웨더는 이듬해인 1999년 자기 이름의 이니셜을 딴 ‘JWM 파트너스’(JWM Partners)라는 또다른 헤지펀드를 창업했다. 사업장도 LTCM이 있던 커네티컷주 그린위치였다. 초기자본 25,000만 달러로 출발한 그의 두 번째 헤지펀드는 2007년에 30억 달러로 불어났다.

그는 LTCM에서 일하던 파트너들을 대거 새 헤지펀드로 데리고 왔고, 옛날 펀드의 고객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 미국 사람들도 문제였다. 한번 파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또 믿었다.

그의 방식은 예전 LTCM에서 하던 것과 빼닮았다.

첫째는 고정금리채 차익 거래(fixed income arbitrage)라는 LTCM의 기법을 그대로 활용했다.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채권을 사들여 두 개의 유가증권이 현저한 가격차를 보일 때 비싼 것을 팔고 싼 것을 사두면 적당한 시점에 그 차액을 얻는 수법을 말한다. 메리웨더는 파생상품 이론을 동원해 수리과학적 근거로 투자기법을 체계화했다.

둘째, 레버리지(leverage) 기업을 활용했다. 은행에서 저금리의 돈을 빌어 투자하고, 그 투자자금을 담보로 또 돈을 빌리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빚 내서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헤지펀드는 레버리지 비율을 상당히 낮췄다. LTCM에서는 최고 5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켰지만, JWM에서는 15배를 넘지 않았다. 과도한 레버리지로 금융위기가 닥쳐올 때 파산한 경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앞서 LTCM의 높은 레버리지로 실패했다는 주변의 비난을 의식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레버리지는 15배를 넘지 않겠다고 강조해서 투자자금을 얻어냈다.

 

하지만 그는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1998LTCM 파산 때엔 러시아 파산이라는 세계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2008년초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으로 뉴욕 월가를 비롯해 국제금융시장이 휘청거리자 큰 손해를 보았다. 2008년 가을에 더 큰 리먼 브러더스 파산이 오기 전에 그의 두 번째 펀드는 좌초될 위기에 직면했다.

LTCM 파산 10년째 되는 2008, 그에게 두 번째 고난이 다가왔다. 그해 3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그의 한해 수익은 28% 손해를 보았다. 그는 페니매, 프레디맥 등 모기지 관련 채권에 대량 투자했다. 정부가 보증하는 기관의 채권을 믿었던 것이다.

그의 레버리지는 14.9배로 나름 낮다고 생각했지만, 수익률이 떨어지면 담보를 더 넣거나 빌린 돈을 갚아야 했다. 이른바 마진콜(margin call)이 돌아온 것이다. 그는 부채를 갚는데 허덕였다.

월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모기지 채권 실패로 파산 위기에 몰리고, 2008년 가을 리먼브러더스가 부도가 날 형편이 되면서 미국 정부가 개입했다. 금융시장은 바닥을 모르게 하락했다.

이 와중에 메리웨더의 JWM20079~20092월 사이에 무려 44%의 손실을 냈다. 20097월 그는 마침내 그의 두 번째 펀드인 JWM 파트너스의 문을 닫았다.

 

존 메리웨더 /celebrity net worth
존 메리웨더 /celebrity net worth

 

그의 재기는 철저히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세번째 도전을 했다. 그는 2010년 같은 장소인 커네티컷주 그린위치에서 세 번째 헤지펀드인 JM 어드바이저스(JM Advisors)를 열었다.

이제는 투자자들이 그를 더 이상 믿지 않았다. 그도 이제 60대를 넘었다. 뉴욕 금융가에서 60대는 원로그룹으로 고문역 자리라도 얻으면 족하는 처지다. 그런 나이에 두 번이나 실패한 그가 다시 펀드를 열었으니 투자자가 몰려들지 않았다. 고작 모은 자금이 2,885만 달러. 이 정도 자금으로 월가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옛 친구와 부하들을 찾아다니며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그의 중국계 부하가 운영하는 펀드와 손잡고 중국 투자에 손을 댔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는 말을 좋아해 뉴욕경마협회(NYRA) 이사로 남아있으며, 서러브레드(horoughbred)라는 품종의 말을 몇 마리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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