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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세로 별세…한영숙 잇는 우리 춤의 전승자, 1987년 민주화행진에 진혼굿
‘승무’ 이애주 “춤이란 천부경 원리 담은 동작”
2021. 05. 11 by 박차영 기자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 이애주씨가 10알 병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다.

승무는 승복을 입고 추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춤의 하나로, 1969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흔히 무복(舞服) 때문에 중춤이라고도 하지만 불교의식에서 승려가 추는 춤과는 다르다. 승무는 달고 어르고 맺고 푸는 선율의 섬세한 표현과 초월의 경지를 아우르는 춤사위의 오묘함이 조화된 춤으로, 인간의 기쁨과 슬픔을 높은 차원에서 극복하고 승화시킨 춤이라 할 수 있다.

 

이애주 승무 /문화재사랑
이애주 승무 /문화재사랑

 

고 이애주 보유자는 다섯 살때부터 춤을 시작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이애주는 유치원 때부터 춤에 소질을 보여 여기저기 뽑혀 다녔다. 그를 키우기로 마음 먹은 사람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딸을 당시 국립국악원에 있던 김보남에게 맡겼다. 이때 승무는 물론 궁중 정재와 춘앵무, 검무까지 익혔다.

이애주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대한민국 문화공보부 주최 제7회 신인예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타고난 재능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이애주의 춤 인생은 1969년 한영숙 선생의 첫 전수자로 들어가면서 또 한 번 탈바꿈하게 된다. 그해 승무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한영숙 선생이 그를 첫 제자로 뽑아 완판 승무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1974<이애주 춤판>을 시작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를 다니며 한국 전통춤의 가치를 빛냈다. 이애주는 1992년 전수교육조교(현 전승교육사)를 거쳐 1996년에 초대 보유자였던 고() 한영숙 전 보유자를 이어 승무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고 이애주 보유자 /문화재 사랑
고 이애주 보유자 /문화재 사랑

 

고인은 19876월 민주화 대행진 출정식 때 무명옷 차림으로 진혼굿을 펼쳤고, 그해 7월에는 반정부 시위 중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넋을 달래는 한풀이춤을 췄다. 그래서 그를 민주화 춤꾼’ ‘시국 춤의 상징으로 불린다.

고인은 1982년부터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을 쏟아왔으며, 한영숙춤보존회 이사장,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한평생 승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전승과 발전에 헌신했다.

 

이애주 승무 /문화재청
이애주 승무 /문화재청

 

이애주 보유자는 승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월간문화재사랑 2019. 7. 30.)

“‘천부경81자로 된 인류 최초의 경전이에요. 1부터 10까지의 숫자를 통해 하늘과 땅, 인간의 원리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춤이란 것은 천부경에 나오는 천지인 원리를 담고 있는 동작입니다. 자연의 움직임, 삶의 몸짓 그 자체가 춤이죠.”

승무는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이며 무릎을 꿇어 절하는 것이 첫 움직임이다. 이애주 보유자는 춤은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람이 움직이고 생각하고 느끼며 살아가는 것 자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모습부터 최고의 정신적 경지에 이르기까지, 빼고 덜고 할 것 없이 완벽하게 정립되어있는 춤이 바로 승무라고 단정했다.

승무는 깊은 철학을 담은 예술이자 춤이죠. 춤 이름 자체가 불교와 연결되지만 종교를 뛰어넘어 우리민족의 정신이 정리된 철학이며, 영혼의 춤으로 봐야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만 관심을 가져요. 춤을 추거나 볼 때도 그렇고요.”

그는 우리 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춤은 자연에서 나왔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춤입니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의 본성, 그 자체가 승무의 몸짓이죠. 가장 겸손한 춤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바라봄으로써 자신을 더욱 진솔하게 드러내게 됩니다.”

 

< 주요경력 >

- 1968. 신인예술상 수상(문화공보부 장관상)

- 1971. 서울신문 문화대상 수상(서울신문사)

- 1992. 국가무형문화재 승무전승교육사 인정

- 1996. 국가무형문화재 승무보유자 인정

- 2003. 만해대상(예술부문) 수상

- 2013. 옥조근정훈장

- 2017. 박헌봉 국악상 수상

- 2019.~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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