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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악동 소년의 말썽 피우기를 해학적으로 표현…작가의 투기적 성향 표현
‘톰 소여의 모험’에 드러난 일확천금의 심리
2022. 09. 05 by 박차영 기자

 

미국의 문호 윌리엄 포크너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미국 문학의 아버지라고 했다. 그는 풍자문학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그의 작품을 하나쯤 읽었을 것이다. “톰 소여의 모험”(1876)왕자와 거지”(1881), “허클베리 핀의 모험”(1884), “아서 왕 궁정의 코네티컷 양키”(1889)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그중에서도 톰 소여의 모험은 마크 트웨인을 소설가로 이름을 떨치게 한 초기의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8년 후에 출간된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함께 아동소설의 쌍벽을 이룬다.

톰 소여는 악동이다. 고상한 척하는 어른들을 골탕 먹이고, 문명 사회의 허식과 위선을 폭로한다. 그러면서 담배를 피우고 보호자인 폴리 이모에게 말도 하지 않고 며칠씩 집을 떠나버린다. 해적 놀이를 하고 산적이 되려고 작당을 벌인다. 그러면서도 여자친구 베키에게는 보호자로서의 기사도를 발휘하고 살인자에 대해서는 정의감에 사로잡힌다.

 

마크 트웨인 /위키피디아
마크 트웨인 /위키피디아

 

톰 소여의 모험은 작가의 인생경험, 자란 환경,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미주리주의 피터스버그라는 가상의 도시인데, 작가가 태어나서 자란 미주리주 해니벌(Hannibal)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해니벌에는 톰 소여와 허크 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톰 소여의 무대는 미시시피강이다. 톰은 대자연의 강과 숲을 뛰어 다니며 허크와 해적놀이를 하고, 살인사건의 범인을 체포하기도 하며, 동굴의 보물찾기에 나선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 책은 자신과 주변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에 쓰인 대부분의 모험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한두 가지는 내가 직접 겪었던 것이고 나머지는 내 학교 동창들이 겪은 것이다. 허클베리 핀과 톰 소여는 모두 살아있는 사람을 바탕으로 구상했다. 톰의 경우에는 내가 알고 있는 세 명의 소년들을 바탕으로 인물의 성격을 구성했다. 그러니까 결국 여러 인물들을 조합하여 넣은 허구의 인물이다.”

스토리의 모델이 된 세 명은 본명이 새무얼 랭혼 클레멘스(Samuel Langhorne Clemens)인 마크 트웨인 자신과 친구 존 브리그스와 빌 보언이다. 허클베리는 작가의 어린시절 친구 톰 블랭큰십에서 영감을 얻은 상상의 인물이라고 한다.

 

미국 미주리주 해니벌이 세워진 톰 소여와 허크 핀의 동상 /위키피디아
미국 미주리주 해니벌이 세워진 톰 소여와 허크 핀의 동상 /위키피디아

 

소설은 35개의 다른 스토리로 이뤄져 있으면서도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장난꾸러기 악동이 폴리 이모의 야단을 맞고 사는 점, 또래의 소녀 베키에게 애정을 느끼고 질투를 하는 대목, 주일학교에서 성경을 다 외웠다고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나는 일 등은 어린이들에겐 선망을 불러일으키고, 어른들이 읽어도 어렸을 적의 동심을 소환한다.

하지만 천진난만해야 할 톰이 친구들에게 재물을 갈취하고 일확천금을 추구하는 모습이 주된 흐름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자본제일주의를 추구하는 미국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며, 마크 트웨인의 투기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수 있다.

소설의 유명한 두 장면이 동심을 흐려놓았다는 지적이다.

처음 나오는 페인트칠 장면은 우수꽝스럽기도 하지만, 친구들에게 일종의 갈취를 하는 장면이다. 하루는 톰이 폴리 이모로부터 담벼락에 페인트칠을 하게 되는 벌을 받았는데 페인트칠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에게 페인트칠은 재밌는 거라고 속여 한 번만 칠하게 해 달라는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먹을 것, 장난감 등을 상납받는다. 굳이 돈은 아니지만, 공깃돌 열두개, 구금이란 악기, 푸른색 유리병 조각, 장난감 대포, 열쇠, 분필, 유리병 마개, 장난감 병정, 폭죽, 고양이 새끼, 개목걸이 등의 수입을 챙겼다. 톰은 친구들에게 댓가를 받고 일을 맡기고 자신은 신나게 놀았다는 얘기다.

이런 한탕주의 사기꾼의 모습이 마크 트웨인의 인생을 힘들게 했다. 작가는 작품에 대박이 터지면서 많은 돈을 벌어들였지만, 그 돈을 투기에 쏟아부었다.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와 친하게 지내며 당시로는 첨단 기계과 출판업에 투자를 하다가 실패했다. 그는 1880~1894년에 30만 달러의 거액을 말아 먹었는데, 2022년 가치로 따지만 9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마크 트웨인은 글을 빨리 쓰기로 유명하다. 그는 투기에서 터진 후에 책을 써서 번 돈으로 손실을 메웠는데 그의 작품이 가끔 뜬금 없이 전개되는 것도 자신의 생활과 관계가 있지 않은가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톰 소여의 모험에서 살인자가 죽음으로 끝을 맺는 것은 어쩌면 사필귀정의 논리일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보물찾기가 등장한다. 여자친구 베키와 손잡고 동굴속을 헤메며 보물을 찾는 장면은 어린 마음을 들뜨게 할 수는 있다. 결국 못된 짓은 다하고도 톰과 허크는 횡재를 통해 부자가 된다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로또 복권을 터트린 소년의 앞으로 인생이 행복할까. 아마 돈에 쪼들려 대박을 원하는 마크 트웨인의 심정을 그렸을 것이다.

 

톰소여의 모험 초판 앞장에 그려진 톰 소여의 그림 /위키피디아
톰소여의 모험 초판 앞장에 그려진 톰 소여의 그림 /위키피디아

 

마크 트웨인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인종차별, 여성차별을 반대하는 지성인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했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은 톰 소여의 모험에서 흑인을 검둥이”(nigger)라고 비하하거나, '게으르고 무지하지만 천진난만한 흑인'이라고 표현했다. 또 인디언 출신의 인전 조(Injun Joe)를 살인자로 만들고, “무책임하고 도덕률에 무관심한 인디언이라고 했다. 책을 많이 팔기 위해 독자의 다수인 백인을 의식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입으로 나온 말과 실제 행동 사이에 괴리가 있었던 것이다.

 

마크 트웨인은 말년에 천문학에 관심을 가졌다. 1909년 트웨인은 자신의 죽음을 예언했다. “나는 1835년 핼리 혜성과 함께 태어났다. 나는 혜성과 함께 떠나고 싶다. 그렇지 못하다면 내 인생 최대의 실망을 느낄 것 같다.”

마크 트웨인이 태어난 날은 18351130일로, 핼리 혜성(Halley's Comet)이 지구에 근접한 날로부터 2주후였다. 그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날은 1910421일로 핼리 혜성이 지구에 근접한 다음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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