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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이야기
103개 암초와 사주로 연결…철교와 운하 건설 논의 있으나 지지부진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에 ‘아담의 다리’
2023. 03. 03 by 박차영 기자

 

아주 오래된 옛적이 인도와 스리랑카는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 10만년 전쯤에 뭍이 가라앉으면서 스리랑카는 섬이 되었고, 섬을 연결하던 긴 육지도 바닷물에 잠겨버렸다. 대륙과 섬을 연결하던 뭍의 줄기는 파도에 깎여 바위만 남았고, 바위 주변엔 산호가 서식해 산호초가 되었다. 해류가 흐르면서 얕은 곳에 모래가 쌓여 긴 사주(砂洲)가 형성되었다.

1994년 미국이 쏘아올린 우주왕복선 인데버호는 인도 남단과 스리랑카 사이에 돌다리처럼 늘어선 지형을 위성사진으로 찍었다. NASA의 연구자들은 마치 새로운 것을 발견한양 호들갑을 떨며 구약성서에 나오튼 태초의 인간 이름을 붙여 아담의 다리’(Adam's Bridge)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인도인에겐 오랜 전설로 알려진 둑방길이었다.

 

아담의 다리(인공위성 사진) /위키피디아
아담의 다리(인공위성 사진) /위키피디아

 

인도인들은 이 자연의 둑방길을 라마의 다리’(Rama's Bridge)라고 부른다. 이에 관해 힌두교 전설이 내려온다.

힌두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에 비슈누신이 라마로 환생해 악마 라바나를 쳐부수는 대목이 나온다. 라바나는 라마의 부인 시타를 납치해 랑카(스리랑카)에 감금한다. 라마는 라바나를 무찌르고 부인을 구하기 위해 원숭이들을 부려 랑카까지 다리를 건설하고 부인을 구출했다고 한다.

 

원숭이들이 다리를 놓는 힌두 신화(그림) /위키피디아
원숭이들이 다리를 놓는 힌두 신화(그림) /위키피디아

 

아담의 다리는 인도의 팜방섬과 스리랑카의 마나르섬 사이 48km 구간이다. 지질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아담의 다리는 103개의 암초와 사주로 연결되어 있고, 섬과 섬 사이에는 바다에는 사주로 연결되어 있다. 썰물 때에는 모래톱 부분이 바다의 표면 위에 떠오르지만, 밀물 때에는 바닷물에 잠긴다. 연안에는 산호초가 발달했고, 남쪽의 마나르만은 천연 진주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 사주는 교통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인도와 스리랑카가 양쪽 끝 섬까지 다리를 놓아 철도로 연결했지만, 그 사이에는 페리선이 움직이며 사람과 화물을 실어나른다. 또 모래톱이 잠길 때 작은 보트만이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의 포크해협(Palk Strait)을 건널수 있다. 인도의 큰 배가 이 해협을 건너지 못하고, 스리랑카 섬을 돌아가야 한다. 스리랑카 섬을 돌 때 400km를 더 항해해야 하고, 시간도 무려 30시간이나 더 소요된다.

 

아담의 다리 지도 /위키피디아
아담의 다리 지도 /위키피디아

 

영국 지배시절부터 아담의 다리에 철로를 놓는 방안과 운하를 뚫는 방안이 논의되었다. 지리학자들은 모래를 준설해 큰 배가 지나도록 할 것을 제의했지만, 영국의 식민당국은 이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도와 스리랑카가 독립한 후에 라마의 다리에 철교를 놓는 방안, 모래를 준설을 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 1955년 인도 남단의 타밀나두 주정부가 철도건설 방안을 검토하면서 비용을 뽑아보았더니 천문학적인 숫자가 나왔다. 주정부는 연방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는데 인디라 간디 총리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다리를 놓을 재정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983년에도 연육교 건설 프로젝트가 양국 사이에 다시 논의되었지만, 보류되었다.

 

아담의 다리(항공촬영) /위키피디아
아담의 다리(항공촬영) /위키피디아

 

운하 건설은 스리랑카 사람들보다 인도인들에게 더 절실한 문제다. 인도 정부는 200544.9해리(83.2km) 구간의 운하를 뚫는 세투 은하프로젝트(Sethusamudram Shipping Canal Project)를 허가했다. 비용은 31억 달러로 추산되었다.

하지만 종교인과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딛쳤다. 종교인, 특히 힌두교는 비슈누신의 화신인 라마가 만든 다리의 중간을 자를수 없다고 반발했다. 인도의 주류종교가 반발하자 힌두정당들이 일제히 반대했고, 프로젝트는 중단되었다.

환경론자들도 이 해협이 사이클론이 지나는 자리여서 운하를 뚫으면 해수 흐름을 저해한다고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쓰나미가 자주 닥치는 지역이므로 자칫 자연재해를 더 악화시킬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어쨌든 아담의 다리위를 지나는 철교나 이를 가로지르는 운하의 건설 계획은 현재 보류 상태에 있다. 하지만 양국 사이의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이 긴 모래톱에 운하와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

 


<참고자료>

Wikipedia, Adam's Bridge

Wikipedia, Sethusamudram Shipping Canal Project

OneIndia, Political battle rages over the Sethu Samudram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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