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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이야기

팬 아메리칸 하이웨이가 중단된 곳…최근엔 밀입국자들의 통로로 활용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밀림, 다리엔 갭

2023. 11. 27 by 박차영 기자

북미 대륙과 남미 대륙 사이에 팬 아메리칸 하이웨이(Pan-American Highway)가 1939년에 착공되어 3만km가 연결되어 있다. 단 한군데 연결되지 않은 곳이 있는데,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잘록한 부분 106km에 도로가 끊겨 있다. 파나마와 콜롬비아의 국경지대인 이 지역은 ‘다리엔 갭’(Darien Gap)이라 불린다.

다리엔 갭에 길을 만들어 남북아메리카 종단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방안은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 1971년 미국 정부가 자금을 모아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이 들고 있어나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그 후에도 도로 개설이 추진되었으나 환경론자들이 막아섰고, 최근엔 그 지역에 사는 8,000여명의 원주민들이 주거지와 문화를 잃게 된다는 이유로 반대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다리엔 갭은 파나마의 다리엔 주와 콜롬비아의 초코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북미대륙의 최남단이며, 남미대륙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양쪽은 대서양과 태평양이며, 길이 160km, 폭 50km의 좁은 지협(Isthmus)을 구성한다. 현재까지 도로 개설에 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때 페리가 운항된 적이 있으나 중단되었다. 유일한 관통방법은 도보다.

탐험가들이 목숨을 걸고 이 길을 탐험한다. 최초의 도보여행자는 1961년 멕시코 등산반이었다.

최근에는 불법이민자들의 이동로로 각광을 받고 있다. 2021년엔 13만명의 밀입국자가 이 통로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 곳을 지나 중남미 대륙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간다. 2023년 이들중 60%가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베네주엘라인들었다.

최근엔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중국인들도 이 길을 이용한다고 한다. 올들어 9월까지 다리엔 갭을 이용한 중국인이 1만,5000명에 이른다는 보도(조선일보)가 있다.

이 지역에서 콜롬비아 좌파게릴라들의 무대다. 콜롬비아 마약거래자들도 이 길을 이용한다. 밤낮으로 야생동물들이 출몰한다.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다리엔 갭의 파나마 지역은 다리엔 국립공원으로, 콜롬비아 지역은 로스 카티오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