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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국열전
로마의 기독교 박해 피해 공동체로 출발…숱한 외적 침입 격퇴하고 독립 유지
소국탐방①…산마리노, 세계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
2019. 04. 10 by 아틀라스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화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 선거로 공산당이 정권을 잡은 최초의 나라.

이 많은 수식어가 붙은 나라가 이탈리아 반도 중북부의 산마리노다. 공식적인 국가명칭은 가장 고귀한 산마리노 공화국”(Most Serene Republic of San Marino)이다.

 

산마리노의 위치 /위키피디아
산마리노의 위치 /위키피디아

 

면적은 61.2로 서울 강남구와 동해바다의 섬 울릉도만하다. 인구는 2018년 기준 33,344.

이 작은 나라는 유럽의 4개 공국과 달리 공화정을 채택하고 있다. 산마리노 헌법은 두명의 집정관과 원로원을 구성하는 로마 공화정의 정치체제를 이어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1600년에 만들어진 첫 헌법은 라틴어로 되어 있다.

이탈리아에 갇혀 있는 산악국가이지만 별도의 외교권을 가지고 있으며, 소규모 군대도 보유하고 있다. 그 군대는 전투용이 아니라, 의례용, 치안용으로 활용된다.

 

석공 출신으로 서기 301년 산마리노 공화국을 건설한 성 마리누스 /위키피디아
석공 출신으로 서기 301년 산마리노 공화국을 건설한 성 마리누스 /위키피디아

 

산마리노의 기원은 서기 301년에 석공(石工)이었던 성 마리누스(Saint Marinus)가 로마제국의 기독교 박해를 피해 아펜니노 산맥으로 도망쳐 온 것에서 시작한다.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지방 출신인 마리누스는 기독교도들을 사자 밥으로 만들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무시무시한 박해를 피해 이곳에서 기독교 신앙 공동체를 만들었다.

성 마리누스는 그곳에서 교회를 짓고 로마의 통치를 받지 않는 독립국을 세웠다. 그리고 로마 공화정을 모방했다. 산마리노는 그가 도시 국가를 위대한 공화국’(Titanic Republic)이라 부르며, 공화국을 세운 93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경축하고 있다.

이후 교황령에 속했으나, 1503년 이탈리아 전제군주 체사레 보르자에 점령되기도 했다.

1631년에 교황우르바노 8세로부터 독립 국가로 공식 인준을 받아, 국명을 성인의 이름을 따 산마리노라고 했다. 나폴레옹이 세력을 떨쳤을 때 한때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독립을 유지했고, 1815년 빈 회의에서 독립 국가로 승인을 받았다.

이탈리아 통일 전쟁에서는 통일의 주역 주세페 가리발디(Giuseppe Garibaldi)가 도망쳐 오자, 산마리노가 숨겨주었다. 이때 이탈리아를 지배하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제후국이 가리발디를 숨겨준 산마리노를 공격했지만, 산마리노는 격퇴했다. 이탈리아 통일 후 산마리노가 독립을 인정받게 된 데에는 이때 가리발디를 도운 공적 때문이라고 한다.

1862년에는 이탈리아와 관세동맹, 1897년에 우호조약을 각각 맺었다.

1차 세계 대전 때인 1915년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선전포고를 했지만, 산마리노는 중립을 지켰다.

1923년 이탈리아에 파시스트 정권이 들어서자 산마리노에도 파시스트당 출신 집정관을 냈고, 1926년부터 1943년까지 산마리노 파시스트당이 유일 합법정당이 되어 다른 정당의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때 산마리노는 중립을 지켰다. 1943년 베니토 무솔리니가 실각하자 잠시 민주정부가 들어섰으나, 독일군이 침공하자 산마리노 파시스트당이 19441월 정권을 잡아 연합군 점령 때까지 계속되었다.

1945년 산마리노 공산당이 선거를 통해 잡권에 성공해 1957년까지 권력을 잡았다.

1992년에 유엔에 가입했다. 이 나라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의회(Council of Europe)에 가입했고, 유로존 국가가 아니지만 유로를 통화 단위로 쓰고 있다.

 

과이타 요새 /위키피디아
과이타 요새 /위키피디아

 

아드리아해에서 10km 떨어진 내륙국으로, 고도가 높아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듯하고 비가 많이 온다. 티타노산(Monte Titano)에는 제1요새 과이타, 2요새 체스타, 3요새 몬탈레가 세워져 있는데, 국기에 새겨져 있다.

연간 4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는 금지되어 있다. 도시를 관광하려면 걸어서 다녀야 한다. 주요관광지로는 14세기에 지은 성 프란체스코교회, 미술관, 국립박물관, 바실리카 성당 등을 비롯해 중세 유적이 많이 있다.

독자적으로 우표를 발행하는데, 우표도 이 나라의 주요 수입원이다.

우표 때문에 바티칸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산마리노 정부가 이탈리아 조각가 파치니의 작품을 인쇄한 우표를 발행하려하자, 교황청이 저작권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산마리노 정부는 우표 발행을 포기하고, 대신에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상징물'을 넣은 우표 발행에 동의하여 교황청과 합의를 성사시켰다.

 

산마리노 국기 /위키피디아
산마리노 국기 /위키피디아

 

전체 인구의 약 95가 이탈리아계이며,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며, 가톨릭교를 신봉한다.

·귀리 등 농산물을 경작하는 외에 관광이 큰 수입원이다. 국민소득은 2016년 현재 국내총생산은 16억 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44,947 달러다.

의원내각제이며, 임기 5년의 단원제(60). 집정관(Regent) 2명이 6개월마다 교대해 국가수반을 수행하고 있다. 내각은 총리가 이끌고 있다. 유네스코·국제노동기구(ILO)·만국우편연합(IPU) 등과 같은 국제기구에도 가입했다.

우리나라는 2000925일 정식 수교했으며, 이탈리아 주재 대사가 겸임하고 있다. 북한은 20045월 외교관계를 수립해 주 이탈리아 대사가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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