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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가 칸, 2대 후마윤 구하고, 3대 악바르 양육…아들대까지 재상 역임
무굴 황제 구한 병졸, 재상이 되다
2023. 01. 12 by 김현민 기자

 

인도의 무굴제국이 2대 황제 후마윤 재위시절에 나라를 빼앗긴 적이 있다. 그 어려울 때에 황제를 구사일생으로 살려내고, 그의 아들 악바르를 길러준 사람이 있다. 아타가 칸(Ataga Khan)이라는 인물이다.

아타가 칸의 본명은 샴수딘 무하마드(Shams-ud-din Muhammad). 아버지는 평범한 농부였고, 샴수딘은 무굴제국 건국자 바부르의 둘째 왕자 캄란이 지휘하는 부대의 병졸이 되었다.

 

아타가 칸의 무덤 /위키피디아
아타가 칸의 무덤 /위키피디아

 

2대 후마윤 황제 때인 15396월 셰르 샤가 이끄는 수르의 군대가 쳐들어와 갠지스 강변의 차우샤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이 전투에서 후마윤이 이끄는 무굴군이 대패했다.

무굴의 군사 8,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부는 갠지스강에 빠져 죽었고, 또다른 군사는 싸우다가 전사했다. 후바윤의 왕비 베가 베검은 포로가 되었고, 다른 왕비 두명은 강물에 빠져 죽었다. 8살 난 어린 공주도 죽었다.

황제도 위험에 처했다. 셰르 샤가 야간에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후마윤은 말을 타도 급히 피하다가 말에서 떨어져 갠지스 강에 빠졌다. 황제는 급물살에 떠내려갔다. 그때 구원자가 나타났으니, 샴수딘 무하마드였다.

샴수딘은 물을 배달하는 병졸이었다. 동물의 가죽을 주머니로 만들어 물통으로 쓰고 있었다. 샴수딘은 물통에 바람을 불어 넣어 튜브를 만들었다. 그 튜브를 떠내려가는 황제에게 던졌다. 후마윤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후마윤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병졸에게 감동했다. 이복동생 캄란은 자신을 배신했는데, 일개 병졸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것이다. 황제는 내 목숨을 구해 주었으니, 바라는 것을 말하라. 뭐든 다 들어주겠다.”고 했다. 샴수딘은 저는 폐하가 살아난 것으로 족합니다고 했다.

 

후마윤은 샴수딘을 블러 궁궐에 두었다. 이어 세르 샤의 침공으로 후마윤은 수도 아그라를 내주었고, 무굴제국은 붕괴했다. 후마윤은 펀잡의 라호르로 도망쳤고, 이어 신드에서 하미다 비누라는 소녀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들이 3대 황제 악바르다.

후마윤은 신드에서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페르시아로 망명했다. 페르시아로 떠나면서 후마윤은 악바르를 샴수딘의 아내 지지(Jiji)에게 맡겼다. 샴수딘 부부는 황제의 아들 악바르와 자신의 아들 아지즈 코카(Aziz Koka)를 함께 양육했다. 악바르와 아지즈는 부모는 다르지만 젖먹이 형제로 성장했다.

나라를 잃은지 15년 후인 1555, 후마윤은 다시 무굴제국을 되찾았다. 황제는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아들을 키워준 샴수딘을 양아버지라는 의미로 아타가 칸(Ataga Khan)이란 칭호를 내려 재상으로 삼았고, 아내를 양어머니 칭호인 앙가(Anga)를 하사했다.

악바르에겐 또다른 보모가 있었는데 마함 앙가(Maham Anga)였다. 마함 앙가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에게도 아담 칸(Adham Khan)이란 지위를 내렸다.

 

다시 황제에 오른지 6개월만에 후마윤은 도서관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사망하고, 아들 악바르13세의 나이에 황제가 되었다. 악바르는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채 보모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다. 그러던 왕자가 황제가 되었으니, 보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바이람 칸, 아타가 칸, 아담 칸 등 왕자 시절부터 주변에서 감쌌던 대신들이 어린 황제를 보필했다.

 

악바르 황제가 아담 칸을 베란다에 떨어뜨려 죽이는 그림 /위키피디아
악바르 황제가 아담 칸을 베란다에 떨어뜨려 죽이는 그림 /위키피디아

 

악바르가 18살 성년이 되면서 섭정이던 바이람 칸을 제거했다. 바이람은 불만을 품고 군대를 일으켰다. 반란군이 수도로 입성할 때 막아선 사람이 아타가 칸이다. 아타가는 후마윤에서 악바르에 이어 2대에 걸쳐 황제를 구했다.

악바르는 아타가 칸을 총애했다. 그걸 질투한 인물이 아담 칸이다. 아담 칸은 아타가 칸을 죽여버렸다. 악바르는 분노해 아담 칸을 베란다에서 집어 던져 죽여버렸다. 유모 마함 앙가는 아들을 따라 자결을 선택했다.

 

아지즈 코카 /위키피디아
아지즈 코카 /위키피디아

 

악바르는 아타가 칸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그의 아들 아지즈 코카를 중용했다. 아지즈 코카도 악바르 황제 시절에 구자라트 총독에 이어 재상에 이르렀다.

아지즈도 악바르 황제의 총애를 과신하는 바람에 거만해졌다. 황제의 명을 회피하고 황제 앞에 허리를 굽히는 것을 거부하는 바람에 소환령을 받았으나, 순례길에 나선다며 메카로 가버렸다.

악바르가 죽고 자한기르가 황제가 되었을 때 아지즈는 일시적으로 옛 지위가 회복되었다. 하지만 그의 후손들은 왕실의 자비를 받지 못하고, 무시되었다.

 


<참고한 자료>

Wikipedia, Ataga Khan

Wikipedia, Mirza Aziz Koka 

무굴황제, 이옥순, 2018, 틀을깨는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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