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트럼프 탄핵하다…민주당, 역풍 가능성
미 하원, 트럼프 탄핵하다…민주당, 역풍 가능성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9.12.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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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단일대오, 민주당 일부 이탈…공화당 지배하는 상원 2/3 넘기 힘들듯

 

미국 하원이 현지시간 1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트럼프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두가지로 나눠진다. 첫째는 권력 남용이고, 둘째는 의회 방해다.

첫 번째 안건은 찬성 230, 반대 197, 두 번째 안건은 찬성 229, 반대 198표가 나왔다. 하원의 의석수 민주당 233, 공화당 197석이 대체로 반영되었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의원 1, 공화당 의원 2명이 불참했다. 공화당은 전원 반대했고, 민주당 의원은 첫 번째 안건에서 2명 반대, 1명 기권했고, 두 번째 안건에서 3명 반대, 1명이 기권했다.

이로써 두 안건 모두 과반(216)을 넘어서 가결되었다.

이번 표결에서 공화당은 트럼프에 대한 선호도 여부와 상관 없이 한치의 표이탈 없이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소수이긴 하지만 3~4표가 이탈했다. 상원에서도 공화당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ABC 방송 캡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ABC 방송 캡쳐

 

탄핵 사유는 트럼프가 지난 723일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할 때 4억 달러 규모의 군사원조를 대가로 정적인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를 조사해달라고 종용했다는 내용이다. 의회 방해는 트럼프가 하원의 탄핵 조사 이후 행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조사에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한 행위의 적절성을 물은 사안이다.

 

탄핵안은 상원을 거쳐야 한다. 상원에선 하원과 달리 3분의2의 찬성을 얻어야 탄핵안이 가결된다.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지만, 상원은 공화 53, 민주 45, 무소속 2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모두 찬성한다고 해도, 공화당 의원 중 20석 이상이 이탈해야 가능하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입장을 같이 한다며 부결을 공언한 바 있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 의결은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번의 표결은 모두 상원에서 부결되었다.

 

트럼프는 하원 탄핵 결의 직후에 미시간주 배틀크릭에서 가진 유세에서 "의회의 급진 좌파가 질투와 증오, 분노에 사로잡혀 있다""이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수천만명의 애국적인 미국인들의 투표를 무효로 하고 있다""이 무법적이고 당파적인 탄핵은 민주당의 정치적 자살 행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하원의 탄핵안 가결이 미국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돌출 행동과 직설적 발언이 미국 지식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주류인 백인들이 결집해 민주당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전 부통령 조 바이든이 연루된 사건인 점에서 민주당도 자유롭지는 않다. 의회의 탄핵 조사 과정에서 바이든의 차남 헌터가 우크라이나의 부패한 기업에 이사로 재직하면서 수백만 달러의 보수를 받은게 부각되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이 늘 반대여론보다 높았지만, 최근들어 탄핵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보다 앞서는 결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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