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은 ‘노딜’…시동거는 남북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은 ‘노딜’…시동거는 남북정상회담
  • 아틀라스
  • 승인 2019.04.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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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 “북한 핵폐기 외에 길 없다”…한겨레·경향 “남북정상회담에 기대”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보수와 진보 언론의 시각차가 극명하다.

이번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스몰딜을 제안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을 애기했다. 간단히 말하면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단계마다 조금씩 경제제재를 풀지는 얘기이고, 트럼프는 완전히 핵폐기를 할 때까지 경제제재 해제는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우리측 요구를 미국은 거부했다. 단독회담도 하기 전에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밝혀버렸다.

조선·중앙 등은 12일자 사설에서 이번 회담을 합의없는 '노딜'(no deal)이라고 평가했다. 문 정부의 주장을 트럼프 정부가 거절했다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에 비해 한겨레·경향 등은 남북 정상회담의 길이 열렸으니, 문재인 정부가 중재자로서 역할을 다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료: 청와대
자료: 청와대

 

조선일보 사설 이 한·미 정상회담은 대체 뭔가

두 정상이 속 깊은 대화를 한 것도 전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들을 일대일 단독 회담이 열리기 전에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다 밝혀 버렸다. 그 이후 열린 회담은 채 5분도 가지 않았다. 이견을 좁힐 수도 없었거니와 그럴 시간조차 없었다. 이러니 햇볕정권의 통일부 장관 출신조차 "이번 회담은 노 딜(합의 없음)"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번 회담으로 영변시설 해체와 대북 제재 완화를 맞바꿔 미·북 협상을 재개한다는 정부의 구상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런데도 새 통일부장관이 직원들에게 주문한 대로 남북 경협을 추진했다간 우리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이제 비핵화 쇼는 끝났고, 진짜 핵 폐기 외엔 길이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설득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

 

중앙일보 사설 아쉬운 한·미 회담성급한 남북 만남 피해야

미국이 이번 만남을 어떻게 여기는지는 회담 후의 백악관 보도자료를 보면 안다. 거기엔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해야 한다고 양 정상이 분명히 했다고 돼 있다. 또 양국 간 무역 문제가 주로 논의된 것처럼 나와 있다. 북핵 문제가 회담의 중심이 됐던 것처럼 묘사된 청와대 측 자료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지나친 낙관론을 펴는 것도 금물이다. 정부는 북측이 듣기 싫어할지라도 사전 접촉에서부터 정확한 미국 측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재확인됐듯, 북한이 완전히 핵무기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지 않은데도 달콤한 말로 김정은을 트럼프와 마주 앉게 해 봐야 전해 들은 것과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 그 만남은 또다시 결렬될 수밖에 없다. 잠잠했던 한반도가 군사적 충돌을 걱정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회귀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겨레 사설 남북 정상 빨리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 해야

이번 정상회담 성과로 먼저 꼽을 만한 것은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한-미 양국 정상의 의지를 확인한 점이다. 특히 두 정상이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뜻을 모은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남북정상회담 추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이나 다른 접촉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파악해 빨리 알려달라고 요청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어서,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위상이 그만큼 탄탄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이른 시일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북-미 협상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비공개 합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공개된 것만 봐서는 북한을 설득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어느 정도 확인된 이상, 지금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만나 솔직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긴요하다.”

 

경향 사설 비핵화 정상 대화의지 거듭 확인한 한·미 정상회담

미국의 태도를 확인한 이상 이제는 북한을 만나 대화의 불씨를 살려갈 차례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귀국하는 대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을 즈음해 판문점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도 타당해 보인다.”

북한은 지난 1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향한 도발 없이 경제발전 노선을 견지하는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 11일 최고인민회의로 내부 정비를 마무리한 만큼 대화재개의 시동을 걸 여건은 마련됐다. 우선 남북대화에 응해 미국의 입장을 명확히 파악한 뒤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준의 비핵화 전략을 가다듬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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