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패닉에 빠진 시민들 “나라가 니꺼냐”
부동산 패닉에 빠진 시민들 “나라가 니꺼냐”
  • 이인호 기자
  • 승인 2020.07.26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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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째 예보 앞에서 시위…정부의 총체적 부동산 정책 실패 비판

 

2주째 토요일에 서울 을지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어떤 특정 조직이 움직인 것도 아니다. 부동산 카페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연락을 해 모임을 가졌다.

이 시위가 범상치 않은 것은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놓고 벌어진 첫 시위가 아닐까 하는 점이다. 재개발이나 지구지정, 도로 개발 등으로 이해관계를 갖는 사람들이 관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경우는 그동안 흔했다. 하지만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여론을 형성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공식 항의하는 집회는 보기 드믄 현상이다.

 

25일 오후 예금보험공사 앞에 모인 사람은 주최측 추산으로 5천명쯤 된다고 한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 ‘7·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모임등 카페 회원들이 주최했고, 참가자들은 청계천 남측 170도로·인도를 가득 메웠다고 한다.

이들이 내세운 주장과 구호를 보면 그동안 좌파적 경제실험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느 여성은 자유시장경제에서 본인이 피땀 흘려 집 사고 월세 받는 것이 왜 불법이고 적폐인가. 투기는 너희가 했지, 우리가 했나.”라고 했다. 어떤 이는 나라에서 내라는 취득세·재산세·종부세를 다 냈고, 한 번도 탈세한 적 없이 열심히 살았다. 2018년에는 임대사업 등록을 하면 애국자라고 하더니 이제는 투기꾼이라고 한다.”고 했다.

 

YTN 캡쳐
YTN 캡쳐

 

이 집회의 목소리는 최근 많은 사람들이 주택문제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상당한 호소력을 갖는다. 사람들이 만나면 부동산 얘기다. “어디가 규제지역이고, 어디가 아직 규제가 없다더라”, “어느 아파트가 1주일 사이에 얼마나 올랐다더라”, “이젠 서울에서 집을 사지 못할 것같다는 등등……. 주변에서 쉽게 듣는 얘기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며칠 전에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10% 남짓 올랐다고 답변했다가 야당의원들의 핀잔을 받았다. 장관은 관료들에 갇혀 국민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모양이다. 경실련이 발표한 수치가 더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간다.

패닉 바잉이라는 예기도 나오고, 영끌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도 나온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구분은 주택을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로 구분되는 세상이다. 그 구분은 젊은이와 나이든 이로 구분되어 연령대의 이해관계로 치달을 조짐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했다. 그분은 대학시절부터 서울에서 살아놓고 이제 고향으로 수도를 옮기자고 한다. 서울이 왜 천박한가. 조선시대 이래 600년간 수도였고, 서울 탈환을 위해 수많은 국군들이 피를 흘렸고, 북한의 장거리포 사정권에서도 서울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다. 여당 대표 눈에는 부동산만 보이는 모양이다. 부동산 값이 치솟으면 천박한가.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론을 펼치니, 세종시 집값이 뛴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렇다면 세종시도 천박해 지는 것인가.

 

집회 참가자들이 내세운 구호 가운데 나라가 니꺼냐”, “사유재산 보장하라라는 대목이 눈에 띤다. 어떤 참석자는 "서민들이 집을 사는 자금은 불로소득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일군 것"이라며 "1시간 일한 사람과 10시간 일한 사람을 똑같이 취급하려는 사고방식이 지금과 같은 부동산 시장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집을 가진 사람을 죄인으로 보는 정부의 시각에 문제가 있다. 주식투자자들은 선의의 투자라며 양도세 부과계획을 철회하면서 부동산 투자자는 투기꾼으로 규정한다.

유주택자는 부동산 투기로 집을 갖게 된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봉급을 아껴 저척하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갚았거나 아직도 갚고 잇다.

그 사람들에게 불로소득을 제공한 것은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김현미 장관이 국회에서 답변했듯이 과잉유동성이 부동산 상승의 주범이다. 과잉유동성은 어디서 왔나. 정부가 푼 돈들이 모여 부동산으로 흐른 것이다.

이 정부는 예산이 아까운줄 모르고 돈을 풀었다. 올해 본예산만 지난해보다 5% 정도 증가한데 이어 세차례나 추경을 했다. 코로나로 어렵다고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줬다. 어느 연예인은 이를 비판했다가 몰매를 맞았는데, 그의 지적이 맞았다. 결국 국민들에게 준 것의 몇배나 되는 세금을 걷어갈 것이란 지적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2분기 성장률은 -3.%%22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집값은 오른다. 경제는 가라앉았는데 부동산 값은 미친 듯이 오른다. 국민들은 패닉에 빠져 있다. 문재인 정부를 위해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이 이제 온오프라인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나라가 니꺼냐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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